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5년부터 표류해 오던 창원시외·고속터미널 건립 사업이 올 하반기에는 착공될 것 같은 기미를 보였으나 시가 올 초 계획했던 청사진이 어긋나며 또 해를 넘기게 됐다.
인구 52만명 창원시는 당당한 경남 수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떳떳한 시외·고속터미널이 없어 1일 2천여명의 대중교통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시민들은 숙원 사업인 창원시외·고속터미널 건립을 위해 지난 85년부터 시에 끊임없는 민원을 제기해 왔다.
더구나 이 문제를 놓고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배한성 후보는‘창원시외·고속터미널’신축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후 창원시장에 당선된 배 시장은 공약실천을 위해 창원시외·고속터미널 신축을 계획해왔다.
이와 관련, 올 초 시 교통관광과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500여억원을 투자할 수 있는 민간업체 유치를 우선으로 하되 희망업체가 나서지 않을 경우 창원시가 전담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시는 9월30일 여객터미널 5만 4145㎡ 전체 부지 중 10% 정도인 6천여㎡에 대해서 주차장 용도로 공영개발 하고 절반정도인 3만1천㎡는 일반상업지역, 1만6천여㎡는 토지매각을 통해 여객터미널 부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의 이 같은 수정안 발표 이후 참여 민간업체가 나서지 않자 경전철 도심통과 등으로 수요 감소를 예측, 당초 여객터미널 6천여평을 5천평으로 일반상업지 1만 6000여평을 9379평 규모로 재조정하고 민간업체의 수익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배려를 내세운 뒤 31일 공모공고 발표를 계획했다.
그런데 31일 오전, 6월부터 관심을 보여왔던 5개 업체에서 오피스텔 등 상업용도 비중을 강력히 주장하자 시는 돌연,“오후에 경남도와 협의할 사항이 남아있어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말을 남기고 공모공고를 철회해 참석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고 결국‘창원시외·고속터미널’건립은 또 해를 넘기게 됐다.
시 담당자는“의향을 보인 5개 업체는 시의 애당초 목표인 터미널신축과 상반된 수익성을 주장하고 있다”며“또 현재 터미널 부지는 정류장시설 용도로 돼 있기 때문에 도시시설병경 용도로 바꾸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당자는“2004년도에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창원시민의 숙원 사업인 터미널 건립이 착공된다”고 호언 장담했다.
한편‘창원시외·고속터미널’건립문제는 시가 지난 85년, 건교부의 승인을 받아 종합터미널 건립에 착수, 터미널을 비롯한 주변 시설물을 도시 유형에 맞는 현대식 건물 증축과 상업시설물을 계약일로부터 5년 이내에 완공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민자유치에 적극 나섰다.
이에 따라 당시 선정된 (주)성원토건은 토지분양 계약금의 10%인 39억원을 창원시에 납부하고 공사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시는 창원터미널 운영업체인 창원정류장과 중앙고속 측의 운영업체 종사자를 그대로 수용, 건물완공 때까지 버스조합 측에 운영권 무상제공, 완공 때까지 주변부대 시설물 건립 등 6개 항목의 중재안을 제시하자 성원 측은 이 조건이 걸림돌로 작용되어 손을 놓고 말았다.
당시 성원토건 관계자 손모씨는 “창원시의 조건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가건물에 소요되는 경비는 약 7천여만원, 또고 시외버스 측이 요구한 적자보전분 보상액까지 따진다면 성원 측의 적자는 불을 보듯 뻔했다”며 “손해를 안 보려는 시의 처사가 아주 못마땅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민자 유치가 어렵게 되자 시는 증축사업비 45억원, 부대사업비 8억원 등 총 50억원을 투입, 건립부지 5만4천200㎡를 2만1천800㎡로 축소하고 지하 1층 지상 2층 연건평 2천600평 규모로 99년 7월까지 터미널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뒤 98년 1월 9일 성원토건과의 부지계약을 해지하고 같은 해 6월 5일 스위스 체프사와 창원터미널 공동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시의 이 계획도 결국 벽에 부딪혀 종합터미널 건립사업은 표류를 거듭해 왔다. 한편 올해도 이 숙원사업이 결실을 맺지 못하자 시민들은“시외·고속버스터미널 건립이 계미년 내에는 꼭 이루질줄 알았다”며“또 난항이 거듭되며 갑신년을 바라보게 됐지만 지금까지 약속을 어겨온 시의 신빙성 없는 행정을 누가 신뢰하겠느냐”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