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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2월 20일 (토) 한신대학교 장공관 회의실 1318 청소년기획단과 섬김아이들의 연석회의
2003년 12월 20일 (토) 한신대학교 장공관 회의실 1318 청소년기획단과 섬김아이들의 연석회의 ⓒ 김종수
여럿이함께만드는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마을’을 만들어가고자 노력 해 오다, 스페인의 아이들 공화국 벤포스타에 영향을 받아 ‘아이들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나라’의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아힘나 평화마을 만들기’는 이런 마을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준비한 학교이며 캠프이다. 올해로 세 번째로 실시되는 이 프로그램은 2004년 1월 6일(화)부터 9일(금)까지 한신대학교 기숙사와 실내체육관, 운동장, 강의실을 활용하여 ‘아힘나 겨울나라’라는 이름으로 열린다.

지난 여름, 문화관광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평화부재의 현실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 구체적으로 무연고 탈북 청소년들과 외국인노동자의 자녀들, 그리고 빈민지역의 공부방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어 새로운 평화를 꿈꾸는 '여름나라'를 천안의 독립기념관에서 실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경기문화재단에서 아힘나 평화마을을 만들어가려는 여럿이함께만드는학교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또한 한신대학교 역시 차세대들의 올곧은 성장을 위하여 학교의 전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으며 더 나아가 공동주최를 선뜻 응해 주었다.

아힘나의 운영방식

아힘나의 섬김아이들은 아힘나를 이루어가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힘나의 섬김아이들은 아힘나를 이루어가는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김종수
아힘나는 독특한 방식에 의해 운영된다. 먼저, 어른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나라에서 살아가는데 익숙한 아이들은 아힘나에서 주어지는 자율과 민주 그리고 권리와 책임을 배우고 익혀가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일정기간에만 열리는 이 아힘나에 참여하려면 입국(入國) 신청부터 해야 한다. 출입국관리소를 지나 아힘나 시민증을 받게 되면 아힘나 은행을 찾아가 아 나라에서만 쓸 수 있는 화폐로 약 150 힘나의 정착지원금을 받게 된다.(‘힘나’란 아힘나의 화폐단위) 하지만 하루정도 밥 먹고 간단한 문화생활을 즐기다 보면 이 정착지원금은 모두 써 버리게 된다. 따라서 아힘나에서 돈을 벌지 않으면 안된다.

아힘나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아힘나 운동을 확산시켜가지 위해 아힘나 섬김아이들(가르치면서 배워가는 어른아이)이 준비한 학교수업에 참여하는 방법, 그리고 아힘나 살림산업국에서 모집하는 공공근로에 참여하는 방법(카페, 은행, 방송국 등 공공기관의 사무보조요원)과 아힘나 창업보육센터에 자신들의 특기를 살려 창업신청을 하고 각종 지원을 받아 일정한 사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다.

‘어린 아이들은 돈을 벌기가 쉽지 않아 큰 아이들은 작은 아이들을 위해 복지사업을 늘려가야 한다’는 섬김 아이들의 주장과 그러면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지난 번처럼 카페와 마켓 물품들의 가격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큰 아이들의 주장이 맞서 어떤 절충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2003년 12월 25일 성탄절 미대사관 앞에서 평화를 기원하며 공연을 하고 있는 아힘나 평화사절단
2003년 12월 25일 성탄절 미대사관 앞에서 평화를 기원하며 공연을 하고 있는 아힘나 평화사절단 ⓒ 김종수
아힘나에는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어른들이 강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아힘나 겨울나라를 준비해가는 섬김아이들과 큰 아이(19∼20세까지의 청소년들) 그리고 청소년기획단들은 바로 모두가 최대한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최소한 지켜야 할 약속들을 정해나가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아이들의 힘으로 만들어 가는 나라는 분명, 어른들이 만들어 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아이들은 경쟁을 싫어한다. 그리고 또한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의 창의적 개성을 마음껏 표현하고 싶어하며, 평화와 공존을 통한 축제를 만들어 가고 싶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나라는 분명 어른들이 힘으로 만들어가는 것과는 구별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힘나를 통한 평화로운 만남

이 캠프의 중심가치는 평화실현이다. 우선 참가자들의 만남자체가 평화적이라 할 수 있다. 북쪽 아이들과 남쪽 아이들과의 만남,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들과 한국의 빈민지역 노동자 자녀들과의 만남, 핍박받는 소수 재일한국학생과 일본 학생과의 만남 등 그 만남자체만으로도 평화를 지향하고자 기획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아힘나의 성장

아힘나는 2001년 전래놀이를 통한 놀이문화를 중심으로 겨울나라를, 2002년 여름에는 경제활동을 배우고 익히는 실험캠프를 하였다. 그리고 다시 1년 후 2003년에는 인간의 고귀한 권리와 공동체 속에서의 책임과 의무를 배우고 익혀가는 민주주의의 체험을 실험했다.

이제 2004년 겨울나라에서는 특별히 일본의 비영리 민간단체인 ‘차세대클러컬네트’와의 국제협력으로 조선학교출신의 큰 아이 두 명이 참석하고 도쿄대학에 재학 중인 일본청년도 참여하여 아힘나의 뜻에 동참하는 국제시민단체와의 유대를 넓혀가는 계기를 맞고 있다.

여럿이함께만드는학교는 아힘나의 구체적 실현을 위하여 안성교육청의 폐교 두 곳에 입찰 신청을 내었다. 입찰일은 겨울나라가 열리는 1월 6일, 입찰결과는 겨울나라가 종료되는 1월 9일이다. 공교롭게 일정이 겹쳐있지만, 아힘나 교육상생체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만큼 입찰에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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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평화를 위한 1923역사관 관장 천안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 공동대표 1923한일재일시민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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