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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에도 물갈이 소용돌이 김원기 상임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정세균 정책위의장, 이호웅 이재정 의원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열린우리당에도 물갈이 소용돌이 김원기 상임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정세균 정책위의장, 이호웅 이재정 의원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에서 시작된 '물갈이 파동'이 정치권으로 일파만파 번져가고 있다. 한승수, 김용환, 윤영탁, 오세훈 등 한나라당 중진들과 소장파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도 '물갈이론' 소용돌이가 요동치고 있다.

[열린우리당] '비리연루 혐의자' 경선 참여 제한 주장 공론화

열린우리당 총선 출마자격의 1단계 검증창구인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 내부에서는 비리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당내 인사들의 경선참여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윤리위원회 구성을 통해 이를 공론화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비리 연루 혐의 의원들의 거취문제가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비리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우리당 인사는 정대철, 천용택, 송영진 의원. 정대철 의원은 굿모닝게이트, 천용택 의원은 군납비리, 송영진 의원은 상습 도박 혐의로 검찰과 경찰에 한 두 차례씩 출두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는 모처럼만에 조성된 지지율 상승바람을 총선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악재'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힘을 얻어 가는 추세다.

이같은 분위기는 오는 9일부터 열린우리당 공직후보자의 출마자격 심사에 본격 착수할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이하 자격심사위) 외부위원에게서 우선 감지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당헌은 '당의 이념과 취지에 비추어 후보자가 되기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자' 등에 대해서는 경선 참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자격심사위의 위원 A씨는 6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비리에 연루된 분들을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쪽으로 강하게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른 심사위원 B씨도 "비리혐의가 있는 의원들을 이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심사위원 C씨도 "총선이라는 것은 국민의 심판을 받는 기회이니 만큼 국민정서가 심사과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며 비리 의원들의 경선 참여자격 제한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심사위원 D씨도 "일부 반발이 예상되긴 하지만 정대철, 천용택, 송영진 의원의 경우 물갈이가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당의장 후보들도 내심 이들 의원들의 '자연스런 물갈이'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몇몇 후보들은 합동TV토론회에서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들이 다시는 정치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못박아야 한다"고 공공연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기남 후보는 7일 오전 SBS 주최 합동토론회에서 "당내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분도 있고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뒤 "당 의장에 당선될 경우 우리당판 물갈이는 없을 것인가"라고 정동영 의원에게 질문하며 물갈이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역설했다. 김정길 후보도 최근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리 연루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정동영 후보는 "정치인도 인간이므로 같은 동료 선후배 의원 사이에 차마 할 수 있는 일과 못할 일이 있다, 그 사이 절충점은 없는지 고민해 봤으면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민주당] 장성민 직견탄 "호남지역 특권 누렸던 현역 의원 전원 물갈이"

"호남 중진 용퇴하라" 장성민 민주당 청년위원장이 7일 오전 중앙위원회의에서 호남중진 전면  용퇴론을 주장하고 있다.
"호남 중진 용퇴하라" 장성민 민주당 청년위원장이 7일 오전 중앙위원회의에서 호남중진 전면 용퇴론을 주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민주당은 지난 5일 추미애, 김영환 의원이 '호남중진 용퇴론'을 들고 나온 이래 당내 잡음이 계속되는 상태다. 급기야 7일에는 장성민 전 의원이 호남 중진을 직접 거론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장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중앙위원회에 참석해 "호남지역에서 특권을 누려왔던 현역 의원들은 전원 물갈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전 의원은 또 "수구세력인 한나라당도 전면 물갈이 얘기가 나오고 급기야 386세대인 오세훈 의원도 정치권을 떠났다"며 "민주당에 대한 물갈이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특히 17대 총선에서 공천혁명을 이루지 못하면 민주당은 호남과 수도권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장 전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www.netjjang.org)에 '호남 중진용퇴론을 촉구한다'는 글을 올려 "민주당이 구태정치를 답습해가고 있다"며 당지도부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장 전 의원은 이 글에서 공천혁명의 방법으로 "2개 이상의 여론조사 기관에 호남전역에 대한 당과 후보의 지지도를 의뢰해 당지지율보다 낮은 지지도의 후보는 용퇴해야 할 것"이라며 "후보 교체 여론이 지지 여론보다 2배 이상 높을 때도 그 후보는 자진 용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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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중진 강력 반발 "왜 툭하면 호남 중진이냐"... 호남 중진 회동 예정

