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희선 의원과 윤철상 의원이 회의 진행과정을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김희선 의원과 윤철상 의원이 회의 진행과정을 굳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2신 대체: 26일 밤 9시50분]

여야 법사위원들, 친일파 진상규명법 찬반 격론벌여


국회 법사위는 26일 오후 6시 40분경 친일파 진상규명 특별법 등 4대 과거사진상 규명법을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로 넘겨 재논의키로 결정했다.

소위로 넘겨 재논의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회의 시작전부터 감지됐지만 예상대로 여야 의원들의 찬반논쟁이 쏟아지면서 결국 4대 특별법의 법사위 통과는 일단 유보된 셈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일제강점하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안'과 '동학농민혁명군의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 등 두 개 법안을 둘러싸고 과거사 진상특위 쪽 의원과 법사위원들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민주당의 함승희 의원은 '일제강점하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안'과 관련 "일제 지배에 적극 가담하거나 독립운동 방해한 사실을 밝혀내 민족정기를 바로잡는데 찬성한다"면서도 "그것을 할 수 있는 자,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자가 있느냐"며 회의론을 폈다.

함 의원은 이어 "일제하까지 포함해 4~5대에 걸쳐서 친가나 외가 어느 쪽도 일제에 부역하지 않거나 방조하지 않거나 한 핏줄이 없다. 검증해낼 재간이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고 덧붙이며 위원회 위원들의 자격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장성원 민주당 의원은 일제강점하친일반민족행위진상법안 통과로 설치될 진상규명위원회를 대통령 산하에 두도록 한 조항을 문제 삼았다. 장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위원장을 임명하게 되는데 노무현 정부의 편향된 시각에 의해서 이것이 결정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우려의 시각을 표시했다. 따라서 진상규명위를 대통령 소속 하에 둘 것이 아니라 국회 산하에 둬야 한다고 장 의원은 주장했다.

장 의원은 또 조순형 현 민주당 대표의 조병옥의 친일행위를 김희선 의원이 거론한 점을 예로 들며 역사 해석의 편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김 의원은 조병옥 박사의 친일행동을 부분적으로 제기를 해서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킨 바가 있다"고 지적한 뒤 "그 사람의 행위를 친일로 볼 것이냐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느냐는 개인의 관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자칫 잘못 운영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위원회 활동 기한과 관련해서도 법안이 명시하고 있는 5년에서 3년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미 과거사 특위에서 충분히 논의된 사항인 만큼 자구 수정이나 기존 법체계와의 일관성 등을 심사하는 법사위의 권한을 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김희선 의원은 친일파 기준을 문제삼은 함 의원의 지적에 대해 "제헌국회의 반민법 등 이미 선배의원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이 있으며 특히 민간차원의 연구성과 많이 있다"며 "근거나 증거에 기초해 조사하는 것은 상식"이라며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 의원은 진상규명위원들의 자격논란에 대해서도 "이 법안의 목적은 과거사에 대해 반성을 하고 조상이 했든 누가 했든 화해를 하자는 것"이라며 "반성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기준에 의해 얼마든지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의 편향된 역사인식이 우려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체계와 자구에 문제가 없다고 한 만큼 법사위 역할과 기능이 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별말을 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의원은 "내용에 대한 찬반인 것 같은데 적어도 법사위 관할인 법안의 체계와 자구 문제는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으며 법안심사소위 회부 절차 없이 본회의로 넘겨야 한다고 김 의원을 거들었다.

최용규 열린우리당 의원도 "자유당 정부 하 각료 60여명 가운데 30명이 친일 매국노였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부분은 역사를 꼭 한번 짚어보는 계기가 필요하다"며 즉각적 통과 주장에 힘을 실었다.

동학농민혁명군의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은 역사의 평가로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한 때 논란이 일이었다.

