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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열린우리당 광주시 북구갑  강기정 경선후보.
18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열린우리당 광주시 북구갑 강기정 경선후보. ⓒ 오마이뉴스 안현주

"남들은 광주 북갑이 취약하다고 보는 것 같은데 잘못된 판단이다. 6선 의원과 40대 초년의 신-구 대결, 우리당의 취지로 보자면 딱 맞는 구도이다. 빅 매치가 될 것이다."

85년 전남대 삼민투위원장 출신 강기정(42) 우리당 광주북갑 예비경선 후보가 40대 개혁리더십을 주창하며 17대 총선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상대는 6선 관록을 자랑하는 광주 북갑 김상현 민주당 의원. 김종필 총재(9선), 이만섭 의원(8선)에 이어 16대 국회 최다선 그룹에 속하는 의원과 정치 신인간의 보기 드문 한판 대결이다.

강 후보는 전두환 군사정권의 폭압이 맹위를 떨치던 85년 전남대 삼민투(민족, 민주, 민중)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이른바 운동권 출신. 그로 인해 3년 7개월 여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 뒤 30대부터는 한국청년연합회(KYC) 전국대표, 아파트 공동체 연구센터 대표 등을 지내며 청년운동과 시민운동 등에 매진해 왔다.

이번 총선은 그로서는 세 번째 도전. 지난 2000년 16대 총선과 2002년 8·8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연거푸 고배를 마셔야 했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 현 박광태 광주시장과 맞붙어 20%의 득표로 신선한 충격을 던지기도 했지만, 2002년 8·8 보선 역시 민주당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강 후보가 이번 총선에 더 자신감을 갖는 것은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상황 때문. 무소속 단기필마로 뛰던 지난 선거와는 달리 이번 총선에서는 집권 여당인 우리당 간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낙선에도 불구하고 지면을 넓혔다는 것, 거세게 일고 있는 물갈이 여론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광주 북갑, 정치적으로 너무 늙어 있다"

그러나 경선 신청자가 2명에 불과한데다, 중앙당의 경선 지역 승인도 지연되고 있어 갈 길 바쁜 강 후보로서는 답답한 심정도 없지 않다. 우리당은 19일부터 오는 22일까지 3차 공직후보 공모를 신청받는다는 계획이어서, 이 결과에 따라 경선지역 승인 여부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강 후보는 "뒤에서 적당히 협상이나 하는 70년대 80년대 식의 리더십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고 있다"며 김상현 의원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강 후보는 "북구는 박광태, 김상현 의원으로 옮겨오는 1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다른 구에 비해 정치적으로 늙어 있었다"며 "젊은 북구를 만드는 개척자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광주 북갑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염동연 전 노무현 후보 특보에 대해 "4인방에 왕수석 표현까지 써 가면서 큰 소리만 칠 것이 아니다"며 "당선권을 살필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먼저 난국을 헤쳐가야 한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우리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후보는 경선을 통과하면서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상품을 탓할 것이 아니라 묻혀있는 진주를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다음은 18일 강 후보와 나눈 일문 일답.

- 김상현 의원과 다시 맞붙게 됐는데?
"김 의원은 2002년 8·8 보궐선거를 치를 때 본인 스스로 개혁정권과 개혁대통령 만드는데 제반 노력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말해 온 정치개혁과 지역구도 타파의 기회가 마련되고 나니까, 정작 당선에만 안주하려고 한다.

이제 70년대 80년대식 리더십에서 젊은 개혁리더십으로 바꿔야 한다. 뒤에서 적당히 협상이나 주선하는 식의 70년대 80년대식 리더십은 더 먹히지 않고 있다. 대선 때 후보단일화 과정에서도 보고 민주당 분당 과정에서도 봤지만 자신의 역할은 없지 않았나.

광주 북구는 다른 구에 비해 정치적으로 너무 늙어있다. 박광태 광주시장, 김상현 의원으로 이어지는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이 그것이다. 젊은 북구를 만들기 위해 내가 개척자로 나서보겠다."

