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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서울시내 각 구별 통반장 <대한매일> 구독현황
내년도 서울시내 각 구별 통반장 <대한매일> 구독현황
최근 서울의 한 구청이 작성한 내년도 '구별 통반장 일간지(대한매일) 구독현황'에 의하면, 25개 자치구의 관련 예산은 2001년 53억원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중 강서와 송파, 관악, 노원, 마포, 영등포, 용산, 광진구 등 8개구는 올해보다 되레 2천만원부터 많게는 1억원까지 늘려 잡았다.

특히 강서구의 예산은 올해 2억8976만여원에서 내년에는 3억8995만여원으로 1억원 넘게 증가하며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다음이 강남구(3억6259만원), 관악구(3억2400만원), 영등포구(2억6136만원), 광진구·성북구(2억5920만원) 등의 뒤를 이었다.

경실련 서울시민사업국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가 금년도(2003년) 계도용신문을 구입하는데 집행된 예산은 총 55억4870여만원에 달했다(표 참조). 신문별로는 대한매일이 47억4107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85.5%를 기록,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1999년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계도지 구입 예산 총액은 147억 7343만여원, 2000년에는 150억 6134만원에 달했다. 이중 서울시 예산이 전체의 29%를, 대한매일이 전체 구입예산의 43%인 65억원을 차지했다. 결국 '서울신문=이·통·반장신문=계도지'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대한매일의 과거가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계도용신문' 예산현황
(단위:원, 금액순/출처:경실련 서울시민사업국)
자치구2001년 집행금액2002년 집행금액2003년 집행금액전년집행금액
대비 증가율
강남구273,150,000274,122,000367,200,00033.95%
서대문구331,000,000340,710,000320,000,000-6.08%
성북구204,100,000235,632,000312,000,00032.41%
강서구283,356,000272,911,000289,764,0006.18%
용산구273,114,000242,789,000272,540,00012.25%
관악구268,812,000264,969,000270,000,0001.90%
동작구227,988,000231,300,000260,136,00012.47%
금천구161,348,000179,293,000256,800,00043.23%
강북구136,738,800192,642,000247,680,00028.57%
강동구285,396,000266,484,000243,082,000-8.78%
광진구230,000,000239,931,000240,000,0000.03%
성동구213,687,000213,885,000240,000,00012.21%
양천구303,420,000241,876,800239,520,000-0.97%
중구298,000,000181,215,000238,608,00031.67%
동대문구233,484,000209,933,000231,360,00010.21%
종로구228,438,000261,339,000220,160,000-15.76%
영등포구243,249,000212,841,000216,720,0001.82%
중랑구179,667,000181,000,000180,000,000-0.55%
은평구259,351,000243,276,000176,076,000-27.62%
노원구117,900,000121,050,000166,320,00037.40%
구로구199,296,000249,597,000150,000,000-39.90%
서초구94,428,000115,767,000144,000,00024.39%
송파구167,337,000101,398,000122,322,00020.64%
마포구68,931,00069,114,00091,800,00032.82%
도봉구57,840,00055,073,00051,984,000-5.61%
합계5,340,030,8005,198,147,8005,548,072,0006.73%
ⓒ 오마이뉴스 김경화

"대한매일 지원은 특정 기업 특혜"

물론 내년도 예산안은 확정된 규모가 아니다. 해당 구의회 심의를 거치면서 변동이 생기기 때문이다. 최근 예산 심의를 마친 양천구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양천구의회는 지난 16일 구청이 애초 상정한 2억2608만원의 계도성 신문 예산을 논쟁 끝에 2608만원 삭감, 2억원으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구의원끼리는 물론 구의회와 구청의 의견이 매우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한매일측에서는 판매 담당자와 기자 등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였다는 증언이 잇따라 제기됐다.

