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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16일 서울 대학로 흥사단 대강당에서 '한국정치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열린우리당은 16일 서울 대학로 흥사단 대강당에서 '한국정치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김윤상
"열린우리당은 지역주의 고착화 가져올 것이다." (윤창중 문화일보 논설위원)
"지역주의 해체과정에서 부작용은 당연한 것이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16일 오후 1시 서울 대학로 흥사단 대강당. 열린우리당 국정자문위원회(위원장 김호진 고려대 교수)가 '한국정치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열린우리당 창당의 정치적 의미를 놓고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와 윤창중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감정싸움에 가까운 설전을 벌여 관심을 모았다.

 윤창중 <문화일보> 논설위원
윤창중 <문화일보> 논설위원 ⓒ 오마이뉴스 김윤상
마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간의 정체성 논란을 연상시킨 양쪽간 논쟁은 사회자와 참석자들을 긴장시킬 만큼 격렬하게 진행됐다. 토론회 사회를 맡았던 김호진 교수조차 논쟁 도중 "너무 조마조마하다"며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였다.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먼저 조성한 장본인은 윤창중 <문화일보> 논설위원쪽. 강민 단국대 명예교수와 조기숙 교수의 발제 이후 진행된 토론 순서에서 윤 위원은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노무현 신당의 창당'이라고 맹렬히 질타하며 논쟁의 불을 지폈다.

윤 위원은 "81년 전두환 정권 때부터 정치부 기자를 지내면서 노무현 대통령에 기대를 걸었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노 대통령이 해서는 결코 안되는 일이 바로 신당을 만드는 일이었다"고 이른바 '노무현 신당론'을 끄집어냈다. 윤 위원은 "노 대통령이 신당을 만듦으로써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똑같은 반열에 올라가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러한 정치를 지켜보면서 한국 정치가 절대 발전할 수 없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윤 위원은 "기본적으로 노 대통령이 새정당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납득을 할 수 없다"면서 이는 민주당내 반노 세력과 정치를 함께 할 수 없다는 개인적 감정이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절하했다.

윤 위원은 지역주의 청산을 모토로 분당한 열린우리당이 역으로 내년 총선에서 지역주의를 최악의 상황까지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윤 위원은 자민련이 최근 충청권에서 다시 '뜨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예로 들면서 "내년 총선에서 지역감정은 극도로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은 정작 지역주의를 청산하기 위해서라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다시 합당하는 것이 정치사에 기여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조기숙 "노 대통령이 돈 주고 사람 동원해 열린우리당 창당했는가"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 오마이뉴스 김윤상
윤 위원의 견해에 대해 조기숙 교수는 다소 신경질 섞인 반응을 섞어가며 비판을 가했다. 조 교수는 "분당 상태는 안타깝지만 열린우리당의 창당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 8개월 동안 정당개혁을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이를 폄훼해서는 안 된다"고 윤 위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 교수는 특히 윤 위원이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신당'이라고 칭한 것을 두고 "대정부 질의를 마치고 나오는 강금실 장관에게 '강효리'라고 하면 기분이 좋겠느냐, 말은 어떤 상황에서 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거칠게 비판을 가했다. 윤 위원은 도중 "강효리와 노무현 신당이 무슨 관계냐"고 말을 막아섰지만, 조 교수는 "말을 끝까지 들어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조 교수는 "정당도 어떤 상황에서 만드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다"고 쏘아붙이며 "어떻게 전두환·김영삼·노태우·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정당과 같은 정당이 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돈을 주면서 자기 사람 동원해 만들지도 않았고, 그 전 정당처럼 노 대통령이 총재로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 교수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이 지역감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호남엘리트가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을 배신이라며 당혹하게 하고 있다"고 호남토호세력을 비판한 뒤 "호남은 양분될 것이고, 내년에 지역주의를 부추기는 사람은 낙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지역주의 해체과정에서 이같은 부작용은 당연한 것"이라며 "지역주의가 악화될 것이라는 건 조금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윤창중 위원을 몰아세웠다.

조 교수의 논박에 대해 윤창중 위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이상에 대해 폄하하려는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우리당이 호남과 영남에서 선전하면 지역주의를 청산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결과는 지역감정의 고착화가 아니겠느냐"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남북한도 통일하자는 마당에 양당이 합당 못할 이유가 뭐있나, 합쳐서 의석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소신은 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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