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수용을 관철시키기 위해 강도 높은 대여 공세를 전개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18일에 이어 19일에도 측근비리 폭로전을 이어가며 대대적인 여론몰이를 시도했다.
이성헌·이주영·심규철 의원 등 이른바 한나라당 '신세대 대여 저격수들'의 주도로 계속되는 폭로전으로 예산심의는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19일 오전부터 시작된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은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에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청주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가 5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노무현 캠프쪽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노무현 후보가 청주를 방문했을 때인 2002년 11월 8일과 10일 21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이씨가 현금으로 통장에서 인출해갔고, 양길승씨 향응 때에는 9억원을 현금인출했다"며 "이씨는 건축비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그것이 아니고, 장아무개씨를 통해 노무현 후보 대선자금으로 유입된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김도훈 검사에 따르면 국민은행 계좌에만 50억원이 있었고, 차명계좌 등을 모두 추적하면 수백억원이 비자금으로 나올 수 있다"면서 "이 자금이 당시 노 캠프에 유입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의원은 "이원호씨 등은 청주 R관광호텔을 대전에 있는 사람에게 12억원에 팔기로 했는데, 빠찡코가 호텔에 떨어지면 권리금만 13억원에 달하게되자 파기를 시도했으나, 호텔 매각시 호텔을 담당할 배씨 등이 반발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살해했다"면서 "그후 살인교사에 대한 수사로 압박해 오자 노무현 후보쪽 양길승에게 줄을 대 회피했다"고 양씨와 이원호씨 간의 연루 의혹도 끄집어냈다.
이 의원은 "이원호씨의 형인 이모씨는 '절대 이원호는 살인교사죄로 처벌 못한다' '처벌하면 청주를 거쳐간 판·검사, 정치인 수십명이 다친다' '그것 때문에 절대 이원호를 처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는 녹취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전날(18일) 폭로한 '최도술씨 900억원 수수설'을 열린우리당의 창당자금과 연관시키며 폭로 시리즈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신당 창당하는 분들, 제가 보기에 양심에 손을 얹고 얘기해야 한다"고 900억원의 신당 유입설을 퍼뜨렸다.
이 의원은 이어 "김원기 열린우리당 대표께서 여러가지 무슨 스스로 얘기하라고 말씀하시는데, 한번 스스로 먼저 무슨 돈으로 지금 창당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증거 자료를 주면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조사를 하면 나올 것"이라면서 "지금 검찰에서 조사할 수 없다면 바로 특검을 통해서 하면 된다"고 특검 수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잇단 폭로성 발언으로 인해 해당 장관들은 답답함을 넘어 짜증섞인 반응까지 보였다. 특히 강금실 법무부장관은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수용을 압박하기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근거없는 폭로극을 이어갈 때마다 증거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특검을 해 보면 될 것 아니냐"는 답변을 듣고서는 이내 잔뜩 화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강 장관은 한나라당 신세대 저격수 3인방의 "특검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이제 그런 얘기는 더 안 해도 된다"는 냉소적 반응으로 일축해 버렸다.
강 장관은 "수사가 제대로 안 되는 것 아니냐"는 거듭된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 수사중인 사건을 전부 공개해 가지고 내사 상태부터 이렇게 이렇게 해왔다고 답변드릴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