이에 대해 민주당내 중진들은 격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윤수 의원은 장 전 의원의 발언이 나오자 마자 "왜 툭하면 호남 중진을 들먹이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도 언성을 높여 "상정 안건이 모두 끝난 뒤 토의 사항에서 얼마든지 발언할 수 있는데 꼭 의사진행발언으로 얘기해야 하느냐"고 말하며 장 전 의원을 만류했다.

수도권 출신의 이훈평 의원 역시 "선거 때만 되면 호남, 호남하는데, 호남이 무슨 죄인이냐"고 말하며 인위적 물갈이론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장 전 의원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장 전 의원은 이날 중앙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지금은 호남 중진들이라고 묶어서 얘기했지만, 나중에는 전략적으로 이름을 찍어서 말할 수도 있다"고 밝혀 인적 청산 요구의 수준을 한층 높일 수도 있음을 예고했다.

한편 당내에서 소장파의 '호남중진 용퇴론'을 말없이 지켜보기만 하던 호남출신 중신 의원들의 집단적인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김경재 의원 등 전라남, 북도 출신 의원 8명은 7일 함께 오찬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모임이 뒤늦게 취소됐다.

모임을 주도한 김 의원은 "오늘 아침 급작스럽게 연락해 모이지 못했다"며 "주말이나 내주 초쯤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이 모임이 용퇴를 결정하거나 용퇴론을 반대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한나라당이 줄줄이 용퇴하고 있는데 개혁세력을 자처하는 민주당도 뭔가 대응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에서 연락했고, 중진들 의견을 들어 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왜 툭하면 호남 중진이냐" 7일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유용태 원내총무와 장재완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왜 툭하면 호남 중진이냐" 7일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유용태 원내총무와 장재완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목요상·김동욱·장태완... 불출마 선언은 계속된다

한편 한나라당 내에서는 6일까지 모두 11명의 현역 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한 가운데 목요상, 김동욱 의원 등이 추가로 불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장태완(전국구) 민주당 의원은 7일 오전 "17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사실상 첫 '불출마 선언자'다. 장 의원이 첫 단추를 뀀에 따라 당내에서는 불출마 선언을 하는 의원들이 또 얼마나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 장태완 의원도 불출마 선언

▲ 총선불출마 의사를 밝힌 장태완 의원
ⓒ오마이뉴스 이종호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민주당 전국구 의원인 장태완(전국구) 상임고문이 7일 "후진을 위해 사퇴하겠다"며 "16대 국회의원 임기를 끝으로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 의원 등 한나라당의 의원들의 잇따른 불출마 선언에 이어 민주당에서도 장 의원이 처음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내 호남 중진 물갈이론이 더욱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이며, 정치권 전반의 '불출마 도미노'도 확산될 전망이다.

장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나같이 나이먹은 사람은 스스로 나가야 한다"며 "전국구 의원은 한번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 상임고문 자리도 이 순간에 내놓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라고 얘기하겠다"며 당직 사퇴 의사도 아울러 밝혔다.

장 의원은 특히 "장래성 있는 오세훈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우리 당은 가만히 있어서 침체되는게 아닌가 걱정된다"면서 "지역구에 있는 사람들도 후진을 위해 떠날 사람들은 나갔으면 좋겠지만, 누가 누구를 나가라고 하기보다는 스스로 이런 분위기를 알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결심했으면 한다"고 호남 중진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당에서 필요하다면 안보, 보훈 관계 등을 고려해서 조남풍 전 육군대장 등 재향군인회 출신의 젊은 예비역 장성을 추천할 생각이 있다"며 군 출신 후진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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