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발제를 통해 2차 대전후 독일-프랑스의 관계를 일본-조선 관계와 비슷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심각한 오해"라며, 근거로 "조선과 일본은 전쟁을 치른 적도 없고 조선은 오히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과정에서 항상 일본의 동맹국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그 결과 일본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고 이후 국제사회의 승인 하에 대한제국은 대일본제국의 공식적인 보호국이 됐다"면서 "합병은 전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평화적인 조약에 의해 성립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전쟁협력 차원에서 일어난 일제의 징용은 강제가 아닌 자발적 징용행위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쟁협력은 조선인 대다수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선민족이 존재하는 한 지워질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민족 전체가 친일파였고 아니 민족 전체가 일본인, 자랑스러운 황국신민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항일독립운동가를 향해서도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하하는 등 독설도 퍼부었다. 김씨는 "당시 해외에서 분리독립운동을 벌이는 집단이 존재했던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들의 무책임한 독립운동은 당시 조선 주민의 이익과는 거리가 먼 일이었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사상, 자신들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독립을 주장했던 것은 아닐까"하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씨는 특히 백범 김구 선생을 "민비의 원수를 갚는다면서 무고한 일본인을 살해한 뒤 중국으로 도피한 조선왕조의 충견"이라고 평가절하하기까지 했다. 또 "이같은 자들에 의해 주도된 독립운동은 조선 백성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 지배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었다"고 비판하고 나아가 "조선 민중에게 일본은 해방자였다"고 일제의 조선민중해방론을 펴기도 했다.
김씨는 미국이 일본에 철저한 반일 세뇌교육을 해 올바른 역사관을 왜곡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친일파 문제에 관한 한 한국의 학자와 교사들이 이용하는 기초자료들은 대부분 날조된 허구"라고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완섭씨 "김구는 무고한 일본인 살해한 조선왕조의 충견"
이어진 토론 순서에서는 김씨의 친일파 옹호론을 현장에서 청취한 과거사진상규명 특위위원들과 방청객들이 분노와 울분을 감추지 못해 격한 표현을 쏟아내는 소동이 벌어졌다. 방청석에서는 간간이 "저 사람이 한국사람이 맞느냐", "미친×"이라는 거친 발언이 터져 나오기도 했으며, 일부 국회의원들은 김씨를 "파렴치한", "역적"이라고 평가하며 김씨의 친일옹호 역사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서상섭 한나라당 의원은 김완섭씨의 반일 세뇌교육 주장과 관련 "황당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러면 여기에 있는 국회의원들이 세뇌교육을 받아서 이 법을 만든다는 것이냐"고 따지며 "일본에서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바로 역적행위"라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또 "맥아더의 아버지가 일본에서 공무원 생활을 해 맥아더는 미국 내에서 대표적 지일파로 분류됐고 일본 중심으로 사고했다"며 "이러함에도 어떻게 일본에서 미국의 정책에 따라 자학사관에 입각한 철저한 세뇌교육이 실시됐다고 주장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서 의원이 "이완용이 애국자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당시 있었겠지만 지금 그를 누가 좋아하느냐"면서 "김씨는 이완용을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하자, 김씨는 "이완용을 애국자라고 본다"고 말해, 잠시 장내가 술렁거리기도 했다.
일부 토론자 "궤변 계속되는데 앉아있을 이유 없다" 퇴장
송광호 한나라당 의원은 "토론할 수 있는 여건이 봉쇄당하고 있고 역사가 왜곡됐다고 주장하는데 혹시 강점기 피해 현장을 답사라도 하고 고증을 거치기는 했느냐"고 김씨에게 되물었다. 그러나 김씨는 특별한 대답은 하지 않았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짤막하게 "어떤 계기로 그같은 생각을 가지게 됐느냐"고 물었고, 김씨가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파동 때 우리나라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답변하자 "그같은 생각을 가진 지 2∼3년밖에 안 됐다는 말이군요"라고 말해, 김씨 역사인식이 가지는 시간적 한계를 역으로 폭로하기도 했다.
회의 도중에는 패널로 참석한 일부 전문가가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나가는 파행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씨와 함께 공술인 자격으로 참석한 김익한 명지대 기록관리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김완섭씨의) 궤변과 국회의원들의 얘기가 계속된다면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불만을 터뜨린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회의가 끝날 무렵 서상섭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격에 맞지도 않는 파렴치한이 공술인 자격으로 앉아있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주최측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한편, 공청회가 끝난 직후 일부 흥분한 방청객이 김완섭씨에게 달려가 김씨를 폭행하는 일이 벌어져 잠시 회의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국회 경위의 제지를 받은 태평양유족회 출신의 한 방청객은 "나는 아버지 얼굴도 보지 못했다"고 울부짖으며 회의장 밖으로 끌려나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