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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안현주
열린우리당 광주광역시 북을지구당이 10일 오후 3시 지구당 창당대회를 갖고 내년 4·15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지난달 말 치러진 광주지역 기초의원 재선거 결과와 노무현 대통령 광주방문에 힘입은 듯 이날 창당대회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강한 성토와 함께 17대 총선 승리에 대한 다짐들이 쏟아졌다.

이날 창당대회는 정대철 우리당 상임고문, 남궁석·장영달·천용택 의원과 양형일 국참 공동본부장, 김재균 북구청장, 이윤정 전 광주시의원, 광주전남국민통합개혁신당추진위원회 관계자 및 우리당 당원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당 비판 쏟아져 "한나라당과의 공조, 광주시민 가슴에 못박아"

격려사에 나선 정대철 우리당 상임고문은 ▲보스정치 탈피 ▲전국정당화를 통한 지역주의 극복 ▲온·오프라인 조화를 통한 새 정치문화 창출 ▲원내 정책정당 건설 등의 필요성을 들며 우리당 출현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날 창당대회에서는 얼마전까지 한 식구였던 민주당에 대한 강한 비난이 잇따랐다. 이같은 '공세'는 지난 10월 30일 광주 기초의원 재선거, 노 대통령의 햇볕정책 승계 천명과 광주방문 등으로 우리당에 대한 지역민의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자체판단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장영달 의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저렇게 빨리 궁합이 맞을 줄 몰랐다"며 "검찰이 국민의 80%가 넘는 지지를 받으며 조사를 잘하고 있는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특검법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지역민이) 노무현 정부를 선택한 이유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화해와 협력 업적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 노 대통령의 발목을 끌어내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협작해 이회창 전 총재를 다시 세우려하는데 그것이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냐"며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천용택 의원 역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공조를 맹비난 하는 한편, 우리당에 의한 김 전 대통령의 업적 계승을 강조했다. 천 의원은 "요즘 노 대통령을 골탕먹이기 위해 광주시민들을 학살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손잡고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던가?"라며 "(민주당의) 그런 모습은 광주시민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호남사람의 목표는 김대중 정신이 올바른 역사평가를 받게 하는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이름을 앞세우고 뒤에서는 정치적 이득을 내세우는 자들이 있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누가 진정한 김 전 대통령의 계승자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며 "이제 노 대통령과 평화 애호세력들이 함께 김대중 정신이 역사 속에 확고히 자리잡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홍 의원은 "민주당은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군부독재에 뿌리를 둔 한나라당과 눈이 맞아서 잘하고 있다"고 비아냥거렸다. 김 의원은 "진정한 광주시민이라면 그런 정당에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민주당은 못난 짓만 골라 할 것으로 예약돼 있는 정당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당은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1당이 될 것이라는 예감과 확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창당대회에서는 송태종 광주시의원을 열린우리당 광주 북을지구당 운영위원장으로 선임하는 한편, 내년 총선에 출마할 우리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준비에 돌입했다.

말 따로 행동 따로... 아직도 갈 길 먼 열린우리당
현역 의원들 김태홍 띄우기 눈총, 기득권 과연 포기했나

'기득권 완전 포기를 통한 정치개혁 달성'이라는 명분을 강조하며 진통 끝에 창당된 우리당의 행보에 우려의 눈길이 겹쳐지고 있다.

이날 지구당 창당대회는 철저히 현역 의원 중심으로 치러졌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탈당파, 개혁당, 개혁신당추진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우리당의 구성 성분으로 볼 때 격이 맞지 않는 장면이었다. 일부에서는 "구태정치의 또다른 답습"이라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구당 창당대회 시나리오 역시 중앙당에서 내려온 것을 그대로 썼다.

이날 창당대회에서 구태 답습의 백미는 김태홍 의원에 대한 노골적 지지 유도였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김태홍 의원이 살아온 길은 개혁의 연속이었고 아름다운 반란이었다"며 "머슴이 되고자 열심히 노력하는 김 의원에게 격력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장영달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낙선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길이 옳기 때문에 가겠다'는 김 의원의 발언이 예수님 말씀인 줄 알았다"며 '찬양'했다. 남궁석 의원 역시 "김태홍 의원을 밀어주는 게 광주를 변화시키는 것이고, 광주를 변화시키는 것이 대한민국을 바꾸는 것"이라며 김 의원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그러나 우리당 의원들의 이같은 발언은 기득권 포기를 전제한 상향식 공천의 근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해성 광주전남개혁신당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전국에서 이런 일들이 계속되는데 (현역 의원들이) 진짜로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냐"며 "순수하게 정치개혁을 하려는 사람들을 이용하자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우리당 동구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이윤정 전 시의원 역시 강한 문제제기를 했다. 이 전 의원은 "우리당의 목표는 정치개혁과 부패정치 척결인데 (오늘 모습은) 옛날의 행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우리당에는 개혁당과 신당추진위 등 여러 주체들이 있는데, 그들을 도외시한 채 자기들이 정치개혁의 주체인양 나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우리당 북을지구당 관계자는 "올바른 정치에 대한 사고의 완전한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변화로 가는 길목에서 나타나는 시행착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과 같은 모습은 앞으로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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