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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카드 임시주총의 안과 밖 외환신용카드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16일 오전 총회장 안에서는 주주들의 항의속에 주총이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밖에서는 노조원들이 주총의 무효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며 주총장 바로 옆 외환은행 본점은 경찰이 건물을 폐쇄한 채 호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광환·한상균
외환카드 임시주총의 안과 밖 외환신용카드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16일 오전 총회장 안에서는 주주들의 항의속에 주총이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밖에서는 노조원들이 주총의 무효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며 주총장 바로 옆 외환은행 본점은 경찰이 건물을 폐쇄한 채 호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광환·한상균
합병을 둘러싼 외환카드 노사간 대립이 법정 소송으로까지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카드와 외환은행의 합병안이 16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파행 끝에 통과됐다. 하지만 외환카드 노조와 소액주주들은 이번 주총에 대해 법적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주총결의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사무금융연맹까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문제삼겠다고 밝혀 노사 대립양상이 극단으로 치닫게 됐다.

이날 임시주총이 열린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별관은 회사측이 동원한 용역 경비반에 의해 출입구가 완전히 봉쇄됐다. 주총장이 마련된 별관 4층에도 이미 회사측이 동원한 직원들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회의장을 꽉 메워 우리사주조합원인 노조원들의 주총장 진입을 막고 노조원들은 3층에 마련된 별도의 장소로 내몰렸다.

회사측이 이처럼 노조원과 일부 소액주주의 주총장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 등 갈등을 빚으면서 주총은 예정시간 9시보다 20여분이상 늦게 시작됐다. 주총장에 들어가지 못한 노조원들은 "주주권리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벌였다.

기습적인 합병 결의 승인

개회 후에는 가까스로 주총장에 들어간 일부 조합원과 소액주주들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사측의 주총장 원천봉쇄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의장을 맡은 이주훈 외환카드 대표이사 직무대리가 소액주주들의 발언을 무시하고 대주주의 합병안에 대한 찬성의견만을 확인, 일방적으로 피흡수합병 승인을 선언했다.

이주훈 의장은 "외환카드 대주주 외환은행의 지분율이 66.8%로 참석주주의 2/3 이상이 합병에 찬성했기 때문에 피합병안이 결의됐다"고 선언하고 곧바로 임시주총의 폐회를 선언했다.

기습적으로 합병 결의와 폐회를 선언한 이 의장은 노조원들과 소액주주들이 합병안 기습처리에 반발하며 항의해오자 경비업체 요원의 경호를 받으며 급하게 주총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임시 주총에 대해 외환카드 노조는 "절차상 법적인 문제가 있다"며 "오늘 중으로 합병주총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주주총회를 진행한 이주훈 의장이 직접 소란이 예상돼 주총장을 폐쇄했다고 말한 것은 스스로 법적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며 "주총에서 합병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통과시킨 것 역시 법적 효력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이날 주총 법적 절차 무시한 것으로 효력 없다"

노조는 또 주총 파행에 책임을 묻기위해 소액주주들을 모아 이주훈 직무대행과 감사들에 대한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외환카드 노조와 사무금융연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내주 중에 시민단체와 일반인이 참여하는 소송준비단을 구성해 외환은행 인수 무효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사무금융연맹은 장화식 부위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은행법상 외국 금융기관만이 국내 금융기관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부실 금융기관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지만 외환은행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특별한 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장 부위원장은 "외환카드 문제는 단순히 한 기업 노동자의 생존권 문제가 아니라 투기자본에 의해 국민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문제여서 민주노총도 외환카드 문제에 적극대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번 합병주총이 법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 진 것으로 노조의 문제제기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사측은 "이번 주총에는 3·4층 회의장을 합해 약 300여명의 주주가 참석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으며, 3층과 4층 모두 쌍방향 의사 소통이 가능한 영상음향장비를 설치했지만 노조가 무조건 4층 입장을 주장하며 3층 회의장 입장을 거부했다"면서 "노조의 이러한 입장 거부는 사후 논란거리를 만들기 위한 것 일뿐"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또 "총 6만명에 달하는 모든 주주의 참석을 고려해서 회의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신용카드노조 외환카드 파업 사태 동참 움직임

외환카드는 주총에서 외환은행과의 합병안이 승인됨에 따라 금융감독위원회의 합병인가를 받는 대로 합병기일인 오는 2월 28일까지 모든 합병 절차를 완료하기로 했다.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비율은 외환카드 1주에 외환은행 주식 0.533689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합병안은 통과됐지만 합병안의 파행처리로 합병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노총이 투기자본의 금융기관 소유에 대한 문제제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국민·우리·비씨·외환카드 등 4개 카드사로 이루어진 신용카드 노조연맹이 외환카드 노조 파업에 동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외환카드 문제가 업계 전체로 확산될 우려가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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