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근절을 위한 남성 서포터즈 캠페인(www.stoprapebyman.com)'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여성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는 이 캠페인은 △남성들이 왜곡된 성문화 개선과 성폭력 근절을 위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고 △성문화 개선을 통한 성폭력의 근본적 예방과 근절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캠페인 사이트에는 성폭력에 관련한 다양한 자료들과 남성으로서 가지기 쉬운 편견에 대한 도움말이 담겨있다. 이를테면 '성폭력, 알쏭달쏭한 것들!'이라는 꼭지에서는 "상대도 동의했는 걸요" "의도적으로 그런 게 아니었는 걸요" 등의 (성폭력 가해자들이 종종 변명처럼 하곤하는) 물음들에 대해 "상대의 의사를 미루어 판단하는 것은 동의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성적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는가의 여부이다"와 같은 명확한 답을 제시해준다.
이와 함께 '성폭력 근절을 위한 남성 서포터즈 컨퍼런스(2003년 9월 26~27일 개최)'의 토론 발제문과 '한국에서 남자로 살기' '연애상담' 등의 칼럼 등은 남성적 관계방식과 성문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캠페인은 성폭력 근절을 위해 세가지 단계로 △평등의식 키우기 △진솔하게 나를 묻기 △변화에 참여하기를 제안한다. 각 단계에 나온 물음들에 하나하나 답을 해가다보면 자신의 편견과 성폭력적 사고방식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캠페인은 여성을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보라고 조언한다.
또한 '어떻게 할까요?'에서는 친구가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되었을 때, 자신이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알려준다.
현재 캠페인 사이트에서는 성폭력 근절을 위한 남성 서포터즈 서명과 모금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명에는 이준형 중앙대 법대 교수, 강지원 변호사를 비롯해 41명의 남성들이 참여했다.
상담소 김보연 간사는 "남성들과 성폭력 근절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가해자 취급하지 말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등의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캠페인은 이러한 거부감을 줄이고 남성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들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자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폭력 근절에 관심을 가진 남성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힘받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기존의 캠페인과는 달리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며 이번 캠페인의 장점을 설명했다.
또한 김 간사는 "외국에서는 하얀리본달기 운동 등 남성들이 주체가 되는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이번 캠페인을 통해 남성들이 성폭력 근절 운동에 좀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성폭력 근절 가이드북 <성폭력 근절, 남성도 뛴다>도 함께 발간했다. 캠페인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가이드북은 상담소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자료 문의는 02-338-2890~2.
| | 당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 | | | 당신이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었다면?
․하지말기 : 당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믿어주기 : 당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을, 당신에게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을 믿어주세요.
․이해하기 : 성폭력으로 인한 분노와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세요.
당신이 성폭력의 가해자가 되었다면?
․하지말기 : 그것이 성폭력인지 아닌지 자신이 판단하려 하지 마세요.
․돌아보기 : 피해자의 심정을 생각해보세요.
․인정하기 : 최선의 길은 당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것이에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