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열린우리당은 25일 오후 3시부터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워크숍을 열어 노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 거부를 계기로 본격화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대여 강경투쟁방침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우리당 중앙위원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전면적 투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가 하면 일부 위원은 보다 어른스러운 방법을 통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유화론'를 주장하는 등 엇갈린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특히 유시민 의원은 "집 나간 한나라당 의원들을 찾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김영대 중앙위원은 "최 대표가 단식하면 같이 따라하되 하루 늦게 마치겠다"고 선언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다음은 우리당 중앙위원 워크숍에서 쏟아진 발언들을 요약한 것이다.

정동영 의원 "한나라당 자진해체 요구를 끌어내야 한다"

"특검정국이라는 표현은 자제돼야 한다. 대선자금 정국이고 정치부패 청산 정국이다. 한나라당이 대선자금 수사정국을 회피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기회요인과 위험요인 두 가지가 다 있다. 기회요인은 이번 기회에 한나라당과 우리당이 1대1 대립관계를 성립해 주체로 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금 우리를 무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언론에는 민주당, 자민련, 우리당 구도의 1/3 정당 정도로 비쳐지고 있다. 위기요인은 한나라당 대 청와대의 대결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당은 청와대의 종속적인 변수로 간다. 그렇기 때문에 최 대표의 단식 농성 돌입을 지켜볼 것만 아니라 이에 준하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지금 한나라당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지만 두 가지가 핵심이다. 한나라당은 특검 재의요구권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법치를 무시하고 법치를 유린하면서 다수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 이는 그들의 정체성과 닿아 있다. 한나라당은 5공, 6공화국을 요체로 한 정당이다. 이 점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폭력으로 정치를 했지 법치나 합리는 없었다. 149석의 절대다수를 가지고 정국을 호도하고 있다. 국고 횡령 1000억 원에다 100억 원에 그리고 또다른 100억 원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자진해체해야 한다는 요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그 요구를 끌어내야 한다."

유시민 의원 "'집 나간 한나라당 의원을 찾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자"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밥을 굶는다는 얘기를 듣고 왜 밥을 굶는지 추운데 왜 밖으로 나갈까 하는 것이 궁금했다. 두 가지 정도의 고상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이라크 파병을 안 하기는 곤란하니까 전원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심의를 할 수가 없으니 파병을 못하도록 하겠다는 애국적 결단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생존전략이다. 150석의 의석을 가진 상황에서 집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다. 앞으로 소수당으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니까 살아남기 위한 체질을 기르기 위해 나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소수당으로서의 투쟁정신을 가지려는 훈련을 지금부터 기르려는 게 아닌가. 최 대표 위로 방문조를 조직해야 한다.

동네 한나라당 사무실을 보니 현수막을 내걸었더라. 아마 내일부터 거부권을 철회하라는 현수막을 내걸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당은 헌법 공부를 안 하나 보다. 현재 우리당 지구당이 60여 곳이나 되고 중앙당 그렇고, 맞불을 잘 놔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도 '집 나간 한나라당 의원을 찾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자. 위트가 들어 있는 현수막을 내걸어 한나라당의 일탈행위에 대해 재미나게 할 수 있는 문구를 만들자. 그 문구를 만들어 준다면 나부터 걸겠다."

노혜경 중앙위원 "네티즌 중심 '민생국회살리기 캠페인' 벌이자"

"특검정국이라는 단어를 대선자금 정국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런 차원에서 국회가 마비됐을 때 두렵고 불안하게 되는 요소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국회의 제1책무가 예산심의 아닌가. 이를 거부한다는 것은 국회가 해야 할 일을 거부하고 국회를 정치공세화의 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의회정치의 부정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다. 나는 주로 인터넷에서 활동을 했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민생국회살리기 캠페인'을 벌이자. 전화나 e-mail, 게시판 말머리 달기 등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국민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바로 국가를 운영하는 세금문제를 잘 해결해 주지 않아서 아닌가."

장영달 의원 "한나라당의 뿌리는 5·16, 12·12 폭력 쿠데타"

"한나라당의 뿌리는 5·16, 12·12 등 폭력 쿠데타이다. 한나라당의 생존의 근저에는 정경유착과 부정부패가 있다. 때문에 만약 검찰이 조사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누적된 것이 드러날 것이고 존립근거를 상실하게 된다.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다 없어졌다는데 지금 한나라당이 소멸돼 가는 신음소리를 듣는 듯하다.

