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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몰된 덤프 트럭이 찌그러져 뒤집어져 있는 모습이 사고 당시 처참함을 보여주고 있다. 앞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 김종호

지난 13일 발생한 여수시 낙포동 남해화학 석고야적장 덤프 트럭 매몰 사고는 안전 불감증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인재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매몰 사고는 묽은 석고층의 약한 지반에 대한 아무런 안전 진단 없이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사고는 오후 4시 10분경 남해화학 석고장에서 금강석고보드(KCC) 운송 하청업체인 동진자원환경 소속 15t 덤프 트럭이 후진을 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지반이 꺼지면서 그 자리에서 트럭이 뒤집어져 운전자 임모(41)씨가 매몰돼 구조됐으나 숨졌다.

이 사고로 인해 석고야적장은 지반이 3∼5m이상 크게 내려 앉고 직경 200m 이상이 심하게 패이고 수십 m에 걸쳐 흰색 생석고 덩어리가 이리저리 갈라지고 뒤틀려 마치 지진 발생을 연상케 했다.

이에 석고야적장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석고층에서 흘러나오는 일부 침출수가 배수로가 아닌 석고장에서 그대로 흘러나오고 있는 등 구조적인 문제점이 확인됐다.

▲ 석고장이 마치 지진이 발생한 것처럼 처참한 광경을 하고 있다.
ⓒ 김종호

실제로 사고 현장인 석고장은 묽은 석고층 위에다 석고를 그대로 쌓아 올린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졌다. 그리고 빗물과 침출수가 제대로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과정에서 매몰 지역 석고층 중심부가 약해지면서 이미 석고층 내부 침하가 진행되어 상층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침하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사고 석고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침출수 배수로가 아닌 석고 벽면에서 일부 침출수와 빗물이 흘러나오는 등 구조적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사고 발생 2개월전부터 석고장 벽면에서 포크레인 작업이 이뤄진 것도 매몰 사고를 부른 또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동진자원환경의 한 직원은 "벽면에서 계속 물이 새어 나오고 연약 지반 때문에 안전을 이유로 사고 석고장 운반 정지를 요청했지만 묵살됐다"며 "그동안 석고장 내부에서 침하가 이루어진 것을 방지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해화학 관계자는 "해빙기 시기에 얼어붙은 석고가 날이 풀리면서 침하가 발생한 자연 재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 경찰은 남해화학과 금강측의 과실 여부와 함께 석고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집중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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