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3년전에 남한으로 돌아와 나눔의 집에 머물고있는 이옥선 할머니(78), 남한에서 보내는 후원금에 의지해 겨우 생계를 잇고있는 박차순 할머니(82), 10년만에 입국해 국적을 회복한 하상숙 할머니(78)의 삶을 꾸밈없이 그렸다.
특히 새롭게 밝혀진 '위안부' 피해자인 곽영남 할머니(80)와 박차순 할머니(82)의 안타까운 사연은 '위안부'들의 고통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안휘성 숙주시에서 살고있는 곽영남 할머니는 스무살때인 1944년 중국 심양의 한 위안소로 끌려가 '위안부'가 됐다. 1년 반만에 해방이 되었으나 돈도 없고 돌아갈 방법도 알지못해 중국에 남았다.
중국 남자와 결혼했지만 조선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곽 할머니의 소원은 단 한번이라도 고향을 방문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은 물론 고향 지명까지 잊어버린데다 국적문제까지 얽혀있어 현재로서는 남한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이다.
60년만에 처음으로 만난 고국 사람을 보고 북받치는 울음을 참지못했던 박차순 할머니는 돈벌이를 하다 빚을 지는 바람에 위안소로 팔려가게 된 경우이다.
하남성 위안소를 시작으로 3년간 '위안부' 생활을 한 박 할머니는 "위안부 생활이 수치스러워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죽을 것 같아도 구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일본인들"이라며 일본에 대한 강한 적대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시사회에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인 하상숙 할머니를 비롯한 여럿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함께 참석했다. 할머니들은 다큐멘터리를 보며 시종일관 한숨과 탄식을 터뜨리며 눈물을 흘렸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인사말을 한 하상숙 할머니는 "대사관에 가니까. 왜 조선국적 유지하고 있냐, 남배통일(남북통일) 되거든 오라고 하더라"며 "우리가 그런 걸(남한이든 북조선이든) 아나요, 그래 속이 터져 중국에서 죽고말지 했다"며 힘들었던 지난날을 고백했다. 이어 하 할머니는 "그렇게 고생해서 지금 남한 사람이 됐다"며 국적회복에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시사회의 사회를 맡은 정신대연구소 신영숙 소장은 "오늘 이 자리가 마냥 재밌고 신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파헤치고 알려내기 위해 정신대연구소가 앞으로도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정신대연구소 서정은경 연구원은 "<귀향>은 중국에 머물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과 그들의 어려움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귀향>을 통해 일본 정부에게 전후 원상회복과 사죄 및 배상의 책임을 다시 한번 묻고 싶다"며 "우리 정부는 해외거주 피해생존자들을 위한 생활지원과 고향방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큐멘터리 <귀향>은 300개의 비디오 테이프로 제작되어 관련단체 및 도서관에 배포될 예정이다. 또한 정신대연구소에 소정의 후원금을 내면 비디오를 받을 수 있다.
| | 곽영남 할머니의 가족을 찾습니다 | | | | 1925년 11월 27일생으로 소띠인 곽영남 할머니는 고향을 '장사면 대정리 안양골'이라고 떠올렸지만 정확한 주소는 기억하지 못했다. 소작농이었던 탓에 가정형편은 넉넉하지 않았다는 곽 할머니는 "너무 가난해서 소학교도 못다녔다"고 회고했다.
그는 1944년 봄 어느날 아침 뒷산에서 나물을 캐다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위안부'로 끌려갔다고 했다. 당시 검은색 치마와 꽃무늬 상의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함께 있던 마을처녀 다섯명과 함께 강제로 차에 실렸고 이후 기차로 옮겨져 심양까지 갔다.
곽 할머니는 잡혀가기 전에 일본 경찰이 마을에 두어번 정도 왔었다고 증언했다. 경찰들은 각 가정에 누가 있는지 조사하러 다녔는데 오빠는 무서워서 도망간 상태였고, 부모 역시 그들이 해코지를 할까봐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확실하지 않지만 곽 할머니가 기억하는 가족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아버지 곽시식 , 큰오빠 곽영득, 남동생 곽경록, 막내여동생 곽남숙(곽딸맥)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시집간 언니가 한명 있었음. 다른 자매 형제의 이름은 기억해내지 못함.
제보: 한국정신대연구소 02-2672-3304 / 송민성 | | | | |
덧붙이는 글 | 자세한 문의는 정신대연구소 02-2672-3304 또는 www.truetruth.org 로 하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