특검정국이라는 표현을 우리가 주장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에 능가하는 투쟁을 해야 하고 전략·전술을 만들어 실천할 때 가능하다. '한나라당 헌정질서파괴음모 저지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나는 우리당이 앞으로 지구당 시도지부 구성 등 산적 현안이 매우 많다. 현 지도부가 그 일을 착실히 추진하도록 하고 한나라당 헌정질서파괴행위대책위 등을 가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병렬은 단식을 해 본적도 없어서 언제 단식을 시작해야 하고 끝내야 할지도 모를 것이다."

김영대 열린우리당 노동위원장 "최 대표와 함께 단식시작하되 하루 더 하겠다"

"최병렬 대표가 노동부 장관 때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는 감옥에 3번을 갔다. 가서 단식에 들어간다고 하니까 참 힘들더라. 나는 단식을 싫어한다. 어렸을 때 굶고 살아서 그렇다. 감옥에 가면 여럿이 하니 하긴 해야했고…. 최 대표의 단식을 희석시키기 위해서 최 대표가 단식에 들어가면 나도 같이 단식을 시작하겠다. 하지만 나는 최 대표보다 하루 더 하겠다. 우리도 충분히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천정배 의원 "한나라당의 헌정파괴저지 및 부패정치청산대책위원회 만들자"

"한나라당의 헌정파괴저지 및 부패정치청산대책위원회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 이 위원회는 구체적으로 정치행태의 면에서 우리당이 다른 당과 전혀 다르다는 차별성 보여주는 위원회가 돼야 한다. 첫째 한나라당에 대한 규탄과 투쟁을 해야 한다.

두번째는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올바른 접근이 필요하다. 깨끗한정치실천특별위원회에서 하고 있지만…. 특검을 대선자금 정국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당은 지난 11월에 창당했으므로 실질적으로 대통령 내지 않은 당이다. 국민들은 한나라당과 우리당이 마치 정치자금 대선자금에 대해서 오십보백보라는 인식도 있다. 확실히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세번째는 개혁적인 정치방법을 찾아야 한다. 원내에도 정개특위가 있고 중앙당 산하에도 있다. 내가 보기에는 정치행태에 대한 핵심적 문제는 정치자금 투명성 확보이다."

송철호 중앙위원 "중앙위원 명의의 비상선언문을 발표하자"

"오늘 저희가 아주 중요한 시기에 적절한 시기에 중앙위원회를 열고 워크숍을 하고 있다고 본다. 오늘 기회를 적절하게 활용할 방법이 없나 생각해 봤다. 적절한 방법으로 적절한 시기에 비상선언문 같은 것을 중앙위 전체 이름으로 제정하고 발표하는 것이 어떨까.

헌정파괴 및 부정부패대책위에 대한 우리의 선언도 담고 한나라당의 정치행태에 대한 비판도 담고 우리당의 각오 우리의 결연한 정치적 의지를 담아서 국민에게 배포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조금전에 정동영 의원이 말한 한나라와 우리당의 1대1 대립구도를 만드는데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처한 처지가 말은 여당이지만 우리 역사상 가장 왜소한 여당의 모습이다. 이런 비상시국에 처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신생정당으로서 새로운 자주성과 당의 정체성을 확인받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김부겸 의원 "한나라당 실체 인정하고 어른스럽게 대처하자"

"현재 우리당에 모이신 150여 명의 중앙위원들은 단순히 열린우리당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현실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 너무 성토를 하는 것은 안 좋다. 내가 한나라당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여기 오기전 한나라당 젊은 의원들과 함께 고민을 나눴다.

대한민국 헌정사 최대위기다.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발상은 분명히 문제가 많다.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그러나 우리마저도 이 난국을 어떻게 풀까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산이 통과되지 않는 것을 보자. 공무원 봉급 등 기초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안 된다. 상대방을 성토하고 끝난다면 우리는 여당도 아니다. 우리도 격론을 벌여주기를 국민들은 바랄 것이다.

좋든 싫든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국회의석의 절반이라는 실체를 가지고 있다. 좋든 싫든 파트너로 보고 가야 한다. 경멸하거나 비아냥거려서는 안 된다. 지도부가 고민하고 있겠지만 신중하고 보다 어른스럽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나라당 벌이는 생떼에 대해서 국민들이 심판하고 있을 것으로 믿으면 된다. 아직 실체도 드러내지 못한 우리당이 투쟁위를 만든다면 국가 현실 고민한다는 것을 어느 국민들이 인정하겠나. 우리가 무엇이 기존정치와 다른가 국민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나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데도 15%지지율이 나와 국민에게 오히려 감사하고 있다.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세력이 세상 바꿔보겠다는 열정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상대방이 그렇게 나오니까 받아치는 것은 안 된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