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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차별문제는 올해에도 노동계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국내 최대 단일기업 노조인 울산 현대차노조(위원장 이상욱)가 사내 하청기업 소속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노동계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오는 17~20일 사이 열리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 조직화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직가입시키기 위해서는 노조의 규약을 변경해야 하는데, 규약변경은 투표 참석 대의원의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능하다.

현대차노조의 전체 대의원은 408명으로,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벌써부터 관심이 높다. 현대차에는 비정규직이 1만2000여명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 지난해 7월 결성된 ‘현대차비정규직노조’(위원장 안기호)에는 700명이 가입해 있다.

현대차노조의 비정규직 직가입 문제는 지난해부터 표면적으로 드러났다. 이헌구 전 위원장 때인 지난해 9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2004년 정기대의원대회까지 ‘직가입 규약변경(안)’ 추진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 와중에서 지난해 12월 실시된 임원 선거에서 위원장에 당선한 현 이상욱 위원장이 ‘비정규직 직가입’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현대차노조에서 비정규직 직가입을 결정할 경우 다른 대기업 노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체신노조에서 비정규직을 흡수한 사례가 있다.

▲ 사진은 2003년 7월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설립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현대차 내 찬반 여론 활발...비정규직노조 ‘성사 기대’

하지만 현재 현대차노조 대의원들이 ‘비정규직 직가입’을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들어 정규직 조합원들까지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조직내에서도 의견이 양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대차노조 홈페이지에는 비정규직 직가입에 대해 찬반 토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노조 장현찬 교육선전실장은 “이번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 직가입을 결론 내리는 것은 아니다”면서, “추진 방안을 규약 개정을 통해 이루어 내자는 것이지, 이번 결정이 곧바로 직가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직가입 문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차노조 서동식 조직강화팀장은 “크게 보면 다양한 여론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면서, “지금 구조 속에서는 가결된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 말했다. 또 그는 “현 집행부는 비정규직의 차별화 철폐를 슬로건으로 내걸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의 직가입’도 공약을 내건 만큼 의지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이번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의 직가입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노조는 현대차노조의 정기대의원대회를 앞두고, ‘현대차 사내 하청 직가입 운동본부’를 구성해 활동에 들어갔다. 또 사업장 내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선전물 1만부를 제작, 배포하고 있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서쌍용 사무국장은 “현대차노조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인정하나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직가입이 성사되면 비정규직의 조합원도 늘어날 것이고, 비정규직 문제도 상당수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노조는 직가입이 가결되면 곧바로 해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정규직 직가입이 가결될 경우 조직재편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비정규직을 별도의 지부로 할지, 아니면 기존 조직에 흡수할지도 관건이다. 이에 대해 서 사무국장은 “아직 그것까지는 논의하지 않았고, 하나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국금속산업연맹 정영숙 편집국장은 “산업별노조운동을 하는 측면에서 기업별노조를 강화할 수도 있어 노동계 내에서도 논란이 있다”면서, “하지만 비정규직을 정규직노조에 가입시킨다면 비정규직이 별도의 노조를 만들어 꾸려나가는 어려움이나 해고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정 편집국장은 “비정규직 직가입이 성사되면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은 상당히 높아질 것이며, 다른 대공장에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사내 하청문제를 원청노조가 받아 안아서 해결하기에 비정규직의 직가입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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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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