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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가 있으신가요?
3번이나 떨어지고 겨우 손에 든 연습면허를 손에 쥐고, 하늘에 닿을 듯 기뻐했던 때가 생생합니다. 처음 주행연습을 나갔던 날, 옆 차선의 차가 갑자기 제 차를 향해 달려드는 상상에 얼마나 떨었던지, 식은 땀이 등줄기를 따라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였답니다. 소심한 성격 탓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운전을 했기 때문에 차에서 내릴 때엔 뒷목이 뻣뻣해질 정도였죠.
몇 번인가, 절체절명의 사고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연수를 시켜주었던 친구의 얼굴이 노랗게 변했고, 위험천만한 순간들을 하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비껴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 면허를 딴 지도 어느덧 5년이 넘었습니다. 능숙한 운전 솜씨를 뽐내며, 소화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대장처럼 정체되어 있는 도로를 요리조리 내달립니다. 핸들을 잡으면 저도 모르게 다혈질이 됩니다. 아직은 수양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혼잡한 교통상황과 난폭한 운전자 핑계를 대지만, 저 역시 교통상황이 혼잡해지는 데에 일조하고 있고, 저 역시 난폭한 운전자입니다.
급한 마음에 과속을 하고, 주황색 신호등이 들어온 사거리를 화살처럼 내달립니다. 또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구간에서는 ‘치사하게’ 차선을 바꾸고, 공연히 화를 내며 육두문자를 내뱉기도 합니다. 더 심할 땐, 운전을 하면서 핸드폰을 거는 모험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이란, 참 간사하고 요망스러운 동물입니다. 이렇듯 쉽게 처음 핸들을 잡았을 때의 떨림을 잊어버리니까요. 양손으로 핸들을 잡던 시기를 보내고, 한 손으로 핸들을 조작합니다. 그리고 운전 중에 통화를 하고, 담배를 피우기도 합니다.
수증기처럼 증발해버린 ‘첫 마음’을 생각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무사하게 운전할 수 있기를 바랐던 그 마음을 떠올립니다. 혹시나 서툰 운전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나 주지 않을까, 염려했던 예쁜 마음을 다시 찾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종종 첫 마음을 잃어버립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순백이었던 마음도 얼룩이 지고, 투명했던 영혼도 혼탁해집니다. 얼마나 많은 과속과 신호위반, 치사한 차선 바꾸기가 이 사회에서 행해지고 있을까요?
누구나 다 첫 마음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라는 핑계는 대지 말기로 합시다.
운전이 서툰 건 용서할 수 있지만, 운전 매너가 더러운 건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자신의 운전이 서툴다는 걸 알고 조심하는 운전자는 사고를 낸다고 해도 경미한 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능숙한 운전솜씨를 과신하고 ‘쌩쌩’ 차를 모는 사람은 대형사고를 일으키기 마련이죠.
그 동안 일어났던 많은 대형사고를 기억하시죠? 참된 권위와 연륜은 근사한 것이지만, 그것이 왜곡된 것이라면 그것보다 더 나쁜 것도 드물 겁니다. 능숙한 것보다, 권위와 연륜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그건 바로 우리의 '첫 마음'입니다.
여러분의 첫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덧붙이는 글 | - <태우의 뷰파인더>를 통해 계속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도 '첫 마음'을 지키고 꾸준히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김태우 기자의 다양한 글을 싸이월드 클럽 '태우의 글상자(writinglife-woo.cyworld.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