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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년에 두번 만드는 사진엽서
ⓒ 김수종
일본은 한국과 달리 카드나 편지는 잘 쓰지 않고 엽서로 인사를 대신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결혼 청첩은 물론 부고, 행사에 관한 모든 것을 엽서로 대신한다.

보통 행사의 경우 6개월 전부터 참가의사를 밝힐 수 있는 반송엽서와 함께 엽서를 보낸다. 그러면 참가할 의사가 있는 사람은 반송엽서를 보내면 된다.

다시 말해 6개월 전쯤부터 초대장을 받고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만이 행사에 참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행사 준비에 대한 자세를 볼 수 있는 측면이다.

개인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대부분 사진엽서로 인사를 대신하고, 나이 드신 분들은 주로 산수(山水)가 그려진 그림엽서를 선호한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98년부터 가정용 컴퓨터 프린터에서 사진엽서 출력이 가능한 프로그램과 용지가 시판되면서 현재 일본에서는 사진엽서가 붐이다. 물론 그런 것이 없으면 집 근처의 사진관에 가면 어디든지 사진엽서를 만들어 준다.

그런 문화 때문인지 일본인들은 주로 엽서를 일년에 두 번 정도 만들어 보내고 있다. 한 번은 설을 전후하여 묵은 해와 새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기분으로 보낸다.

연하엽서의 경우 우체국에서 일괄적으로 모아 두었다가 1월 1일 각 가정과 기업에 배달을 한다. 그래서 인지 엽서를 받고서 감사 엽서를 보내면 날짜가 늦어져 망신을 당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예년의 경험을 통하여 엽서를 보내거나 받을 사람을 미리 확인하여 일본 국내의 경우 12월 25일 전까지 보내면 실수가 없게 된다.

그리고 또 한 번은 8월 오봉(음력을 쓰지 않는 일본의 추석은 양력으로 8월 15일에 지낸다)을 전후하여 여름에 더위 먹지 말고 잘 지내고, 건강하고 행복하라는 의미에서 보낸다.

이렇게 일상적으로는 두 번을 보내지만 결혼이 있거나 출산 혹은 집안행사 등이 있는 경우에는 수시로 엽서를 만들고 보내고 한다.

하지만 상을 당한 경우에는 연말이나 여름에 엽서를 주고 받지 않는다. 따라서 상을 당해 엽서로 인사를 드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연말 연시에 인사를 드리지 못한다는 사과의 인사장을 11월 정도에 먼저 엽서로 보낸다.

나도 아들 연우가 태어난 후 인사를 하기 위해 탄생 엽서를 만들어 보냈고 여름에는 여름 엽서 또 신년이 되어서 신년 엽서를 만들어 보냈다. 또한 돌을 기념하여 돌 엽서를 만들기도 하였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사진엽서를 보내면 모두가 놀란다. 어떻게 사진엽서를 만들었으며 돈은 얼마나 드느냐? 아니면 혼자서 집에서 만든거냐? 등등 엽서에 관련된 질문이 많다.

그래서 조금 큰 사진관에 사진과 필름을 가지고 가면 1주일 정도에 만들어 주고 값은 대략 장당 70엔 정도 드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 한결같이 싸구나 좋구나 하면서 한국에서도 사진 엽서 사업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들 말한다.

사진엽서 사업, 한국에서 하면 어떨까? 엽서를 직접 만들고 보낸다면 주위 사람들 반응이야 좋기는 하겠지만, 한국에서는 실제로 엽서를 주고 받는 문화가 거의 없지 않은가? 따라서 아직은 한국에서의 사진엽서 사업이란 불가능하다고 본다.

아무튼 일본과 한국의 문화차이, 모든 문화가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문화와 습관은 지역성이 있고 민족성이 있는가 보다. 그래서 모두 다르고 또 쉽게 이관되어 적용되지 않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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