'계도지 예산 폐지'를 주창하고 있는 이현주 구의원은 "지난해 계도성 신문구입 예산을 아예 폐지할 것을 제안했지만 구청측 반대와 일부 의원의 반대로 관철시키지 못했다"면서 "올해 역시 추진했지만 2600여만원 정도 줄이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구의회가 예산을 심의하는 10일 동안 대한매일 관계자들은 구의회에 상주하다시피 했다는 게 이 의원의 목격담이다. 그는 "예산심의 시기가 다가오니까 대한매일 판매 담당자가 '식사나 하자'며 전화를 걸어왔다, 또 의회에서 회의 열리는 날마다 와서 구의원을 접촉했다"며 "매번 '잘 좀 부탁한다'고 의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그중에는 '수도권 담당 기자'라고 자신을 밝힌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계도성 신문을 관할하는 양천구의회 행정재경위원회 소속의 김희걸 의원 역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대한매일이 이제는 엄연한 사기업인데 주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재정자립도 44∼45% 정도인 양천구의 계도지 예산규모가 서울 자치구내 10번째라는 점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반장에게 소식을 알리려면 구정소식지 등 매체를 활용하면 된다"면서 "변화와 개혁이라는 시대 흐름으로 봤을 때도 폐지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다선의원 중심으로 반대가 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천구의회는 당초 제안된 '30% 삭감' 대신 1차 상임위에서 겨우 2600여만원 줄이는데 그쳤다.

대한매일의 공세적 판촉은 김 의원에게도 이뤄졌다. 그는 "대한매일 수도권 차장이라는 사람이 '잘봐달라'고 전화하더니 두 달전에 갑자기 대한매일 계열의 월간잡지가 집으로 왔다. 그러다가 예산처리 시점이 다가오니까 안보던 대한매일 신문이 매일 집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한매일 "자치단체, 놓칠 수 없는 시장"

대한매일 사옥
대한매일 사옥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이에 대해 양천구청 담당자는 "단계적으로 줄여가는 추세이다. 장기적으로 (대한매일) 구독을 중지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매일이 다른 신문보다 시·구정뉴스가 많은 편이라 주민에게 홍보하게끔 하면서 또 통·반장들이 수고하니까 보상차원에서 신문을 구독해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가장 많은 예산이 편성된 강서구청의 문화공보과장은 "통·반장 지원 금액이 증가한데다 예전에 할인받던 신문대금을 정가로 책정하면서 지난해보다 예산 규모가 크게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역시 " 정부시책에 대한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다양한 행정정보가 실린 대한매일을 구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남현우 강서구청직장협의회장은 "2001년에도 계도지 예산 삭감을 요청했는데, 이번에 그렇게 많이 늘어난 줄은 몰랐다"며 "명분 없는 증액에 대해서는 구청측에 당연히 삭감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매일은 '계도지'라는 용어 자체부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이건영 독자서비스국장은 "대한매일을 계도지로 오해하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 계도지는 군사독재 정권시절 시혜 차원에서 당시 내무부가 예산을 편성하고 자치단체가 일괄 구매해 통·반장에게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지역·사회·행정뉴스를 특화한 대한매일에게 자치단체 등은 놓칠 수 없는 판매시장이라는 판촉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일 뿐 과거와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각 자치구에서는 지역문제를 상세하게 보도하는 한편 지역이슈를 아젠다로 설정하는 대한매일이 상품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구독하는 것"이라며 특혜 시비를 일축했다. 그는 대한매일 직원들이 구의원들이나 구청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은 "독자에 대한 인사 차원이자 판촉활동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대한매일에서는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책정된 내년 구독 규모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자치구의 경우 (예산통과가) 반 정도 진행된 것으로 안다, 구의회의 본회의가 끝나는 다음 주를 넘겨야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면서 "지방 자치단체는 더 늦어져 1월 중순쯤에야 알 수 있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판촉활동을 신경 썼지만 경쟁자들이 늘어 고전 중"이라면서 지난해 규모보다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자치단체, 삭감 추세에서 일부는 부활·증가

한편, 2000년 이후 지역 시민단체와 공무원직장협의회 등이 '계도지 폐지, 기자실 폐쇄'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면서 전액 삭감 내지는 축소를 이뤄냈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북도가 지난해 계도지 예산을 완전 폐지했고 인천광역시는 1개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자치단체가 계도지를 없앴다. 지난해 전국 232개 기초자치단체 중 122개에서 계도지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각 자치단체들은 내년에도 계도지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전남지역 계도지 예산은 올해 7개 군에서 5억1989만원을 지출했고 대전광역시는 3억6천여만원을 집행했다. 서울, 대구, 대전 등에서는 계도지 예산을 폐지한 자치구가 한 곳도 없다.