- 이번이 3번째 도전인데?.
"2000년 16대 총선이나 2002년 보궐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때는 좋은 집을 갖지 못하고 혼자 개척해 온 셈이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전혀 다른 조건에서 출발하고 있다. 당과 조직이 있고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정치 할 수 있다. 상품을 고를 때도 여러 물건을 비교하게 된다. 경쟁이 있어야 양질의 정치도 가능하다."

- 80년대는 운동의 한 복판에 있었지만 전문성 면에서는 부족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국회의원들마다 손가락질 안 받는 사람이 없다. 지금 국회는 어디 전문성이 없어 지탄을 받는가. 신년 초 언론에서 국민들에게 바람직한 정치인을 물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제1 덕목으로 청렴과 정직을 꼽았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지금 청렴과 정직이다.

굳이 말하자면 '북구 희망자활후견기관' 관장이라는 집행 책임자로서, 그 동안 창업을 꿈꾸는 100여명의 저소득층 주민들과 고락을 같이 해 왔다. 보건복지 정책전문가로 거듭 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 사회운동 경력을 밑천 삼아 정치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본인은 지역에서 어떻게 인연을 맺어왔다고 생각하나?.
"20대엔 누구보다 열심히 군사독재에 저항해왔고, 30대엔 10여년간 시민사회운동에 전념해 왔다. 그리고 40대에는 새로운 정치개혁 운동의 길에 서 있다. 스물 세 살 때 전남대 삼민투위원장에서 그 뒤 청년, 시민운동을 거쳐 두 번에 걸친 출마를 통해 끊임없이 지역민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본다. 또 자활후견기관 등을 통해서는 소외된 분들과 함께 고락을 나눠왔다."

"상품 탓 할 것 아니라 묻혀있는 진주 찾아내야"

- 경선지역구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데 중앙당에서 다른 변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닌가?.
"16곳 전략지역 선정을 포함해 227개 지역구중 5차례 걸쳐 91개 지역구 결정을 완료한 상태다. 22일까지 3차 후보공모를 지켜보고 23일쯤 결정될 것으로 본다. 빨리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중앙당에서 염동연 노무현 대통령 특보를 내보내려는 것 아니냐는 설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한때 4인방에 대해 '왕수석'이란 표현까지 써 가면서 큰 소리 칠 것이 아니다. 당선권만을 살필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먼저 이 난국을 헤쳐 가야 한다. 염 특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디인가를 잘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 광주전남에 우리당을 대표할만한 인물이 빈약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총선 전술상 얼마든지 중량감 있는 인사가 고려될 수 있다고 본다. 단 절차나 과정을 우리당 창당 정신답게 가져가야 한다. 속된 의미에서 상품성을 탓하는 것은 우리당 창당 정신이 아니다. 후보는 경선을 통과하면 경쟁력이 높아진다. 경선 과정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지 밖에서만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정찬용 인사수석 아닌가. 처음엔 '촌닭'이라면서 평가절하 했지만 누구 비할 바 없이 잘해 가지 않는가. 상품을 탓할 것이 아니라 묻혀있는 진주를 찾아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선산을 지키고 있는 구부러진 소나무를 찾아내 제 자리에 써야 한다."

- 중앙당에서 광주 남구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했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당헌에 30% 범위 내에서는 중앙당에서 낙점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후보가 전혀 없거나, 좋은 후보가 있는데 시간적, 물리적으로 불가능 한 경우라거나, 아니면 후보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 경우라야 한다.

뚜렷한 절차나 사유 없이 전략지역으로 선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당원들부터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후보들의 자생적 노력을 무시하는 것은 당헌을 확대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갖고 있다."

- 광주에서 우리당의 분위기가 다소 주춤하고 있는 것 같다. 총선 전략과 관련 어떤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보나?.
"우리당 지지자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해 보면 자신은 우리당을 지지하는데 주위 사람의 손목을 아직 끌 자신은 없다는 것이다. 마음은 있으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민주당에 발목이 잡혀있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이렇게 혼란을 겪어본 것은 처음이다. 우리당에 맞는 사람이 후보로 결정되고 나면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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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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