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다사다난했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 할 방법이 없는 2003년을 마감하는 12월 31일. 동대문운동장역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환승통로에서는 분주하고 화려한 지상의 분위기와는 다른 의미있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 2003년의 마지막날 이동권확보를 위한 서명에 함께하는시민들
ⓒ 김덕진
장애인이동권쟁취를위한연대회의(이하 이동권연대)는 2001년 1월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장애인 추락참사를 계기로 장애인이동권 확보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해왔다.

2001년 6월 16일 대학로에서 1070명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시작한 서명운동은 그동안 서울시내 곳곳을 돌며, 2년 반만에 50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게 된 것이다.

장애인이동권연대는 2003년을 마감하는 이날, 동대문운동장역 환승통로에서 송년문화제를 열고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서명 50만명 돌파'를 자축했다.

ⓒ 김덕진
이날 문화제에는 장애인이동권투쟁에 항상 함께 했던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했는데, 연영석, 서기상, 그룹 젠, 윤미진, 박준 등 민중가수들의 축하공연과 노들 장애인 야학 학생들의 수화공연, 장애인 노래모임 `시선'의 노래공연이 이어졌다.

박현 이동권연대 사무국장은 서명인원 50만명 돌파는 한마디로 "쾌거"라며 100만명 돌파도 예정시기를 앞당겨 달성할 자신있다고 했다.

인권운동단체들의 대표로 연대발언을 한 인권운동사랑방의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이동권연대의 투쟁은 비록 많은 "불법"이 있었지만 그 투쟁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투쟁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라며, 내년에는 개악된 집시법을 깨뜨리는 불법투쟁을 함께 더욱 열심히 해나가자고 했다.

이동권연대의 공동대표인 박경석 노들 장애인 야학 교장은 '참으로 힘들었지만 여기까지 왔다. 서울시내 모든 지하철 역사들이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공사중이고, 저상버스, 굴절버스가 서울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성과를 평가했고,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이동권연대는 사회의 많은 현안들에도 적극 결합하여, 연대하고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연대의 의지를 확인했다.

ⓒ 김덕진
이날 송년회에는 장애인활동가들과 비장애인활동가들, 활동도우미들, 인권단체활동가들, 민주노동당과 사회당 등 많은 이들이 5시간을 넘게 지하철 역사 안에서 1년 동안의 이동권연대의 투쟁을 격려하고 지지했다.

이동권연대는 송년회 전날인 12월 30일, 장애인콜택시노동자들의 고용안전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도로점거 투쟁을 하다 십여명이 연행되기도 했었는데, 이날 장애인 콜택시 조동자들은 서명운동에 누구보다 적극 참여하여, 장애인이동권 확보를 위한 싸움이 장애인콜택시노동자들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음을 확인해 주기도 하였다.

▲ 노들장애인야학 학생과 교사들의 수화공연
ⓒ 김덕진
우리들에게 "이동권"이라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찾아준 이동권연대가 내년에도 그 활동을 계속하여, 반드시 '이동보장법'을 통과시켜 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