일부 시군에서는 슬그머니 되살아나거나 이전 규모로 회복되는 등 폐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계도용신문 예산은 2001년 53억4003만원에서 2002년 51억9814만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올해 3억여원 넘게 증액된 경우도 여기에 속한다. 전남 영광군은 지난해 전액 삭감했던 예산을 되살려 올해 6720만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2000년 12월 광역자치단체로서 처음 계도지를 없애 관심을 끌었던 경남지역은 다음해 홍보비 예산이 오히려 늘어나기도 했다. 현재 계도지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도봉구의 경우 '폐지'로 일부 알려졌으나 실상은 390명의 구독료에 해당하는 5600여만원이 '주민자치과' 예산으로 신청돼 있다.

따라서 독재정권 시절 구독 대가로 치적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언론과 권력의 밀월관계를 상징했던 '계도지'의 부활은 '대언론 관계 정상화'를 표방한 참여정부 방침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경실련은 이달초 예산심의를 진행 중인 25개 자치구 의회에 주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자치단체와 언론의 관계를 왜곡시키는 계도용 신문구입 예산을 전면 폐지하고 그 예산을 구민복지 향상과 지역발전에 배정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냈다.

"특정 신문사 지원은 특혜이자 혈세낭비"
[인터뷰] '계도지 폐지'에 앞장선 이현주 구의원

▲ 이현주 양천구의원
"정부소유 신문일 때면 몰라도 대한매일이 민영화된지 몇 년 됐잖아요, 그런데 왜 국민의 혈세로 특정 신문사를 명분없이 지원해야 됩니까?"

양천구의 소문난 '계도지 폐지론자' 이현주 의원의 소신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계도지 폐지를 세게 내놔서 그런지 예산철 되니까 대한매일에서 일찌감치 연락을 취해오더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계도지가 없어졌다고들 하지만 각 자치구에서 관행대로 예산을 유지하고 있는 자체가 '계도지'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과거 관영시절 서울신문이야 국정홍보용으로 썼다 치자. 그러나 서울신문이 이름도 바뀌고 민영화된지도 한참 지났는데 왜 지원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통·반장에게 대한매일을 나눠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구청에 물어봤더니 "모른다. 관행이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또 '구정홍보를 위한 구독'이라는 구청측 입장에 대해서 "행정상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구는 통장 257명에 반장만 4000명이 넘는데 책정된 부수는 1570부다, 구청에서는 반장들에게는 3개월에 한번씩 돌려가며 준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고작 1∼2달만 반장을 맡는 사람도 수두룩한 형편에 그걸 일일이 어떻게 관리할 수 있겠는가"고 따졌다.

현실적으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없는 구조에서 굳이 대한매일 구독을 고집한다면, 결국 대한매일을 위한 지원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통·반장들이 자발적으로 대한매일을 찾는 게 아니라는 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만난 본 사람 중에 대한매일을 원한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정말 구정홍보를 위해 통·반장용 신문구입이 필요하다면 1년 예산의 10% 이상을 특정 신문사가 독점 못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구의원들의 분발도 함께 촉구했다. 그는 "다른 의원들도 대부분 '계도지가 없어져야 한다'고 동의하지만 구청측이 점진적인 축소를 내세워 반대하고 대한매일 사람들과 매일 얼굴 마주치는 분위기에서 막판에 태도를 달리해 뜻을 모으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 신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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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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