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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사이트 네이버 뉴스란에 게재된 영상집 소각 관련 동영상. 이 동영상에는 소각 전 제작사측이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상영한 영상물이 담겨 있다.
포탈사이트 네이버 뉴스란에 게재된 영상집 소각 관련 동영상. 이 동영상에는 소각 전 제작사측이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상영한 영상물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강주혜 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네띠앙쪽은 오늘 보내온 공문에서는 촬영자료가 유포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며 "이 부분(동영상이 인터넷에 도는 것)에 대해서 차후 법적인 부분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 부장은 "박지우 이사가 인터넷 유포를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 기자회견 전후에 '동영상 유포를 막아달라'고 기자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강 부장은 "우리의 싸울 대상이 네띠앙이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끝까지 물고 들어가고 싶지 않다"며 "오늘 자료 소각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정대협은 각 방송사에 영상물 방송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정대협은 오늘 영상물 소각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1차 촬영분에 대한 소각 이전에 기자들에게 공개 시사회를 연 것은 배포 금지 및 완전 폐기를 요청한 할머니들의 뜻을 거슬린 행위라 심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한 바 있다.


[1신 : 19일 오후 4시]

불타는 이승연 누드집... "할머니 죄송해요"


결국 재로 사라지는 이승연 누드집 네띠앙 엔터테인먼트가 19일 오후 3시 영상집 1차 촬영분의 필름·사진·동영상 테이프를 소각하고 있다.
결국 재로 사라지는 이승연 누드집 네띠앙 엔터테인먼트가 19일 오후 3시 영상집 1차 촬영분의 필름·사진·동영상 테이프를 소각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탤런트 이승연씨의 누드집 제작사인 네띠앙 엔터테인먼트가 19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라면 박스 1개 분량의 영상집 1차분 필름·사진·동영상 테이프를 소각했다.

네띠앙 엔터테인먼트 박지우 기획이사는 이날 대회의실에 모인 기자들에게 3분40초짜리 이승연 누드집 영상물을 보여준 뒤 곧바로 본사 건물 바로 옆에 위치한 소공원에서 관련 자료들을 소각했다. 네띠앙 엔터테인먼트 측에 따르면 문제가 된 누드집은 이것이 전부다.

네띠앙 측은 "사진은 총 1500컷을 찍었으며, 오늘 소각한 자료들은 원본과 복사본이 다 포함됐다"고 밝혔다. 박 기획이사는 "자료들을 소각하면서 '할머니 죄송해요, 나도 이 불에 타고 싶어요'"라며 "쇼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거 쇼 아니거든요"라고 말했다.

이날 소각 장소에 이승연씨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6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어 취재경쟁을 벌였다.

다음은 이날 박 기획이사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박지우 네띠앙 엔터테인먼트 기획이사가 촬영한 자료들을 소각하면서 '할머니 죄송해요, 나도 이 불에 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박지우 네띠앙 엔터테인먼트 기획이사가 촬영한 자료들을 소각하면서 '할머니 죄송해요, 나도 이 불에 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피해자 할머니들의 활동에 관심이 있었나.
"활동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안타까운 현실이 싫었을 뿐이다."

- 그렇다면 처음부터 할머니들의 활동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
"알아서 해석하라. 관심이 없으면 이런 작업을 했겠나."

- 이승연씨와 함께 할머니를 다시 뵐 의향이 있나.
"…."

- 오늘 자료 소각 여부를 이승연씨와 상의했나.
"내가 책임자다. (상의)하지 않았다. 이승연씨는 사진을 찍기 위해 고생을 했는데 미안하다."

사진 필름과 동영상 6mm 테이프, 인화된 사진 등의 소각이 거의 끝날 무렵 박 이사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원하세요? 나도 후련합니다. 처음에 의도한 것과는 달리 할머니들 마음에 상처를 드려서 미안합니다."

약 25분간 진행된 이날 동영상 소개와 소각이 끝난 뒤 박 기획이사는 20여명의 기자들에 둘러싸여 본사 사무실로 들어갔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원본 폐기한 것으로 믿고싶다"

한편 네띠앙 엔터테인먼트측의 영상물 소각 소식을 전해들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사무총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할머니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여러번 번복을 하며 기자간담회를 여는 등 과정은 깨끗하지 못했다, 완전히 원본을 폐기한 것으로 믿고싶다"고 말했다.

정대협은 오후 5시경 정대협 게시판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서울 역삼동 한 소공원에서 수십명의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누드사진 관련 자료들이 불타고 있다.
서울 역삼동 한 소공원에서 수십명의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누드사진 관련 자료들이 불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대협 "원본 소각인지 확인할 수 없어"
소각 전 기자들에게 공개시사한 것도 비판

19일 네띠앙 엔터테인먼트측이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관련 영상, 사진 자료를 소각한 것과 관련,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 집' 안신권 사무국장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요구한 것이 관철돼 할머니들 모두 잘 됐다고 말씀하셨다"며 "하지만 오늘 폐기한 자료가 원본인지 믿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말했다.

안 사무국장은 "다만 같은 여성으로서 깊은 상처를 받은 이승연씨에 대해서는 염려스러워 하신다"며 "할머니들은 남이 잘못되고 상처받는 것을 원하시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안 사무국장은 또 "아직 창산 되지 않은 한일 역사가 많은데 이번처럼 우리끼리 논쟁을 벌인 것은 소모적이었다. 앞으로 개인이나 기업 이익을 위해 역사적 아픔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면 안 될 것"이라고 단언한 뒤 "결국 이번 사건은 역사교육 부재와 왜곡된 역사의식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 기회를 통해 역사교육이 철저히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안 사무국장은 "'나눔의 집'은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남은 생을 보내실 곳"이라며 "앞으로 사실 동안이라도 양질의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문 요양시설이 되도록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도 19일 오후 5시 30분께 '네띠앙엔터테인먼트의 일본군'위안부' 테마 영상 화보집 전면 중단 및 1차 촬영분 폐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정대협은 "1차 촬영분에 대한 소각 이전에 기자들에게 공개 시사회를 연 것은 배포 금지 및 완전 폐기를 요청한 할머니들의 뜻을 거슬린 행위라 심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하며 "오늘 폐기된 것이 원본인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법원에 접수한 (누드 동영상 관련) 배포 및 유포 금지에 대한 가처분신청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네띠앙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한편 네띠앙측의 공개시사회 반대를 위해 열기로 했던 정대협의 20일 집회는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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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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