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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한 평범한 시민이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참여한 국회의원 195명을 국가내란과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오석주(40·자영업·서울시 관악구)씨. 그는 15일 박관용 국회의장, 조순형 민주당 대표, 김종필 자민련 총재,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 추미애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195명을 형법 제87조 내란과 직권남용 혐의로 관악경찰서에 고발했다. 다음은 오씨의 고발사실이다.
"피고발인들은 2004. 3. 12 11시 58분에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에서 폭행과 협박으로 국회법을 위반하고 대통령을 탄핵하여 국헌을 문란하게 하였으므로 고발장을 제출하오니 철저히 수사하여 엄벌에 처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효인 법률행위에 의한 직무정지는 국헌 문란케 한 것으로 내란죄 해당된다"
그는 사법고시를 준비하다가 이를 중단한 채 아내와 함께 이불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자녀 셋을 둔 평범한 가장이다. 자신은 대구토박이, 아내는 대구 인근 경산이 고향이라고 밝힌 오씨는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국회의원 195명을 내란혐의로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씨는 16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효인 법률행위에 의해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킨 것은 국헌을 문란케 한 것으로 분명 내란죄에 해당된다"며 "불법적으로 탄핵안을 가결시키며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한 정당에 대해 위헌정당해산 제소를 하지 않은 강금실 법무부장관 또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국회의원 195명을 내란혐의로 고발한 동기는 무엇인가.
"아이들에게 정직하게 살고 불의를 보면 참지 말라고 가르쳤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겠다는 게 1차적인 동인이다. 또한 고시하는 친구들과 토론을 했지만 답답했고 인터넷 여론은 뜨거운데 실질적인 대응이 없어 고발 조치를 하게 됐다."
- 탄핵정국에 대한 주변 여론은 어떤가.
"가게 주변 아줌마들의 찬반 여론은 30%:70%인 반면 고시생들은 40%:60%의 비율을 보였다. 법률전문가가 되겠다는 고시생들의 생각이 국민과 동떨어졌다는 데서 놀랐다. 이는 출세지향에 의한 기회주의적 속성을 보인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40%의 고시생들은 의견표명을 잘 하지 않는다. 출세하기 위해서는 논란에 끼어들기보다 방관자적인 자세가 유리하다는 것을 벌써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지식인의 직무유기다."
- 법학 전문가들 사이에 탄핵안 소추를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야당의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은 형식과 실질적인 요건에 미달된다. 헌법 84조(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의 취지에 비춰볼 때 이번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타당성이 없다. 국회는 또한 국회법 72조(본회의는 오후 2시-토요일은 오전 10시-에 개의한다. 다만 의장은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하여 그 개의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도 어겼다."
- 구체적으로 탄핵 소추에 참여한 의원들의 어떤 행위가 내란 혐의에 적용된다는건가.
"대통령 탄핵 소추가결은 형식적·실질적으로 효력이 없으므로 무효다. 따라서 무효인 법률행위에 의해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킨 것은 국헌을 문란하게 한 것으로 마땅히 내란죄에 해당된다. 또한 탄핵소추안 가결되었다는 것을 빌미로 국정을 돌보지 않고 있는 노 대통령 또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불법적으로 탄핵안을 가결시키며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한 정당에 대해 위헌정당해산 제소를 하지 않은 강금실 법무부장관 또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 헌법재판소에 판결이 넘어갔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헌법재판소가 올바른 판단을 할 경우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영향에 의해 엉뚱한 판단을 내리면 존립기반을 잃을 수 있을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공명정대한 판결을 통해 의회 쿠데타가 무산된다면 민주주의를 반석 위에 세우는 결과가 될 좋은 기회라고 본다."
탄핵소추에 의한 국정혼란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 탄핵 소추에 의한 국정혼란 책임이 노 대통령에게도 있다는 비판이 있다.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이 왜 해임됐는가. 교통사고라는 작은 실책이라도 저질렀는가. 야당은 대통령이 아예 일을 하지 못하도록 사사건건 발목을 잡으며 시비를 걸었다. 이러한 태도는 비주류에게 권력을 빼앗긴 데 따른 히스테리 증세 때문이다. 반면 다수의 시민들은 원칙과 소신을 지키면서 승리한 노 대통령에게 환호를 보냈다. 조국을 사랑하며 민주주의를 신봉한 그의 승리에서 시민들은 희망을 보았다. 그런데 원칙과 희망이 야당의 의회 쿠데타에 의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 대통령은 무모할 정도로 원칙을 지키고 있다. 수구세력은 물론 운동권도 변하는데 노 대통령은 그렇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변절을 변화로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다.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대통령의 실책 때문이라고 수구언론이 몰아가지만 인정할 수 없다. 자신의 측근마저 구속되는 상황에서조차 부패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원칙대로 처리한 게 실책이라면 실책일 것이다.
50여 년간 구조화된 부패관행을 깨려는 그의 우직함에 정치권과 수구언론 등 기득권 세력이 불안에 떨다가 다수 의석의 횡포를 부리며 반격한 것이다. 국민들이 수구언론의 집요한 공격에 현혹되면서 자신들도 모르게 노 대통령의 지지를 철회하며 수구세력에 동조하고 있는 셈이다.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반대를 떠나서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를 국민들이 지켜주어야 한다."
- 수구언론의 책임만으로 돌리는 것은 능력부족이라는 지적이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수구언론의 펜대에 달려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사실보도라는 언론의 사명은 외면한 채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여론조작과 왜곡을 일삼고 있다. 결국 신문에 전적으로 기대어 판단하고 있는 국민들은 수구언론의 최면에 걸려 올바른 판단 능력을 상실하게 될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언론의 무게가 신문에서 인터넷으로 중심 이동되고 있다. 수구언론이 위력을 행사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와 민심을 교란시키는 수구언론에 대해 노 대통령은 원칙대로 대응해야 한다."
- 박관용 의장이 여당 국회의원들을 향해 자업자득이라고 충고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 의장이 말을 잘못 골라 썼다. 박 의장은 탄핵안 가결처리가 옳았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역사는 의회쿠데타를 심판할 것이다. 그때 올바른 평가가 내려져야 자업자득이란 말이 적절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탄핵을 반대하던 추미애 의원은 대통령의 사과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돌아섰다. 감정에 치우쳐 국가혼란을 부추긴 추 의원을 보면서 이성적 판단 능력이 부족한 정치지도자에게 기대를 건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확인했다."
- 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부족 때문에 혼란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야당을 비롯한 수구세력은 그 동안 경제·안정·자유를 자신들의 전유물처럼 사용해왔는데 그들은 쿠데타와 국론분열을 조장하며 국가와 경제안정을 깨뜨린 세력이다. 정치는 물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물이 썩으면 물고기는 숨을 쉴 수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수십 년 동안 썩은 물을 정화시킬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정치란 물을 깨끗이 해서 국민들이 정치를 잊고 숨쉬며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 노 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그동안 지켜온 대로 원칙을 지켜주길 바란다. 힘들겠지만 부패정치를 타파하고 부조리한 시스템을 개혁시켜 법과 제도에 의해 나라가 운영되도록 시스템을 정착시켜주길 바란다."
- 혹시 노사모 회원인가.
"노사모 회원도 아니고, 정당에 가입한 적도 없는 평범한 시민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