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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시사신문은 정치개혁 슬로건을 내걸고 열리는 이번 4·15총선이 21세기 국정 개혁 및 정치 발전에 중요한 사안임을 감안, 후보자들의 자질 검증을 통해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을 판단·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히고 정책선거로 유도하기 위해 ‘선거의제보도’를 기획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5일부터 16일까지 천안·아산 지역 각계 인물 30인이 참여한 의제선정단을 구성해 5개 분야, 5개 항목의 의제를 선정했다.
의제선정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국정, 지방자치, 경제, 복지 등과 함께 국회의원이 갖춰야 할 자질과 능력 중 하나로 외교의 중요성을 들었다. -기자 주
최근 세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외교 경쟁력이 약한 우리 나라를 위협하는 힘이 크다. 특히 일본, 중국, 북한 등 동북아의 기세는 날로 확장되고 있다.
외교 경쟁력 약화의 가장 큰 원인은 국회의원의 미흡한 외교 인식과 감정 섞인 의정 활동, 국가 외교활동 지원에 대한 무관심 및 발목 잡기를 거듭해 온 결과라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 국회의원의 역할은 입법 기능 한 가지로 대변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당리당략 및 재선, 다선을 위한 표밭 다지기식 의정 활동에 전념, 국가 발전을 위한 노력에 소홀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 국민들의 의식은 이와 다르다. 국회의원이 갖춰야 할 자질과 능력은 기본이요, 여기에 외교 업무까지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권자들이 국회 의원을 선출하며 외교의 중요성을 인식, 이를 제기하고 나선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의제 선정과정에서 확인한 결과, 유권자들이 이번 제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후보들의 자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동북아 평화정책 등 외교 수행 능력과 자질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 능력 낙제 수준
선문대학교 내 설치된 동북아 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수민 교수(국제정경학부·정치학 박사)는 우리 나라 국회의원의 외교 수준에 ‘낙제점’을 매겼다.
김 교수는 국가적 진로를 봤을 때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외교, 특히 동북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같은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결과, 일본과 함께 동북아를 넘어 아시아의 주도자 위치에 있던 우리 나라가 자칫 일본, 중국 등의 변방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까지 몰리고 있다고.
순천향대학교 국제문화학과 이영관 교수(아시아 전공)도 우리 나라 국회의원들은 근본적으로 외교에 대한 정의가 약하다며 비즈니스적 기술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외교는 예의가 아니다. 국익을 우선시 하고, 타국이 우리 나라에 가질 수 있는 배타적 의식을 환기시키고 호감을 이끌어내는 비즈니스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추락 위기에 있는 우리 나라의 국위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대응 능력을 키워 국위 선양 및 성장·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또 계속 외교를 등한시 한 채 방관한다면 아시아에서 일본과 함께 수평적 관계를 이루며 지켜오던 조정자로서의 능력 상실은 물론, 국민소득 2만달러를 앞두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꿈을 이루기도 전 몰락할 수도 있다고 이 교수는 경고했다.
활로 찾기 위해서는 외교 학습 필요
일본, 중국, 북한 등 동북아 4강 위치에서 허브 역할을 하던 우리 나라가 이대로 가다가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갇히는 꼴이 될 처지에 놓였다고 말하는 김 교수.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국가 외교정책도 중요하지만 입법 기능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백지상태에 있는 국회의원들의 외교 능력 배양을 위한 지속적인 체감학습과 지식학습이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또한 즉흥적, 대립적 외교도 버려야 한다고.
이 교수는 우리 나라 국회의원들의 사고를 차단하고, 창의적 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정당제도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의 역할 고취와 능력 배양보다 당리당략을 앞에 두고 있는 정당의 이기주의와 재선·다선을 위한 표밭다지기 활동을 우선하는 우리 국회의 현실은 자신에게 해를 입힐 독초를 키우는 모습과도 같다고.
정당이 우선시 되다보니 당의 힘을 지키기 위해 ‘요직 차지’ 싸움이 심하고 이로 인해 탁월한 외교 지식과 능력을 갖고 있는 의원들을 무능력하게 만드는 현실을 초래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우리 나라에 필요한 외교 방향
김 교수는 대 북한, 중국 및 일본과의 외교에서는 우선 과거 냉전시대의 시각 및 민족적 감정과 의식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뿐만 아니라 외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초당적, 초국적 의식 고취와 함께 변화된 새로운 국제질서에 적응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춰야 하는데 이는 먼저 대립적, 적대적 사고를 자제해야 가능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행과제로 지역구와 정당에 갇혀 있는 의식과 시각을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 교수가 밝힌 국회의원이 외교를 위해 갖춰야 할 요소는 ▶국민을 대표한다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학습 ▶국익을 위한 인내와 소신 등 3가지.
김 교수는 ▶소지역 위주 의식, 활동 탈피 ▶동북아에 대한 부단한 학습 ▶소속 정당을 떠나 올바른 국정(외교)에 전폭적인 지원 등을 꼽았다.
| | 두 교수가 본 북한·일본·중국의 현실 | | | | 일본
일본 옛 역사 청산문제가 가장 중요한 걸림돌로 선결해야 할 과제다. 대중적 변화를 국가가 쫓아가자 못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의견. 강대국에 대한 눈치 외교와 감정 외교가 일한 외교를 가로막고 있다는 설명.
이영관 교수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의 외교는 선진사례라며, 무조건적인 배타의식을 배제하고 학습 대상으로 삼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발전에 가속을 더하고 있는 중국은 2020년 우리 나라와 일본의 경제를 따라잡고, 2030년 미국의 경제력을 뛰어넘는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저가시대에 있는 중국이 앞으로 고가시대로 가면 우리 나라의 경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하는 김 교수.
한편, 인력 양성 및 수출 등 중국이 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제공하며 반사이익을 얻어 함께 성장·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경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이 교수는 주문한다.
또 김 교수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북한과의 혈맹의식이 존재하는 역사가 고민이라고 말한다. 우리 나라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탈북자 및 조선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재외동포법 개선이 순탄한 외교를 맺기 위해 필요한 선행과제라는 의견이다.
북한
이 교수는 입법부인 국회가 접근하기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전제한 뒤 유대를 가질 수 있는 장기적 계획 마련이 우선 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가간 대립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속적인 능력 배양이 필요하다는 주문에 힘을 실었다.
김 교수는 저임금, 기술력 및 대량의 인력을 이용, 세계에 연결할 수 있는 경제 파트너십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며 이는 대립 관계인 국가적 감정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 박성규 | | | | |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2월 14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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