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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정치권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불법정치자금, 제17대 총선 낙선운동 논란, 한·칠레 FTA 문제 등 온갖 ‘잡음’이 국민들의 귀를 괴롭히고 있다. 어떻게 하나. 그 ‘잡음’에 귀를 막고 등을 돌리면 그만일까. 괴로워도 끝내 ‘잡음’을 청취하고 그 속에서 ‘불협화음’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만 정치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정치뉴스에 관심 끌어낸 것 자체가 성과

YTN ‘돌발영상’은 ‘불협화음’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한 노종면(37) PD는 ‘돌발영상’이 사람들의 닫혀 있던 귀를 열게 만들었다고 자평한다.

“정치권에 냉소와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사람들이 ‘돌발영상’을 보면서 정치뉴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자체가 성과죠. ‘돌발영상’의 ‘자극’이 적극적인 정치참여로 이어졌으면 해요.”

‘돌발영상’은 지난해 3월부터 정치권의 적나라한 모습을 담아 화제가 됐다. 5·18기념식 대통령 특강 때 졸고 있던 문희상 전 대통령비서실장, 제18차 정치개혁특위에서 김희선 의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던 이경재 의원, “국회의원부터 수입해야 한다”고 외치던 인력시장의 시민 등이 ‘돌발영상’의 주인공이었다.

“규격화된 뉴스로는 전할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게 되었죠. 월 20회를 방송해 현재까지 180회를 했어요. 1분30초 영상을 만들기 위해 30분짜리 테이프 10개 이상을 보곤 해요. 정답은 없어요. 무조건 뒤져야 해요(웃음).”

규격화된 뉴스로는 전달할 수 없는 내용

신랄한 비판의 대상이 되는 정치권의 외압은 없을까. 혹시 각 당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소재를 선택할 때 의도적으로 비중을 조절해 기계적으로 중립성을 지키는 건 아닐까. 노 PD는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젓는다.

“정치권의 항의전화 많이 받아요. 신경 안 써요. ‘잘못한 근거를 가지고 항의하라’며 정면대응하기도 해요. 기계적으로 중립성을 지키면 사실이 왜곡될 가능성이 오히려 커지게 됩니다.”

그렇게 노 PD가 ‘무소의 뿔처럼’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의 ‘책임 있는 편집권’을 사수하겠다는 의미다. 무료신문, 인터넷 포털을 통해 각종 뉴스와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기 때문에 언론의 ‘책임 있는 편집권’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매체가 다양하고 뉴스 수요자의 접근이 용이해요. 그만큼 뉴스 공급자들의 뉴스에 대한 책임이 중요해요. ‘책임편집’이 선정적인 뉴스만 주목받는 언론환경을 바꿀 수 있어요.”

정치권 항의 받지만 언론의 ‘책임있는 편집권’ 사수

그래서 노 PD는 편집권이 강하게 배어 있는 ‘돌발영상’을 제작한다. 더러는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노 PD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기계적인 중립성은 양비론을 양산하고, 그것처럼 정치참여의 걸림돌이 되는 것도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돌발영상’이 자기 이름, 자기 기사, 자기 편집에 책임지는 언론환경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언론의 ‘조직’에 길들여지지 말고 ‘책임지는 뉴스상품’을 만들어 시장에서 바로 검증을 받는 기자가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10년차 현장취재기자를 하다가 ‘돌발영상’을 제작중인 노 PD는 “매일 새벽부터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면서도 밝은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올곧은 어조로 “보도국 기자는 취재현장과 멀어지면 안 된다, 뜰만큼 떴으니까 후배한테 넘기라는 선배들의 조언을 흘려듣고 앞으로도 계속 ‘책임지는 돌발영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성종합신문 <우먼타임스>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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