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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여성과학자들은 대한민국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그 능력을 100% 활용하지 못한 여성과학자들이 힘을 발휘한다면 우리사회의 삶의 질이 한 차원 높아질 것입니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KWSE) 5대 회장으로 취임한 정명희 회장(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여성과학인재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박사학위를 받고도 실력 발휘를 못하는 여성과학인재가 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실력발휘 힘든 풍토... 채용목표제로 女인재 발굴

그가 기대하는 가장 획기적인 방법은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여성과학기술인 채용목표제의 적극적인 시행. ‘정부 출연 연구기관은 2005년까지 여성과학기술인을 15% 채용해야 하고, 2010년까지는 20%에 도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채용목표제가 제대로 시행된다면 묻혀 있는 여성과학인재 발굴은 물론 한국사회의 질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은 역사’라고 정의하는 그는 선배들이 이룩해놓은 업적을 바탕으로 여성과학자의 권익 옹호는 물론 과학 마인드를 확산시켜 이공계 기피와 같은 당면 과제에 적극 대처할 계획임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1993년 창립해 만 10년의 역사를 지닌 여성과학기술인회가 그 역사에 걸맞은 ‘롤 모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과학을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변하고 있는 과학 분야야말로 적응력이 뛰어난 여성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못박는다. 특히 자연을 관찰,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남성과 여성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움’을 인식하고 있지만 ‘줄을 잘 타야 하고 남성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여성과학자를 전체 과학자중 10%에 머물게 했다고 지적했다.

급변하는 과학분야 적응력 뛰어난 여성이 제격

“부정부패로 구속되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가 자주 오르내리지만 과학자들이 구속됐다는 뉴스는 찾기 힘듭니다. 그만큼 과학자들이 투명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지요.”

그는 이공계 기피가 사회문제로까지 대두하게 된 데에는 부동산 투기와 정치권의 부패 등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단면과 부모의 욕심이 앞서는 교육문제가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과학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자연적인 분야를 관찰하기 때문에 가장 행복하다”고 단언하는 그는 물질적인 풍요만 강조하는 행복의 기준이 바뀐다면 이공계 기피와 같은 현상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한 ‘여성과학기술 국제학술대회’를 발판으로 2005년에 개최되는 제13차 세계여성과학기술자대회를 유치해 세계적인 여성 석학들과 함께 과학축제를 준비한다”는 그는 “이 대회를 축제 형식으로 꾸미고 학생들을 대거 초청, 과학대중화에도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의약화학이 전공인 그는 치매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를 낸 인물. 여성과학기술인회 창립멤버로 처음으로 도입된 경선을 거쳐 여성과학기술인 5대회장에 취임했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대학과 연구원 활동 과학기술인 주축”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는 최근 ‘여성과학기술자 양성 및 활용 관련 제도운영 내실화 방안 수립’을 발표, 대덕 연구단지 내에 있는 17개 정부 및 민간연구소에서 보직을 맡고 있는 여성 연구원의 비율이 2.5%에 그쳐 ‘보직할당제’ 같은 제도가 필요함을 제시했다.

여성과학기술인회의 조사결과 대덕 연구단지 정부 및 민간연구소에서 일하는 여성연구원은 780여명이며 이중 보직을 맡고 있는 연구원은 20여명에 불과한 것이 현주소. 여성연구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LG생명과학연구원과 KT&G중앙연구소에 여성보직자가 없는 것도 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이 같은 연구는 여성과학기술인회가 꾸준히 전개해온 것으로 국가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과학과 여성’이라는 2개의 키워드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연구소內 고용현황·처우개선 등 활동

대학과 연구원 등에서 활동하는 과학기술인들이 주축이 된 여성과학기술인회는 1993년 창립, 현재 회원만 1016명에 달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국공립연구소의 연구원급 이상 여성 고용 현황의 문제점 및 개선책을 제안하고,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성차별 사례에 대한 연구는 물론 설문조사를 통해 연구단지 안에 공동직장탁아시설이 절실함을 제시해 1995년 대덕연구단지 어린이집을 개원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과학인구의 저변 확대, 과학의 생활화를 위해 여성과학자 모교 방문 강연 및 365일 생활과학 가이드를 발간하기도 한 여성과학기술인회는 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인의 나아갈 길 등 여성 주류화 작업에도 발빠르게 대처했다.

덕분에 2002년 대한민국 국회과학기술대상 올해의 과학기술 단체부문에 선정되었으며, 2003년 제8회 여성주간(7월 1∼7일)에는 남녀평등 및 여성발전에 기여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주는 여성부장관 표창을 수상, 입지를 굳혔다.

2005년 세계대회 개최 발판 국제화 주력

지난해 11월에는 대전 배재대 21세기관에서 제1회 여성과학기술 국제학술대회를 개최, 세계적인 여성 석학들과 함께 ‘생명, 정보, 환경, 에너지, 우주항공, 나노기술의 융합’을 주제로 280여개의 논문을 발표해 기량을 과시했다.

모니크 프라이즈 세계여성과학기술연맹 회장, 캐서린 게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원 물리연구소 소장, 하이디 디겔만 스위스 과학재단 학술위원회 위원장, 크리스찬 브란랑 프랑스국립과학연구원 생명과학연구소 부소장 등 22개국에서 500여명의 남녀 과학자들이 대거 참석한 것도 여성과학기술인회의 입지를 높여줬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는 국제학술회의를 계기로 2005년에는 제13차 세계여성과학기술자대회도 한국에서 개최할 계획을 세우는 등 국제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회원의 60%가 박사로 대표적인 싱크뱅크라고 할 수 있는 여성과학기술인회는 석사학위자는 1년, 학사학위자는 3년 동안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면 입회할 수 있다.
/ 우먼타임스 함영이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성종합신문 <우먼타임스>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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