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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각막, 뇌사시 장기, 시신, 조직 등 모든 것을 기증하기로 하였다. 약간의 흥분 속에서 자판을 두드려 성공적으로 등록을 하고, 한 이틀을 기증본부로부터 이메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당신은 성공적으로 장기기증 서약을 하였습니다' 뭐 이런 메일 말이다.
내가 책을 사는 인터넷서점에서는 주문 몇 시간 만에 그런 메일을 띄우기에 그런 기대를 하였다. 혹시 내가 잘못 적어서 접수가 잘되지 못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되었고. 한 일주일 기다려보고 어떤 식으로든 연락이 없으면 내가 잘못 접수했는지 전화로 확인해보고 만약 그렇다면 다시 접수하자며 마음을 정리했다.
그러나 나는 잘못 접수하지 않았고, 제대로 접수하였나 보다. 딱 일주일째 되던 날 우편으로 장기기증 등록증이 왔다. 편지 봉투를 뜯고 장기기증 카드를 손에 넣었을 때의 그 '손맛'이란 낚시꾼들의 월척 못지않았다.
이제, 장기기증 카드는 현금카드와 기타 여러 카드들과 함께 내 지갑 속에 들어 있다. 왠지 든든하다. 사실 해보고 나서 느낀 거지만 장기기증이 헌혈보다 쉽다. 헌혈은 주사바늘을 무서워하는 사람의 경우 하고 싶어도 주사바늘에 찔리는 것이 두려워 못할 수도 있지만 장기기증은 그런 과정이 필요 없다.
요샌 인터넷이 발달하여 자판만 두드릴 줄 알면 누구나 가능하고 또 내 사후의 일이기 때문에 주사 바늘 따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물론 헌혈도 중요하고 쉽다. 둘째 아이 수유가 끝나면 한 계절에 한번쯤은 헌혈을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