함 의원은 동학농민명예회복법은 역사의 문제이지 법률로 보장할 문제가 아니라며 '법 만능주의'를 경계했다. 함 의원은 여성의 변기 개수까지 명시한 공중보건위생법안의 예를 들며 "역사의 문제를 법의 체계로 끌어들이는 것이 타당한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철상 의원은 "60년대까지해도 '난'으로 했다가 70년대 이후 '혁명'으로 바뀌었으나 혁명에 가담했던 분들은 '비적'으로 돼 있다"며 "역사적으로 혁명으로 인정해 줄 경우 '비적'으로 돼 있는 부분은 국회에서 이 분들의 명예는 회복시켜야 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함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어느 법에 그렇게 비적으로 돼 있느냐"고 따져 묻자 윤 의원은 "정부기록 보존소에 있는 자료에 따르면 일본군의 포로가 돼 처형이 된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을 그렇게 적고 있다"고 반박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양승부 민주당 의원은 "같은 한 사람을 놓고라도 전라도에서 보는 시각과 충청도에서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는데, 이렇게 실무위를 전국 곳곳에 둬서 통일적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며 실무위원회 관계자 간의 평가의 상대성을 지적했고 윤 의원은 "최종 심의는 총리실에서 하기로 돼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26일 국회 법사위에 상정된 친일파 청산 특별법의 제안설명하는 열린우리당 소속 김희선 의원.
26일 국회 법사위에 상정된 친일파 청산 특별법의 제안설명하는 열린우리당 소속 김희선 의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제1신 : 26일 오후 2시55분]

4대 과거사진상 규명법 법사위 상정... 통과 불투명


친일파 후손들이 선조들이 친일의 대가로 취득한 토지 등 재산에 대해 소유권 반환소송을 제기해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일제하 친일부역자들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또다시 분노를 사고 있다.

국회 법사위는 오늘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안'과 '일제강제동원진상규명법안', '동학명예회복법안', '한국전재민간인희생진상규명법안' 등 4대 과거사 진상규명법안을 상정했다.

@ADTOP@
지난 16일 과거사진상규명특별위원회(위원장 강인섭 한나라당 의원)를 통과한 4대 과거사진상규명법안은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회장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이 주도해 마련된 법안으로, 장시간 사회각계 전문가와의 토론을 거쳐 마련됐다고 김희선 의원쪽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법안의 법사위 통과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그간 이 법안을 주도적으로 준비해온 김 의원은 "법제정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통과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면서 "공개적으로 법제정을 반대하는 의원들의 경우 역사와 유권자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제안설명을 통해 "우리는 반세기가 넘도록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해 적어도 정부차원에서 입을 닫고 있었다. 공인된 자료가 한 장도 없는 실정"이라며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은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일이자 헌법정신을 수호하는 일"이라고 이번 법안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희선 의원 "법제정 반대 의원, 역사와 유권자들이 심판할 것"

김 의원은 또 "과거사특위의 심사과정에서 행자부, 외통부, 국방부, 보훈처 등 정부측 진술인의 의견을 들었으며 정부쪽의 반대의견이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원안 그대로 통과시켜 줄 것을 법사위원들에게 요청했다.

이날 회의서 박성득 법사위 전문위원은 법안 검토결과 보고를 통해 "법제정의 찬반의견이 있다"고 전제,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에서 심도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법제정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소위로 넘어갈 경우 법제정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법사위원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의원 일부는 26일 낮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법안 내용을 아직 보지 못했다. 심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거나 "지금 아는게 없으니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다" 등의 유보론 내지 신중론을 펴 사실상 반대입장을 보인 바 있다.

@ADTOP_1@
다음은 박성득 전문위원의 '법안 검토보고' 전문이다.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안> 검토보고

일제강점하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에관한특별법안의 체계와 자구에 대하여 검토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법안은 일본제국주의에 부역한 자가 행한 반민족행위의 진실을 규명하여 역사의 진실과 민족의 정통성을 확인하고 사회정의를 규현하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진상규명 대상 친일반민족행위로서 25개 유형을 열거하고 있고, 이러한 친일반민족행위를 조사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하에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를 두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법의 제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찬반의견이 있습니다.

즉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한 진상조사의 미비로 역사가 왜곡되어 사회 정의가 흐려지고 있는 등 많은 피해가 있으므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민족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친일반민족행위에 관한 진상을 정부차원에서 규명하여 그 결과를 사료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에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할 경우에는 조사과정에서 조사 대상자 및 그 후손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여 "역사 바로잡기"가 아닌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이 조사를 정부가 아닌 학계가 "역사 바로잡기 차원"에서 실시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한편 이 진상조사는 대부분 증인 및 참고인신문과 자료조사를 통하여 실시하게 될 것인데, 50년이 지난 시점에서 진실 규명의 한계로 인하여 오히려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찬반의견이 있으므로, 이 법안은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 회부하여 심도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밖에 수정한 내용에 대하여는 유인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검토보고를 마치겠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