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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전체학생총회에 참가한 4000여명의 학생들이 교내 동인관 체육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지난달 4일 전체학생총회에 참가한 4000여명의 학생들이 교내 동인관 체육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 서상일
교육부는 지난 7월 동덕여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 조원영 전 총장과 이은주 이사장을 비리 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 했다. 하지만 비리사실이 드러난 이은주 이사장은 물러나지 않았다.

이런 교육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동덕여대 교수 104명은 교육부 방침에 항의, 집단으로 교수직 사퇴를 결의했다. 전국 126개 대학 1325명의 교수들도 동덕민주화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또 68개 교육·시민사회·종교단체들은 교육부의 성실한 해결책을 촉구했다.

동덕여대 교수들은 26일 낮 교내 본관 시청각실에서 교수회의를 열어 "집단 유급과 같은 학생들의 집단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교수직을 총사직할 것"이라고 결의한 뒤 전체 160여명의 교수 가운데 104명이 결의문에 서명했다.

교수들은 결의문에서 "수업거부가 이미 50여 일에 이르러 6800명의 학생들이 집단유급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스승으로서 학생들을 강의실로 돌아오도록 설득할 수 없었던 것은 비리족벌재단에 맞선 학생들의 결의가 지성인의 양심에 입각한 옳은 결단이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재단과 교육부가 교수, 학생, 직원 등 모든 학교 구성원들을 위한 결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했다"면서 이러한 기대를 져버리고 유급 운운하며 학생들의 불안과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3일 을지로 훈련원공원에서 열린 '관선이사 파견 촉구를 위한 범동덕인 결의대회'에서 교수들의 삭발식에 참가한 우남희(아동학과) 교수가 제자와 얘기를 나누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3일 을지로 훈련원공원에서 열린 '관선이사 파견 촉구를 위한 범동덕인 결의대회'에서 교수들의 삭발식에 참가한 우남희(아동학과) 교수가 제자와 얘기를 나누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서상일
교수들은 이어 "동덕사태의 전적인 책임은 현 재단과 송석구씨에게 있음을 거듭 천명한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학생들에게 유급 혹은 집단적 피해가 발생한다면 교수직을 사직함으로써 학생들과 아픔을 같이하여 스승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일지(소설가) 교수는 지난 23일 밤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아무 죄 없는 나의 제자 7000명을 유급시킬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면서 "지난 11월 4일 동덕 역사상 유례가 없는 4000명이 한 자리에 모여 여러분들의 뜻을 분명히 보여주었듯이 오는 29일 다시금 무엇이 옳고 그른가 하는 것을 분명한 목소리로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장엄한 승리의 날을 함께 맞이 하자"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또한 참여연대, 참교육학부모회, 문화연대, 민주노동당, 전국교수노조 등 68개 교육·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동덕여대 문제해결을 위한 교육·시민·종교계 대책위원회'는 지난 26일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덕여대 사태에 대한 교육부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교육부는 현 동덕사태의 책임이 교수와 학생의 무리한 요구에 있다고 보고, 수업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의 집단유급과 교수들에 대한 처벌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같은 교육부의 입장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결여한 것으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7일 광화문에서 열린 '송석구씨 사퇴와 관선이사 파견 촉구 제1차 범동덕인 결의대회'
지난달 7일 광화문에서 열린 '송석구씨 사퇴와 관선이사 파견 촉구 제1차 범동덕인 결의대회' ⓒ 서상일
대책위는 "현재 학생들의 수업거부는 불법·비리를 저지른 족벌재단과 그 대리인인 어용총장 퇴진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라며 "교육부는 사학비리를 뿌리 뽑으려는 교수, 학생들에게 사태의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불법·비리를 저지른 이사장과 이사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총장 등 학교 운영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교육부총리와의 면담을 추진하는 한편, 오는 29일 학생들의 집단유급이 인정될 경우 즉각 안병영 신임 교육부총리에 대한 퇴진운동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한편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오는 29일 오후 1시 교내 동인관 체육관에서 전체학생총회를 열어 수업복귀 여부를 찬반투표로 물어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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