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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오전 당 기자실에서 대국민성명을 통해 경선자금 검찰수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한화갑 전 대표.
ⓒ 이종호
"속된 말로 꼭 독불장군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가 추미애 의원의 '돌출행동'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추 의원이 "온정주의와 리더십 부재가 민주당을 망치고 있다"며 조순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호남 중진들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에 대한 정면대응이다. 추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민주당의 내홍이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배어있다.

한 전 대표는 22일 정오 당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대화가 부족해 그런 상태가 왔다고 보기 때문에 내가 나서서 당내 화합을 위해서 대화해볼 작정"이라고 말한 뒤 이같이 밝혔다.

한 전 대표는 특히 '추 의원과의 대화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과거 우리 정치사를 훑어보더라도 개성이 강하고 자기 주장이 특출한 사람이 있었지만 타협적이고 전체를 아우르는 사람이 성공했다"고 답해, 추 의원의 공천혁명 요구가 수용되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현실정치는 원칙도 중요하고 자기의 독자적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선거는 표를 모으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표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지지율의 하락세에 대한 나름의 진단과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 혼란의 원인을 기존 정체성과 민주당 지지세력을 계속 끌고 갈 리더십 부재가 노정됐다는 점에서 찾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기에 선대위를 구성해 지지세력의 결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떨어져 나간 고정 지지층, 즉 호남세력을 다시 끌어모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햇볕정책이나 IMF 극복, IT분야의 세계적 성장, 기업구조조정 등 김대중 정부의 5년 업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세력 결집은 곧 지역주의로 가려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는 "기업도 자기 고객을 먼저 관리하는데 고객관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우리 고정표를 관리하는 것을 지역주의라고 하면 한국에서 정당 정치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그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짤막하게 심경을 털어놨다. 우선 출마 지역구 문제에 대해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갈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원래 지역구로 돌아가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신안·무안에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구속영장 재집행과 관련해 한 전 대표는 "영장 재집행에 응할 것"이라고 말한 뒤 옥중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에서 어떤 결론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화갑 전 대표과의 일문일답이다.

- 추미애 돌출행동에 대해 좋게 본 것 같지는 않다. 최악의 경우 추 의원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탈당을 하면 만류할 것인가. 그리고 고정층 결집에 나선다는 것은 지역주의로 간다는 것인지.
"그렇게 생각말라. 기업도 자기 고객을 먼저 관리하는 것이다. 고객관리하는 것은 당연하다. 고정지지층에 A지역에 있다고 해서 지역당인가. 대한민국 전체중 일부분이다. 특정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있지 않나. 고정표를 중심으로 해서 평화적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우리 고정표를 관리하는 것을 지역주의라고 하면 한국에서 정당 정치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대화가 부족해 그런 상태가 왔다고 보기 때문에 내가 나서서 당내 화합을 위해서 대화해볼 작정이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 어디로 출마하나.
"그 문제는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갈 것이다. 이미 내가 당을 살리겠다고 그런 충정에서 서울로 올라와 구속사태가 났다. 당에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원래 지역구로 가는 것으로 결론이 나 있다."

- 선대위 출범 시기와 위원장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 달라. 김경재 의원은 한나라당 온건 보수와 합쳐 통합해 탄핵 개헌으로 가자고 주장하는데.
"개인의 의견 차원이 아니라 당 차원에서 충분히 토론하고 논의를 통해 결론이 나야 한다. 모든 문제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선대위는 빠를수록 좋고, 의견을 종합해 최선이 좋지만 최선이 아니면 차선도 필요한 것이다. 나는 누가 능력이 있고 당에 많이 기여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당내 화합을 통해서 전 당이 동시에 움직이는 '올인' 작전에 누가 더 기여하느냐도 능력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 한나라당과의 통합은 가능성으로 열어뒀다고 봐도 되나.
"그런 것이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므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 정균환 전 원내총무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 고정 지지층을 위해서 대구에 출마하는 조순형 대표, 그리고 호남에는 정균환 의원이 필요하다고 하던데.
"호남 선대위원장은 호남에서 맡아야 표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당에서 결정된 모든 것을 전부 지지하고 따르겠다."

- 선대위 조 대표 단독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당에서 결정해야 한다."

- 추 의원은 공천혁명, 물갈이 등을 얘기했는데 한 대표와 말한 것과는 괴리가 많은 것 같다. 대화 통해 쉽게 해결이 안 될 것 같다.
"노력해야 한다. 과거 우리 정치사를 훑어보더라도 개성이 강하고 자기 주장 특출한 사람이 있었지만 타협적이고 전체를 아우르는 사람이 성공했다. 속된 말로 꼭 독불장군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현실정치는 원칙도 중요하고 자기의 독자적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선거는 표를 모으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표를 모으느냐는 것도 중요하다."

- 설훈 의원이나 조성준 의원 등 한 전 대표와 친한 의원들이 결집을 해서 추 의원에게 힘을 보태준다는 말이 있는데 직접 나서서 소장파를 달랠 생각이 있나.
"필요하면 얘기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파악 중에 있다."

- 그 모임은 한 전 대표의 의중과 독자적으로 움직이나.
"전혀 상관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 적극적으로 협의하지는 않았다."

- 3월 임시회의가 소집이 안 되면 불체포 특권 사라지는데.
"나는 분명하다. 당에서 막아서 영장실질심사에 안 갔는데 그렇게 되니 면책특권 뒤에 숨어버리는 사람이 돼 그런 면에 있어서는 홀가분하지 못하다. 따라서 임시국회를 소집해도 충분히 사법적으로 검토할 소지를 두고 하든지, 방탄국회 뒤에 숨을 생각은 없다."

- 영장 재집행하면 응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 옥중 출마는.
"당에서 결정 내릴 것이다. 당에서 편파수사 얘기를 해 왔는데 당에서 어떤 결론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의 문제가 돼 버렸다."

"조순형대표와 추미애 의원 충정 이해해야"
김홍일 의원 측근 통해 전해

한화갑 전 대표가 "독불장군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며 추미애 의원을 비교적 강한 톤으로 비판한 데 반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민주당 의원은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의 충정을 이해하고 뭉쳐야 한다"고 밝혀, 당 지도부가 이를 어떤 식으로 해석할 주목된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의원은 내가 복당했을 때는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받들고 50년 정통 정당 민주당을 지키고 힘을 보태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민주당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보다 잃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또 김 의원은 "빠른 시일 내에 선대위가 출범해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 당은 조순형 대표와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의 충정을 이해하고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선대위가 조순형-추미애 투톱 체제로 구성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김경재 의원이 제안한 한나라당 일부 세력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측근은 김홍일 의원이 "한나라당에서 들어오겠다는 분을 어떻게 하겠는가, 정치라는 것으로 볼 때 들어올 수도 있는데 50년 역사의 민주당 원칙이 훼손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김 의원이 "민주당은 민주당이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전해, 한나라당과의 통합 문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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