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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소속 노동자들이 광주역앞에서 2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최근 잇따른 정부의 강경기조에 대해 노동자들은 "정부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소속 노동자들이 광주역앞에서 2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최근 잇따른 정부의 강경기조에 대해 노동자들은 "정부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민주노총이 12일 시한부 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노동자들도 정부의 노동정책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광주시청까지 거리시위를 벌였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소속 노동자 8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역 광장에서 '노동탄압 규탄 2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광주시청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이며 정부의 노동정책을 성토했다.

지난 9일 서울 노동자대회를 계기로 정부가 불법시위에 대한 강경조치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들은 "정부가 보수언론을 통해 사태를 와전시키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삼수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장은 "우리가 얼마나 더 굶고 죽어나가야 경제대국이 되는 것이냐"며 "노무현 대통령과 자본가들은 입만 열면 노동자들 때문에 외국자본이 투자를 기피한다고 하는데 자기들은 수십억 수백억씩 한나라당이나 민주당한테 갖다 바치지 않았느냐"고 대선자금 비리로 얼룩진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지난 9일 서울 노동자대회가 노동자들의 대규모 구속사태로 귀결되자, 노동자들은 경찰의 시위 채증 등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9일 서울 노동자대회가 노동자들의 대규모 구속사태로 귀결되자, 노동자들은 경찰의 시위 채증 등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조 본부장은 이어 "우리가 9일 서울에 모인 것은 사용자 대항권 이라며 손배가압류로 가족 묘지까지 가압류 붙이는 세상을 끝장내자는 것"이라며 "교도소가 노동자들로 넘쳐나고 손배가압류로 더 큰 희생을 보더라도 이 더러운 세상을 끝장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9일 노동자 대회의 경찰 폭력진압 문제를 거론했다.

"노동자들의 뇌물도 받아봐라"
뇌물시장 향해 동전 수백여개 뿌려

뇌물수수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박광태 광주시장이 이날 노동자들로부터 톡톡이 망신을 사고 말았다. 최근 격앙된 노동자들은 이날 박광태 광주시장을 표적으로 삼았다.

박 광주시장은 최근 시립장애인복지관 문제 등 주요 분규사업장 노동문제와 관련 노동계와 첨예한 대립상태를 보여왔다.

광주시가 지도감독권 등 고유권한을 가지고 있는 광주시립장애복지관의 경우 파행사태가 지속돼, 최근 노조 조합원 17명이 해고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 외에도 민주당 의원 시절 자신의 지구당 사무실에서 농성하고 있던 동광주병원 노동자들을 경찰을 동원해 밖으로 쫓아냈다는 이유로 노동계의 불신을 사 왔다.

노동자들은 "광주시민을 욕보인 박광태 시장은 물러나라"를 요구하며 1시간여 동안 청사진입을 막는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박광태 시장이 자본가들로부터 받은 뇌물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다"며 "뇌물시장 부패시장은 물러가라"고 외쳤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동자들은 광주시청 정문 벽에 '뇌물수수 박광태'라는 페인트 글씨를 새기기도 했다.

이날 노동자들은 "뇌물을 좋아한다면 우리도 뇌물을 주겠다"며 "뇌물 받고 우리 노동현안도 해결해 달라"고 주장해 시위를 구경하던 주변사람들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사회자의 주문에 따라 각자의 호주머니에서 꺼낸 10원짜리와 100원짜리 동전 수백여개를 광주시청 앞마당에 뿌리기도 했다. / 이국언
안영돈 민주노동당 광주시지부장은 "배달호 동지가 죽어갈 때 노 대통령은 손배가압류 남발을 방지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더 악랄하게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이것이 참여정부라고 하는 노무현 정부의 실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지부장은 "많은 노동자들이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다치고 머리가 깨졌지만 보수언론은 앞뒤 잘라먹고 교통이 마비된 것만을 부각시키면서 사태를 와전시키고 있다"며 "사용자의 대항권을 강화해 줘가면서까지 앞장서서 노동자를 탄압하는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강현 광주지역 금속노조위원장은 "노동자들이 폭력시위자로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다"며 정부의 사법조치에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국 위원장은 "정부는 폭력시위만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실상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손배가압류와 비정규직으로 내몰아 분신하게 만들었느냐"며 "손배 가압류 풀어주고, 기업 이익 비정규직한테 돌려달라는 것이 잘못된 주장이냐"고 반문했다.

집회를 마친 800여명의 노동자들은 광주시청으로 몰려가 최근 현대건설로부터 뇌물수수 혐의가 드러난 박광태 시장에 대해 퇴진을 요구하며 청사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이 선무방송을 통해 "집회신고 내용대로 행진을 진행하라"며 예정된 거리행진을 요구하자, 노동자들은 "방송을 중지하라"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뇌물시장 박광태 시장 물러나라"를 외치며 청사입구를 막은 경찰과 대치하다 몇차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집회가 끝날 무렵 노동자들은 이라크 파병에 대한 반대 표시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의 조형물을 각목으로 부수는 상징의식을 갖기도 했다.
집회가 끝날 무렵 노동자들은 이라크 파병에 대한 반대 표시로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의 조형물을 각목으로 부수는 상징의식을 갖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광주시청 진입을 가로막는 경찰에 맞서 시위 참가자들이 밀가루를 뿌리고 있다. 가운데 작은 2개의 점은 노동자들이 "우리도 뇌물을 줄 테니 노동문제도 해결해 달라"며 시청 마당으로 던진 동전.
광주시청 진입을 가로막는 경찰에 맞서 시위 참가자들이 밀가루를 뿌리고 있다. 가운데 작은 2개의 점은 노동자들이 "우리도 뇌물을 줄 테니 노동문제도 해결해 달라"며 시청 마당으로 던진 동전. ⓒ 오마이뉴스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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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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