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화순군민회관이 있는 남산 전경. 산너머 왼쪽에 오성산성이 보인다.
화순군민회관이 있는 남산 전경. 산너머 왼쪽에 오성산성이 보인다. ⓒ 최연종
전남 화순군 화순읍에 있는 남산 일원이 삼국시대 초기 토성(土城)이라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정확한 검증을 거쳐 역사공원으로 가꾸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남산은 화순읍의 중심부에 우뚝 솟은 구릉으로서 현재 군민회관과 서양정이 자리하고 있다. 화순읍의 유일한 공원이면서 공원으로서의 역할은 미흡한 상태다.

이 남산이 옛날 성터였다는 주장이 몇 년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관심을 끌지 못하고 해가 갈수록 훼손되고 있어 뜻있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군민회관 경사면에 있는 밭이 성안 중심부로 추정되고 있다.
군민회관 경사면에 있는 밭이 성안 중심부로 추정되고 있다. ⓒ 최연종

1997년 전남대 박물관이 남산공원 일대 지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남산은 낮은 구릉지로 자연 구릉을 이용해 부분적으로 돌로 쌓은 성지(城址)로 추정했다.

구릉은 동·서·북 등 세 방향을 감싸고 남쪽으로만 터져 있는데 공원이 조성된 서쪽은 자연구릉을 깎아내 급경사를 만들고 부분적으로 석축을 한 것이 무너진 상태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성안쪽 중심부 일대의 밭에서는 많은 기와편과 토기편, 그리고 청자편 등이 흩어져 있으며 이 가운데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편도 상당수 섞여있어 평지성 구릉을 이용한 성의 입지와 함께 성의 축조시기도 관내의 다른 성곽보다 시기적으로 가장 앞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히고 있다.

무너진 고성 서벽 일부
무너진 고성 서벽 일부 ⓒ 최연종

임영진 전남대 인류학과 교수는 “육안으로 볼 때 성의 일부로 추정되는 20~30여m에 이르는 흔적이 남아 있다”며 “간단한 시굴조사만 해도 성곽인지 자연 지형인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임 교수는 또 “성으로 확인되면 더 이상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 지정문화재나 국가사적지 등으로 지정해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대 박물관도 1998년 4월부터 12월까지 현지확인조사를 통해 성(城)안쪽 경사면 일대는 대부분 밭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성곽 밑에 있는 남쪽의 평탄면에는 마을이 자리잡고 있는 등 이 일대가 성안에 해당된다고 추정했다.

박형관 조선대 역사철학부 교수는 “남산일대는 현지 조사 결과 삼국시대 초기 토성일 가능성이 높다”며 “토성은 오랜 시일이 지나면서 훼손이 크기 때문에 시굴조사를 해봐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들은 남산일대가 삼국시대의 토성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선 토성인지 아닌지 가려내는 일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산공원에 설치된 체육시설.
남산공원에 설치된 체육시설. ⓒ 최연종

관계 공무원도 “미룰 일이 아니다”며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학술조사 결과 삼국시대의 고성(古城)으로 확인되면 보호되고 복원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산을 역사공원으로 조성해 군민들의 체험 학습장은 물론 군민의 쉼터와 산책공간으로 가꾸어 가야 한다는 것.

송의정 광주국립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남산은 외관상 삼국시대 초기 토성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발굴조사를 통해 성터를 확인하고 이를 공원화해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화순군은 장기적으로 공설운동장에 문예회관을 건립한 뒤 남산에 있는 군민회관과 서양정을 헐고 남산 일대의 성터를 발굴, 복원할 계획이라지만 수년째 미뤄지고 있다.

남산에서 바라본 화순읍 전경.
남산에서 바라본 화순읍 전경. ⓒ 최연종

한편 우리나라 성곽은 간단한 목책(木柵)에서 차츰 토성(土城)으로 발전해 갔으며 나중에 석성(石城)을 쌓았다. 토성은 흙을 쌓아 만드는 방법과 흙을 깎아 만드는 방법이 있으며 적은 인력으로 단시간에 완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백제 초기에 축조된 성곽의 대부분은 토성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은 5세기 이전의 백제 초기시대의 토성으로서 한성백제시대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되는 등 시민들의 역사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