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김성훈· 이하 경실련)은 오는 17대 총선을 맞아 후보자 정보공개운동에 주력하기로 했다.
경실련은 4일 오전 10시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향후 17대 총선과 관련 ▲후보자 정보공개 운동 ▲정책캠페인 활동 ▲정부·지자체·정당의 총선관련 졸속선심정책 감시운동 ▲투표참여 및 선거부정 감시운동을 중점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실련은 현역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 평가와 결과를 낱낱이 공개하고 부패사건 연루, 반개혁적 행태, 지역감정 조장, 선거법 위반 사실, 인권탄압 전력 등을 종합·서열화 하여 2월 둘째주까지 베스트-워스트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경실련은 이번 선거에서 1인 2표제 방식의 정당투표가 도입될 것에 대비, 각 정당간의 정책차이를 수치화해서 이를 유권자들에게 제시하는 '발-오-마트(Whal-O-Mat)' 프로그램을 작동할 계획이다.
발-오-마트 프로그램이란 현재 독일에서 적용되고 있는 정당 정책비교 프로그램으로 유권자들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몇 가지 설문조사에 응하면 자신의 정책 성향과 가장 유사한 정당을 제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각 당의 주요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비교 평가를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3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실련은 총선을 앞두고 정부·지자체를 비롯해 각 정당·정당이 졸속 선심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난 성명을 낭독하고, 그 대표적인 사례로 14가지 정책을 선정 발표했다.
경실련이 선심정책으로 지목한 사례는 ▲노 대통령의 군복무 기간 추가 단축발언 ▲한나라당의 신용불량자 등록제 폐지 ▲서울시의 뉴타운 개발 계획 등으로, 경실련은 정책의 적정성과 실효성, 급조여부 등을 기준으로 삼아 앞으로도 3-4차례에 걸쳐 추가적으로 선심정책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최근 ‘총선 올인’이라 불리는 노 대통령의 남다른 관심으로 인해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선심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며, “선거관리의 책임을 지는 주체들이 선거에 개입한다는 인상을 줌으로써 공정선거의 틀을 훼손하고 관권선거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후 참석자들은 경실련의 정보공개 운동이 여타 시민단체의 낙선·당선 운동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우선 공익성을 목표로 하는 시민운동과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서포터즈 운동과는 구별해야 한다”며 “노사모가 주축이 된 ‘국민참여0415’나 보수우익단체 연합인 ‘바른선택국민행동’ 경우는 기존의 시민단체와는 다른 새로운 성격의 정치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총선시민연대나 물갈이연대가 벌이는 낙선·당선 운동의 경우 어떤 관점에서 보면 경실련이 준비하는 정보공개운동과 크게 다르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전제한 후, “다만 경실련은 당파성과 불법 논란을 피하면서 유권자 스스로의 선택을 돕기 위해 후보자의 정보공개운동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낙천낙선운동, 정보공개운동, 공명선거운동이라는 세 가지 틀에서 보면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시민단체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정보공개운동의 경우 언론과 시민의 주목은 덜 받겠지만 경실련은 눈에 띄지 않는 기초적인 부분부터 충실히 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활동 일정에 대해 경실련은 우선 ▲2월에는 현역의원과 원외 후보를 대상으로 한 정보공개 운동에 집중하고 ▲3월에는 정책 캠페인에 집중하며 ▲선심정책 감시운동과 유권자 투표참여와 선거부정감시는 선거 기간까지 꾸준히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