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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버참여연대
이 때 한나라당이 밝힌 법개정 이유는 "최근 국내기업의 투자가 부진하고 외국기업의 국내투자도 대폭 감소하고 있으므로 법인세율을 인하하여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줄 뿐 아니라,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성장 잠재력 확충을 통한 경제체질을 강화하며 외국인투자 환경개선으로 투자를 촉진시켜 경제성장 및 경기활성화를 이루고자 함"이었다. 이는 또한 재계의 주장이기도 하다. 최근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역시 비슷한 논리로 법인세율 인하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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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조사결과는 정치권과 재계가 법인세율 인하의 근거로 주장해왔던 논리들을 하나하나 부정하는 한편, 그 논리가 과장 또는 왜곡됐음을 입증하고 있다.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킨다는 주장 뿐 아니라, 이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온다는 주장 또한 논리가 취약함을 조사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법인세율 1∼2% 인하시 경기부양 효과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5.3%가 "별 영향이 없다"라고 답한 반면, 61.7%가 "조금 도움이 된다"라고 답했다. "큰 도움이 된다"는 답변도 23%였다.

하지만 이 결과를 좀더 꼼꼼히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 84.7%의 실체가 드러난다. "도움이 된다"고 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차 질문한, 법인세 인하가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 전체의 44.8%가 "경영심리 안정"을 이유로 들고 있다. "기업투자 확대" 및 "외자유치 촉진"을 꼽은 사람들은 각각 19.2%와 3.6%에 불과했다.

즉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경영심리 안정"을 위해 세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말하는 셈이어서, 세율인하가 경기부양에 필요하다는 주장이 단순히 심리적 요인에 의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법인세율 인하가 경기부양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조사결과도 의미심장하다.

응답자의 46.7%가 "투자촉진효과 미미", 11.1%가 "재정건전성 저해"라 답했다. 특히 "이익 내는 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답은 42.2%에 달했는데, 이렇게 답한 기업 중 법인세 인하가 대기업에만 이익이 돌아간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던 중소기업들의 반대(41.2%)보다 대기업의 반대(45.5%)가 더 크다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대기업들 또한 법인세율 인하 효과가 몇몇 기업에만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법인세율 인하시 외국인 투자가 확대될 것이냐는 질문에도 35.2%가 "효과 없을 것", 54.6%가 "조금 이루어질 것"이라 말해, 법인세율이 외국인 투자에 결정적인 요인인 것처럼 이야기해 온 정부 및 각 정당과 재계의 주장이 과장됐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사 결과는 세수대책보전책 미비 등의 이유로 세율인하를 반대해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논리에 기업들 또한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인세 인하시 세수 감소와 재정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체의 66.1%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고, 재정적자가 확대·장기화될 경우 기업경영에 미치는 효과를 묻는 질문에도 48.8%가 "간접세 인상 등 조세부담 증가"를, 19.7%가 재정지출 축소 및 경기하락 가능성을 꼽는 등, 기업들도 세율 인하의 부작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수치는 결과적으로 법인세율 인하를 주장해 왔던 기업들이 매우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고백하는 것이어서 충격적이다. 즉 지금까지 재계는 자신들도 인정하지 않는 논리를 내세워 법인세율 인하를 주장해온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법인세율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별로 기대하지 않지만, 세금 납부액 만큼은 줄이고 싶은 내심이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고 할 수 있다.

조사결과는 또한 한나라당의 법개정안 제출이 재계의 허구적인 세율인하 논리를 그대로 받아 안은, 재계의 이익만을 대변하기 위한 행위였음을 보여주고 있어, 한나라당 또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결과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소재 3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른 것으로, 295개 조사기업 중 대기업은 94개사(32%), 중소기업은 201개사(68%)였다.



○ 법인세율 1∼2%p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
 별 영향 없음조금 도움 됨큰 도움 됨합 계
대 기 업1111.7%6063.8%2324.5%94100%
중소기업3416.9%12260.7%4522.4%201100%
합계4515.3%18261.7%6823.0%295100%


○ 법인세 인하가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이유

기업투자 확대외자유치 촉진가격경쟁력 제고경영심리 안정합 계
대 기 업2327.7%33.6%2125.3%3643.4%83100%
중소기업2515.0%63.6%6035.9%7645.5%167100%
합계4819.2%93.6%8132.4%11244.8%250100%


○ 법인세 인하가 경기부양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는 이유

투자촉진효과 미미재정건전성 저해이익내는 기업만 혜택합 계
대 기 업545.5%19.0%545.5%11100%
중소기업1647.0%411.8%1441.2%34100%
합계2146.7%511.1%1942.2%45100%


○ 법인세 인하 시 세수만 감소하고 재정적자가 발생할 가능성

매우 큼다소 있음거의 없음합 계
대 기 업44.2%5356.4%3739.4%94100%
중소기업168.0%12260.7%6331.3%201100%
합계206.8%17559.3%10033.9%295100%


○ 재정적자 확대·장기화 시 기업경영에 미치는 효과
 소비위축
등 불안
심리 확산
조세감면
축소 등
지원대책
감소
간접세 인상
등 조세부담
증가
재정지출 축소,
경기하락
가능성
국가신용
등급하락 등
환경악화
합 계
대 기 업77.5%1414.9%5457.4%1414.9%55.3%94100%
중소기업2813.9%2512.4%9044.8%4421.9%147.0%201100%
합계3511.9%3913.2%14448.8%5819.7%196.4%295100%


○ 법인세 인하 시 외국인투자 확대

그다지 효과없을 것조금 이루어질 것상당히 이루어질 것합 계
대 기 업3436.2%4952.1%1111.7%94100%
중소기업7034.8%11255.7%199.5%201100%
합계10435.2%16154.6%3010.2%2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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