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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민주당에 입당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박준영 전 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 최인기 전 행자부장관.(왼쪽부터)
16일 민주당에 입당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박준영 전 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 최인기 전 행자부장관.(왼쪽부터)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전남지역 출마를 준비하면서 '어느당 옷을 입을지' 관심을 받아왔던 최인기 전 행자부장관, 박준영 전 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16일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달 초 호남지역에서 '영입 이벤트'를 통해 바람몰이를 시도했던 열린우리당의 영입작업이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민주당 입당은 열린우리당은 씁쓸한 표정이다. 열린우리당 전남도지부창당준비위 한 관계자는 "(영입을 위해) 접촉해 왔는데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 어렵게 됐다"며 담담한 반응만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최인기(58) 전 장관과 조순용 전 비서관의 영입을 위해 활발한 물밑 접촉을 해왔으며 상당히 공(功)을 들였다. 최인기 전 장관과 조순용(51) 전 비서관의 경우 민주당과 우리당, 두 당으로부터 입당 권유를 받고 정치권의 동향, 민심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면서 고심을 거듭해 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당은 최인기 전 장관을 2차 영입대상자로 밝혀 본인으로부터 "의사와 관계없이 발표한 것"이라는 항의를 받는 등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최인기 전 장관은 나주(현역의원 민주당 배기운) 출마를, 조순용 전 비서관은 순천(현역 민주당 김경재) 출마를 준비해 왔다. 그리고 박준영(56) 전 비서관은 영암·장흥(현역 민주당 김옥두)에 출마할 뜻을 밝히고 있다.

이날 민주당에 입당한 3명의 인사들은 모두 '국민의 정부' 시절 DJ와 함께 해온 관료 출신들이다.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신 사람"이라는 점과 호남에서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역사성과 정통성을 민주당 입당 이유로 강조했다.

민주당 입당, "DJ와의 인연, 민주당 정통성 가진 정당" 강조

'우리당이냐, 민주당이냐' 두고 저울질을 해왔던 최인기 전 장관은 "김 전 대통령 때 행정자치부장관을 지냈다"면서 "호남에서 정당으로서의 정통성은 민주당에 있고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발전, 남북화해의 노력, 개혁정책을 구현하기 위해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최 전 장관은 "호남이 인재등용과 지역발전에서 소외돼 온 것이 사실이다"며 "지역발전 등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극복해 가기 위해서는 정치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낙후된 나주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순용 전 비서관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신 사람으로서, 민주당을 만든 것은 김 전 대통령"이라며 "기본적으로 민주당은 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역사와 의미를 지닌 정당이고 정통성있는 정당이다"고 입당 이유를 밝혔다. 이어 조 전 비서관은 "호남은 낙후된 지역인데 정치발전이 없으면 경제도 남북문제 해결도 안된다"며 "내년 총선에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DJ의 '입' 역할을 했던 박준영 전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을 모시면서 이 땅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확산하고 남북화해 협력을 지지했고 스스로 추구해 왔다"면서 "정치입문 권유를 받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남북화해 등의 문제는 민주당만이 잘 실현할 것이다"고 입당 이유를 밝혔다. 박 전 비서관은 "민주당은 5.16군사쿠테타 이후 국민의 기본적인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서 헌신해 왔으며 말뿐이 아니라 몸을 던져서 그 가치를 실현해온 당이다"고 강조하고 "달리 선택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16일 영입 및 입당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들 3명의 인사들에 대해 '영입'대상자가 아닌 '입당자'로 발표했다. 이는 영입 대상자로 분류할 경우 '상향식 공천 예외지역'으로 오해를 할 수 있고,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3명의 출마예정 지역 현역의원은 김경재·김옥두·배기운 의원 등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이기 때문이다.

출마 지역, "지금은 옮길 생각 없다...그런데" 여운 남겨

이런 기류 때문인지 최 전 장관, 박 전 비서관과 조 전 비서관은 출마 지역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도 여운을 남겼다.

조 전 비서관도 '김경재 의원이 현역의원인데 지역구를 옮길 수 있나'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활동해온 지역이 순천이다. 그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는 '수도권에 출마할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 전 장관은 "낙후된 나주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면서 "(전남나주 민주당)경선에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나주밖에 없다"라며 '지금은'이라는 단서를 달아 여운을 남겼다.

박 전 비서관도 '영암에서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현역의원이 있기 때문에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 지역구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 그는 "일부에서는 지금도 다른 지역구 출마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김옥두 의원과) 논의하겠다"면서 타 지역 출마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 전 비서관은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영암지역 보다는 서울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영암지역에서는 아직 사무실 개소도 하지 않은 상태다.

우리당, 기대했던 단체장 영입작업 주춤

한편 광주전남지역 기초단체장, 광역의원들의 대규모 입당 기자회견 등을 준비해왔던 열린우리당의 영입 작업은 주춤하고 있다.

우리당은 지난 1일 '광주전남 시도의원 12명 우리당 입당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광주전남지역 전·현직 기초단체장 등 50여명의 2차 입당 기자회견 등을 계획했지만 무기한 연기됐다. 당초 우리당 후보로 광주북갑에 출마할 것으로 기대했던 김재균 광주 북구청장과 해남·진도 출마 가능성에 관심을 모았던 민화식 해남군수가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영입작업이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애초 우리당은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7여명 정도가 민주당을 탈당해 우리당에 입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대해 우리당 전남도지부창당준비위원회 한 관계자는 "우리당에 입당할 단체장들은 총선출마를 염두해왔던 사람들인데 이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주춤거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천용택 창당준비위원장의 문제(군 무기납품비리 혐의) 등 도출사건이 발생해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차 입당 기자회견에 대해 "추가로 입당할 수 있는 기초단체장은 2곳 정도 있다"면서 "시도의원들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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