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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 등은 18일 오후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종묘공원에서 동덕인 결의대회를 열고 재단 퇴진과 관선이사 파견 등을 요구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 등은 18일 오후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종묘공원에서 동덕인 결의대회를 열고 재단 퇴진과 관선이사 파견 등을 요구했다 ⓒ 서상일

임시이사 파견을 포함한 교육부 개입여부가 분규 해결의 열쇠

동덕여대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 직원노조 소속 학생과 교수, 직원 등 1000여 명은 지난 14일 성북구 월곡동 학교 정문에서 세종로 교육부 앞까지 인간띠잇기 시위를 벌인데 이어 18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대규모 도심집회를 열고 학교 정상화와 민주대학 건설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된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학교 파행운영의 근본적인 책임이 현 족벌재단에 있다고 규정하고, 이은주 이사장의 즉각 퇴진 및 무능·어용 이사진의 전원 사퇴와 송석구 신임 총장의 자진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와 수업거부, 직원노조의 전면파업, 교수협의회의 천막농성을 무기한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들은 동덕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관선이사 파견이라고 주장하며 교육부가 동덕사태에 적극 개입하여 학교를 정상화시킬 것을 촉구했다.

관선이사 나가신다 "현 이사진은 즉각 물러나라"
관선이사 나가신다
"현 이사진은 즉각 물러나라"
ⓒ 서상일

구성원들 반발 심해… 송 신임 총장 앞길 험난한 가시밭길

최인혜 총학생회장은 "송석구씨의 총장 취임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격이다. 구성원들이 동의하는 총장이 와야지 제3자가 들어와서 총장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그는 학교가 정상화되면 나간다고 하는데 그건 동덕인들이 할 일이지 그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교육부에선 6:3 비율(이사 9명 가운데 임시이사 3명)로 관선이사를 파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하고 있지만 부분적이고 기만적인 이사 파견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더욱이 이사장이 바뀌지 않으면 그동안의 부패관행이 별반 달라지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사진의 전원 교체를 거듭 요구했다.

교수협의회 신동하 회장은 "아름다운 동덕의 캠퍼스에서 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의를 들으며 미래를 고민하며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수업거부를 결의하고, 교수들은 천막농성을, 직원들은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족벌재단이 그동안 학교를 자신들의 사욕과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여 온갖 부패행위와 비리를 저질러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교육부는 이러한 심각한 동덕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해결에 나서야함에도 법규정만을 내세우며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거기가 어디가 되었건 우리의 성스러운 발걸음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학과 학생들이 학내 분규사태를 풍자한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아동학과 학생들이 학내 분규사태를 풍자한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 석희열
이날 시위는 종묘공원에서 종로2가 탑골공원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후 정리집회를 가진 뒤 자진 해산했다.

이에 앞서 학생, 교수, 직원 15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 송석구 신임 총장 주재로 교무위원회가 열리고 있던 강남구 청담동 디자인연구센터로 찾아가 "재단이 일방적으로 임명한 송석구씨는 총장이 될 수 없으며, 즉각 동덕에서 떠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송석구 신임 총장이 18일 오전 교무위원회를 저지하기 위해 청담동 디자인연구센터로 찾아온 학내 구성원들과 자신의 거취문제를 놓고 대화를 하고 있다
송석구 신임 총장이 18일 오전 교무위원회를 저지하기 위해 청담동 디자인연구센터로 찾아온 학내 구성원들과 자신의 거취문제를 놓고 대화를 하고 있다 ⓒ 동덕여대 교수협의회

송 신임 총장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학교 정상화 위해 최선 다하겠다"

이 자리에서 송석구 신임 총장은 "동국대에서의 경험을 살려 동덕여대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총장 임무를 열심히 수행하겠다"면서 "총장으로서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제도개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총장 선출에 대해서는 학내 구성원들의 총의를 이끌어 내겠다.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동덕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사립대학의 분쟁을 조속히 해결함으로써 학생의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학교법인의 운영과 관련하여 사립학교법 위반 등으로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거나 △임시이사를 선임·파견하는 등 분규나 비리가 발생한 사립대학에 대한 업무를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지난 8월 25일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장관 자문기구로 설치했다.

교육부 사학정책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8월 25일 개최된 첫 회의에서 고려대 김호진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임시이사 선임 대학에 대한 현황보고를 들었으며, 위원회의 구체적인 운영방안 등을 논의했다"며 "사학분쟁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조정 또는 중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사학분쟁조정법을 내년 상반기 중에 제정하여 동 위원회를 법적 기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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