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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정책 - 호폐법 건강가정기본법 엇박자, 대안부재

참여정부가 추진한 가족정책이 이중성을 띠고 있다. 호주제 폐지는 가부장제 가족구조를 해체하고 평등가족을 지향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건강가정기본법 제정은 가족의 변화를 위기로 인식하고 전형적인 가족으로 복귀하려는 경향을 담고 있다.

이는 정부가 변화하는 다양한 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가족정책은 조세, 노동, 교육, 양성평등, 복지정책 등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에도 이를 전담하는 총괄 기구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호주제 폐지는 16대 국회가 종료되면 자동 폐기된다. 법무부는 호주제 폐지 민법개정안을 정교하게 마련, 17대 국회에 재상정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 출산안정화 방안의 하나로 출산축하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출산축하금보다는 육아휴직 급여와 보육 등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울러 양성평등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가족정책을 담당하는 전담 부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노동 - 영세사업장, 비정규여성 모성보호 ‘사각지대’

노무현 정부는 대선 공약에서 ‘국가경쟁력은 여성으로부터’라는 기조로 ‘남녀모두 경제활동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가족 친화적 정책 수립’을 천명했다.

그럼에도 1년간 여성노동자들의 일자리 창출은 저임금, 비정규직 등에 쏠리고 있어 여성 노동환경 분야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모성보호와 관련된 정책에서도 정부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산전후 휴가나 육아휴직은 기업의 지불 능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여성노동자 70% 이상이 몰려 있는 비정규직, 영세 사업체에서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은 전혀 모성보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가내노동을 하는 여성이나 파출 간병 등 일용직 분야에 여성노동자들이 급증하고 있으나 최저임금 보장, 산재 등 보험적용 등의 보호정책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보육 - 국가 비용절반 부담 불구 보육시설 태부족

여성정책 분야에서는 보육 정책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대선에서 ‘보육료 절반을 국가가 지원하고,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부문이 일정 부분 지켜지고 있음을 반영한 평가다. 지난 1월 8일 영유아보육법 개정법이 통과되어 10여년 만에 영유아보육법 전면 개정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지난해 추경예산을 확보, 보육료 지원, 영아전담시설 확대 등 취약보육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여전히 국공립보육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고,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처우가 지속되고 있어 보육의 질과 관련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방과후 보육서비스와 관련해 활성화 정책이 부재한 것도 문제다.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비영리공부방 시설에 대한 지원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공부방, 보육시설, 사회복지관,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방과후보육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없다는 것이다.

▲평화통일 - 남북여성교류협력 여성비정부기구 지원 全無

평화통일 분야에서 여성참여를 확대하겠다는 대통령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남북여성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여성비정부기구 활동에 대한 지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북여성교류와 관련 정부와의 지원 체계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는 곧 여성들이 통일과정에서 소외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울러 평화통일부문이 여성정책에 있어 주변화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양성평등한 통일국가를 대비하려면 지속가능한 남북여성교류, 여성주의 평화통일철학에 근거한 통일교육 등이 꾸준히 실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