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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숙
디시 카툰 겔러리라는 공간이 인터넷상에서 활동하는 모든 만화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이곳은 여러 만화가 특정만화를 제공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공존해 간다는 의미에서 특이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1편에서 소개한 고리타의 룸펜스타나 댕기제이 만화일기는 이미 그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아마추어 냄새가 물씬 나는 작품도 많이 올라온다. 최근에는 초기와는 달리 프로급 만화가들이 작품을 올리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 속에서 일상사를 다루는 만화들이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을 보면 작은 면에 세심한 여성작가가 많다는 점이다. '이다의 허접일기'로 디시 카툰겔에서 활동하던 '이다'는 이런 자신의 작품을 모아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언론이 출판의도를 왜곡하면서 작가가 잠시 홈페이지를 닫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이런 일상을 다룬 만화들 중 그림이나 내용은 다르지만 만화일기라 할 수 있는 판다판다의 카툰을 살펴보자.

도톰한 외모로 묘사되는 주인공이 주변인들의 행동이나 자신이 겪은 일들을 읊어나가는 이 카툰에서는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듯이 '그냥 사사로운 하루일과나 혹은 그 날의 느낌 아니면 그냥 자신이 사는 이야기'일 뿐이다. 물론 인터넷에서 이런 이야기로 인기를 모으는 만화들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데도 독특한 자신의 색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평범함에서 나오는 만화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겼다.

-홈페이지에는 너무 간단하게 자기소개가 되어 있던데요, 조금 더 자신의 소개를 해주신다면? (뭐, 실명을 밝히셔도 되고 안 그러셔도 되고)
판다판다) "이름 김혜숙, 나이 22살. 정말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죠. 너무 평범한 보통사람 이기에 홈페이지에도, 간단히 자기소개를 남긴 거구요."

-처음으로 디시에 만화를 올리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디시라는 사이트가 있는 줄은 알았지만 만화도 올리는 갤러리가 있는 줄은 몰랐어요. 1년 전부터 디시폐인(주 : 아햏햏이란 유행어를 만들어낸 디시인사이드에 자주 드나드는 네티즌을 일컬음)이 되다시피 한 같은 만화동아리 친구의 권유로 올렸는데 리플도 달리고, 다른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시는 게 신기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올리게 되었지요."

-일상의 짤막한 에피소드를 담은 만화는 많은데요. 그럼에도 자신의 카툰에 대해 호응이 좋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글쎄요. 일상생활에서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거 같아요. 아니면 제 생활방식이 좀 엽기적인가요?(몇몇 분들은 제 그림이 엽기라더군요) 또는 '아!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하는 생각 때문은 아닐까 합니다. 헤헤"

-만화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죠?
"만화를 그려야겠다는 것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책을 좋아했어요. 만화책을 많이 보다보니, '나도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다'하는 생각에 연습장에 끼적이게 된 것이죠. 중,고등학교때 연습장에 끼적인 것을 주위 친구들하고 돌려보던 때부터 만화를 그리고싶다란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보여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제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면서 다른 사람에게 좀더 솔직해질 수 있었으며, 자신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하고 보여줌으로써 보이지 않는 다른 사람들에게 좀더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지요.(저의 경우에는요)"

-자신의 카툰이 ‘만화일기’라고 불리는 게 맞는 말인가요? 어떤 분들은‘만화일기’란 말에 대해 일종의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날그날 있었던 일을 만화로 표현하는 것이니. 만화 일기라고 불리는 것도 맞는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어떤 형식으로든 볼품 없는 제 그림이 만화라고 불리는 것만으로도 기쁘며, 저를 작가로 인정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사실 기쁘답니다. 요즘 일기형식의 만화를 그리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있는데요. 이제 만화일기도 카툰만화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달리 하고 싶으신 말씀은?
"4월부터 디시에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그림을 꾸준히 올리면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제 자신이 그림을 그리면서 작은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쁘구요. 지금은 진짜 다른 작가분들의 발톱의 때만큼도 따라가지 못하는 만화지만, 더 열심히 노력하는 판다판다가 되겠습니다."

홈페이지 http://icegirl82.byus.net 에는 판다판다의 알쏭달쏭 어지러운 세상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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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고주몽', '홍경래의 난' '처용'을 내 놓은 작가로서 현재도 꾸준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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