한창 행사가 진행 중이던 오후 1시 40분경, 서울시 내에서 운전중인 80여명의 장애인콜택시 기사들에게 콜센터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동권연대 참석시 경고장 발부"
갑자기 영문 모를 경고문자를 받은 운전자들은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이하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전자들을 어떻게 생각하기에 이런 문자 메시지를 보내나!" 하는 분노를 나타냈다.
한 운전자는 "이런 문자 메시지를 받고 보니 장애인이동권연대와 관련이 있는 사람을 태우는 것이 불안하다. 혹시 이것이 알려져서 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확인 결과, 이 같은 경고 문자 메시지는 공단의 지시로 콜센터에서 전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자 발송을 지시한 시설관리공단 조아무개 팀장은 "콜택시는 모든 장애인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혹시 운전자들이 이 집회에 참가함으로써 다른 장애인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판단 하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조 팀장은 '문자를 발송한 시간에 기사들의 운행거부가 구체적으로 있었는가?' 라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거부를 한 것에 대한 보고는 없었고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문자를 발송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의 담당자는 "아직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답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정열 소장은 "장애인콜택시가 부족해 콜에 제대로 응대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콜을 거부한 구체적인 정황도 없이 이렇듯 경고 문자를 보낸 것은 문제가 있다"며 "설령 집회로 인해 승차를 거부하는 일이 발생했더라도 콜센터에서 장애인들에게 사정을 설명하면 이해를 못할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설관리공단이 과잉대응으로 운전자들과 장애인이동권연대의 오해를 살 행위를 한 것은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벌어진 불미스런 일에 대해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어떠한 근거로 이런 문자를 보냈는지 한심할 뿐이다"라며 "반드시 책임자 문책이 따라야 하고 문책이 따르지 않을 경우 계속 투쟁 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애인콜택시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이 경고문자에 대해 31일 시설관리공단을 방문, 공식 항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