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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발자국 소리로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어둠을 조심스레 가르는 김종태씨(45).
기독교 신자인 그의 하루는 교회에서 새벽기도와 함께 시작된다. 이때부터 몸을 통해 느껴지는 세상의 모든 존재들, 그는 그것들을 그냥 넘기지 않는다. 감각기관을 이용, 몸 속으로 흡입시킨다. 김씨는 그것들을 통해 마음을 정리하고 ‘시상’을 가다듬는다.
“형식, 내용 등에 얽매이고 싶지 않습니다. 형식을 통해 느껴지는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접하고, 그런 느낌은 지루하며, 금방 잊혀지고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스러운 세상 얘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9월 대한민국 공무원문인협회 시 부문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에 등단한 김종태씨. 충북 영동 출생인 김씨는 한국방송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84년 서울 도봉구청에 근무하며 공직에 첫발을 내딛었다. 86년부터 아산시에서 근무하기 시작, 현재 선장면사무소에서 농정업무를 보고 있다.
김씨의 이번 시인 등단은 아산시의 경우 공무원이 시인에 등단한 사례가 흔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시인이 된 동기에 대해 김씨는 “공무(公務)가 아닌 다른 도구,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시민에게 봉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택한 것이 ‘시’이다”라고 답했다.
“우리네 삶이 아름다운 긴 여행이라면 시는 그 여정 속에서 발견하고 드러나 보이는 갖가지의 감정들을 스케치해 내는 작업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인간 본성과 각각의 사람들 가슴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감정, 이쁜 감정, 슬픈 감정, 안타까운 감정들을 찾아주고 싶습니다. 시는 사람들의 메마른 감정에 생기를 넣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씨는 시는 ‘언어 예술’이라며 시를 통해 시민의 문화적 욕구와 정보 습득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공무원의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수종합문학동인지 설화문학 제23호(가을호)에 실린 ‘들길 사이로’를 비롯해 9편의 그의 작품을 보면 문구가 간결하며 강한 느낌을 준다. 단어와 단어 사이도 좁다. 이 때문에 공상의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한다.
하지만 공감하며 느끼는 부분은 많다. 모두가 체감한 사실을 미화하지 않고 전하기 때문이다. 약간은 투박한 느낌, 털털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사실적인 느낌이 강한 것, 이것이 그의 글의 특징이다.
“제 글은 시사성이 강합니다. 글의 소재를 신문에서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이는 사람들과 사람들로 인해 생긴 사건 등 삶을 소재로 한 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삶과 역사에 순응하며 쓴 시가 명시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사성 있는 소재를 좋아합니다.”
내년에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문예창작과정을 공부하고 싶다는 김씨. 그는 이를 통해 한 단계 성숙된 심도 깊은 글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강조한다.
등단하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직장동료이자 친구인 시인 이정희(아산시청 농정과)씨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전하는 김씨. 멋있는 글보다 감동을 줄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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