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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열린 '3.1 만세의 날 거리축제'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1일 오전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열린 '3.1 만세의 날 거리축제'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3.1절 85돌을 맞는 1일, 85년 전 독립선언문이 울려퍼졌던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는 '친일과거사 청산'과 '역사 바로세우기'를 요구하는 단체들의 집회가 봇물을 이뤘다.

장면 1 : 자주민족사 광복 선언대회

이날 탑골공원에서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것은 국사찾기협의회(회장 고준환)였다. 국사찾기협의회는 오전 11시30분 공원 내 팔각정 앞에서 '자주 민족사 광복선언 대회'를 열고 일제 잔재 청산과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우려를 담은 '자주민족사 광복선언문'을 발표했다.

송월주(전 조계종 총무원장) 민족정기선양협의회 회장은 선언문을 통해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 총리의 독도망언 등 한·중·일간 역사전쟁이 발생한 위기상황 속에서도 사대식민사관의 국사교육으로 정치지도자들을 비롯한 국민들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역사를 찾고 민족정기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준환 회장은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고 회장은 "해방 후 6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일제 잔재가 청산되지 못하고 있고 일본 총리는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망발을 하고 있다"며 "게다가 중국은 역사왜곡으로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빼앗으려 거금을 들여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열린 민족주의로 동북아에서 다른 나라와 평등하게 평화세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까지 지체되어온 일제 잔재 청산을 마무리해 민족정기를 바로세우는 한편, 중국의 동북공정의 음모를 파악하고 우리의 역사를 지키려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며 "자주민족사 광복선언이 제2의 독립선언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3.1절을 맞아 1일 오전 국사찾기협의회 주최로 열린 '자주민족사 광복 선언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삼일절 노래를 부르고 있다.
3.1절을 맞아 1일 오전 국사찾기협의회 주최로 열린 '자주민족사 광복 선언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삼일절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장면 2 : 3.1독립운동 희생선열 추념식

국사찾기협의회의 집회가 끝난 오후 2시부터 바로 옆 3.1독립선언서 태각비 앞에서는 85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독립선언문이 울려퍼졌다. 85년 전에는 학생 정재용이 공원 내의 팔각정에 올라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불렀지만, 이날 광복회(회장 김우전) 주최로 열린 3.1독립운동 희생선열 추념식에서는 이현기 (민족대표)33인유족회 회장이 대신했다.

국방부 국악대의 주악으로 시작된 추념식에서 김우전 광복회 회장은 "선열들의 앞을 내다보는 명철한 안목, 끈질긴 인내와 희생정신으로 우리가 독립국가를 세우게 됐음을 가슴 속에 아로새기고 있다"며 "3.1운동이 전민족적 봉기로 확산되어 국내외 독립운동 진영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이곳 탑골공원을 우리 민족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높은 금자탑으로 성역으로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지금은 일본의 역사왜곡에 이은 독도영유권 주장을 해결하지 못한 시점에서 중국의 역사왜곡까지 규탄해야 하는 최대의 현안을 안고 있다"며 "선열들의 유지를 받들어 국민적 화합과 조국통일을 평화롭게 이루는 데 전력하겠다"는 약속을 영전에 바쳤다.

안주섭 국가보훈처장도 추념사를 통해 "3.1 독립만세운동은 세계인의 가슴에 대한인의 당당한 기개와 저력을 각인시켰고 이날의 의거를 계기로 상해 임시정부가 수립되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항일운동의 구심체가 마련되었다"고 회고하며 선열들의 명복을 빌었다.

추념식이 끝나자 이번에는 국회를 향해 친일 잔재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한국독립유공자협회, 한국광복군동지회 등 30여개 단체로 이루어진 민족정기수호시민단체연대와 광복회 소속 회원 100여명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진상규명 특별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1일 오후 광복회 주관으로 열린 '3.1독립운동 희생선열 추념식'에서 김우전 광복회 회장이 친일잔재 청산을 요구하며 구호를 선창하고 있다.
1일 오후 광복회 주관으로 열린 '3.1독립운동 희생선열 추념식'에서 김우전 광복회 회장이 친일잔재 청산을 요구하며 구호를 선창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들은 "지금 우리 사회를 극단적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는 기회주의와 부정부패, 사대주의 등 모든 암적인 폐해는 친일 민족반역자들의 청산 실패로 시작된 사회정의와 민족정기 실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온 국민이 간절히 염원했음에도 특별법이 한나라당의 반대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것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진정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의 정치단체라면 즉각 이 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민족정기와 사회정의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라며 "이를 거부할 경우 친일 반역세력의 수호천사를 자임하는 한나라당 반대운동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장면 3 : 태평양전쟁 희생자 유족회 고이즈미 일본총리 화형식

탑골공원 안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진상규명 특별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동안 공원 밖에서는 태평양전쟁희생자 유족회가 회원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일 과거 청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푸라기로 만들어진 1.5m 크기의 고이즈미 일본 총리 인형을 불태우며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불타는 인형을 바라보며 "고이즈미는 신사참배 즉각 중단하라", "독도 망언 중단하고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들은 "3.1운동 85주년을 맞는 오늘 또 다시 일본은 과거회귀, 신군국주의 부활획책의 극으로 내닫고 있어 3.1선열들의 통곡소리가 우리 가슴을 친다"며 "국회는 60년이 넘도록 치유하지 못한 전쟁 희생자들의 상처와 고통을 끝낼 진상규명과 피해 보상지원법 제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양순임 유족회 명예회장은 "태평양 전쟁은 아시아 민족들에겐 두 번 다시 없어야 할 악몽의 자취인데 85번째 3.1절을 맞도록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며 "정부는 가해국 일본과 함께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과거 청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집회를 마친 유족회 회원들은 태극기를 앞세우고 고이즈미 총리의 독도 영유권 망언 중단,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 등을 요구하며 종로 1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원들이 1일 오후 탑골공원 앞에서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독도망언 사죄를 촉구하며 화형식을 하고 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원들이 1일 오후 탑골공원 앞에서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독도망언 사죄를 촉구하며 화형식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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