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2시 목포 호성웨딩홀에서 있었던 민주당 목포 경선후보 토론회는 목포대 김영태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2시간 동안 지역 공중파 방송에서 생중계 했다.
이날 토론회는 모두 6명의 후보들이 나와 공약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과 답변, 후보 상호간 개별 질문과 답변식으로 진행됐다.
사회자, 후보경력 등 사실 파악도 정확히 안 해
이날 후보들은 공통으로 목포를 물류·관광거점도시 육성을 비롯해 무안반도 통합과 대불공단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주로 지역개발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국가경영비전이나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대한 공약이 거의 전무했을 뿐 아니라 공약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후보들의 공약이 주로 지역현안 사업 중심으로 언급됨으로써, 이날 토론 사회를 맡았던 김영태 교수도 “시장선거나 광역의원 선거 등 지방선거 후보들이 제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후보간 개별 질문과 답변에서 이상열 후보는 자녀들의 고액과외 의혹과 관련 “지난 97년 당시 고등학교 1학년과 3학년 자녀의 과외비로 2500만원을 지급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앞으로 국회의원이 되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광래 후보가 소득세 포탈 의혹에 대해 묻자 이 후보는 “한나라당의 폭로공세와 비슷하다”며 자신을 매도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영식 후보는 이광래 후보를 상대로, 주택자금 수요자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서 장기 저리자금을 빌리면 은행은 주택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 이를 중개기관에 팔아 대출자금을 회수하는 시스템인 모기지론에 대해 질문했다.
모기지론과 역모기지론의 차이를 묻는 정 후보의 질문에 이광래 후보는 “전문가가 아니다. 다음에 답변하겠다”고 말해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후보는 그러나 부동산 정책 등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회자의 질문 수준과 공정성 문제도 논란거리가 됐다. 사회자 김영태 교수는 최기동 후보의 공약관련 질문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구체적이다”라고 추켜세움으로써, 일부 참석자들로부터 공정성 지적을 받았다.
| | | 후보자들 재산은? | | | | 이날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은 자신의 재산 규모를 밝히기도 했다.
후보들의 재산을 묻는 질문에 정영식 후보는 14억원, 양지문 후보는 1억6000만원, 이광래 후보는 20억원이라고 밝혔다.
김유배 후보는 "대략 7억원 정도 된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이상열 후보는 "10억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산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최기동 후보는 "먹고 살만하다"는 답변에 그쳤다.
특히 이광래 후보는 자신이 재직했던 부동산신탁 회사에서 “연봉 2억원 이상을 받았다”고 밝히고, 1년 사이 재산이 7억원이나 불어난 것에 대해서는 “회사 퇴직금과 위로금 그리고 부인의 소득”이라고 해명했다. | | | | |
반면에 양지문 후보가 공약한, 목포를 광양과 전북 군장항과 연결시키는 물류네트워크 구축 방안에 대해 김 교수는 “현실과 동떨어진 공약”이라고 개인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정영식 후보의 약력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질문을 해 당사자로부터 설명을 듣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날 정 후보에 대해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을 8개월만 하다가 청와대로 들어간 것은 낙하산 인사가 아닌가”하고 사실과 다른 질문을 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DJ 정부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과 행정자치부 차관을 거쳐 국립공원 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있다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자 지난해 2월 이사장직을 그만 뒀을 뿐”이라고 밝혔다.
사회자,"정도 재산으로 선거 치르나" 발언 물의
김 교수는, 목포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02년 6월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김홍일 의원의 보좌관을 했던 최기동 후보에 대해 “시의장을 하다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간 것은 유권자의 뜻을 무시한 계보정치의 재생산”이라는 요지의 질문을 해 당사자를 당혹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 재산이 1억 6000만원이라고 신고한 양지문 후보에 대해 “그 정도 재산 규모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는 상식 밖의 발언을 하는 등 토론회를 이끈 사회자로서 자질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당초 후보간 상호토론 시간을 더 할애하기로 했으나 방송사의 중계 시간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취소해 일부 후보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장을 찾아온 목포시 산정동 김모(46)씨는 “후보들의 전체적인 발언 수준이 기대 이하”라며 실망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민주당목포지구당은 오는 12일 3000명의 시민과 당원 선거인단이 참석한 가운데 경선을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