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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6시35분께 김아무개(43)씨가 '무쏘' 승용차를 타고 국회 본청 앞 계단을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김씨는 충돌뒤 승용차에 불을 내 소방차가 출동해 이를 진화하고 있다.
12일 오전 6시35분께 김아무개(43)씨가 '무쏘' 승용차를 타고 국회 본청 앞 계단을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김씨는 충돌뒤 승용차에 불을 내 소방차가 출동해 이를 진화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민주당 의원들의 새벽 기습작전이 전개된 지 3시간쯤 지난 12일 오전 6시35분께 김아무개(43)씨가 '무쏘' 승용차를 타고 국회 본청 앞 계단을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이후 김씨는 차에서 내려 미리 준비했던 휘발유를 차에 뿌린 뒤 불을 지르고 도망가다 국회 경위와 경찰들에 의해 붙잡혀 영등포경찰서로 연행됐다.

현장에 있던 국회 경위에 따르면, 김씨의 무쏘 승용차 트렁크에는 휘발유 세 통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난 뒤 경위들이 소화기로 1차 진화에 나섰고, 이후 출동한 소방차가 2차 진화에 나섰다. 오전 7시께 화재 차량은 견인됐고, 국회 본청 앞바닥의 그을음과 소화기 분말 가루는 깨끗이 청소됐다.

한편 김씨는 정치에 대한 염증 때문에 이번 일을 저질렀으며 '노사모' 회원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장모와 아내, 네 아이를 둔 평범한 가장인 김씨는 차량 충돌 직전 A4 10장짜리 유서를 수기로 작성해 국회 앞에 있던 김 모씨에게 건넸다.

김씨는 이 유서에서 "서민들은 오르는 물가에 더욱 더 허리는 굽어지는데 의석수 확보 싸움질만 하고 17대 총선 전략으로 이렇게까지 국민들을 실망시켜도 되는 것이냐"고 정치권을 강하게 비난했다.

김씨는 또 "개판 되고 편싸움하는 국회의사당이 이제는 더 이상 국민에게는 필요 없는 건물 같다"며 "차라리 국회의사당이 없다면, 아니 당신들이 없다면 더 살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유서에 "국회의사당은 모든 불법과 비리의 산물이자 상징"이라며 "나는 정치인이 싫고 여당 야당도 모른다"고 써 자신이 노사모 회원이 아니며, 이번 탄핵 정국에 단순히 염증을 느낀 시민이라고 밝혔다.

국회 경비대로부터 김씨를 처음 인계 받은 여의도공원 파출소의 한 관계자도 "일용직 건설노동자인 김씨는 '정치에 너무 염증을 느껴 그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영등포경찰서쪽은 김씨가 왜 국회 본청 앞으로 차량을 몰고 와 들이받고 불을 질렀는지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국회 경위가 소화기로 불을 끄고 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국회 경위가 소화기로 불을 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차량 화재가 진화된뒤 경찰이 트렁크에 실려있던 휘발유통을 조사하고 있다.
차량 화재가 진화된뒤 경찰이 트렁크에 실려있던 휘발유통을 조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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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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