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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한총련 의장(왼쪽부터 손준혁, 윤기진, 이희철, 최승환)
역대 한총련 의장(왼쪽부터 손준혁, 윤기진, 이희철, 최승환) ⓒ 하유진
이들은 '국민적 분노가 민주항쟁으로 분출되고 있는 지금, 조국의 자주민주통일에 언제나 앞장에 섰던 우리 한총련 세대들이 그냥 보고만 있어서야' 되겠느냐며 '가장 고난에 찬 길, 가시밭길을 맨발로 걸어 한국학생운동, 한총련 운동을 승리로 귀결지었던 한총련 세대들이 역사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서 '미국과 한나라당의 정치쿠데타를 저지, 분쇄하기 위해 민주주의 수호전선에 다시 나서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3월 20일 광화문 외환은행 앞에 '한총련사랑'이라고 적힌 '그 깃발 아래에서 한국학생운동의 자랑찬 투쟁 경험을 가진 한총련 세대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3월 20일 '어제 날의 높은 투쟁정신'으로 모일 한총련 세대들에게 귀추가 주목된다.

[한총련사랑] '한총련 세대 청년들에게 드리는 글' 전문
"'한총련사랑' 깃발아래 다시 뭉쳐 민주주의 수호하자"

한총련 세대 청년 여러분!

햇살같이 빛나는 대학시절을 조국사랑의 마음으로 살았고 지금은 의젓한 사회인이 되어 성실한 생활을 일구어 가고 계신 한총련 세대 여러분들을 불러 봅니다.

한.총.련. 세 글자를 심장에 아로새기고 내달려 왔던 우리들의 대학시절이 너무나 강렬하게 남아있어 어느 거리에서 만나도 우리는 한배를 탄 '동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80년대 민주화 투쟁에서 선배들이 피땀 흘려 만든 전.대.협.의 정통성을 계승한 한국학생운동의 대표조직 한총련의 출범은 정말 우리들의 심장을 두근두근거리게 했습니다.

희뿌연 최루탄 연기를 맞으며 거리를 내달릴 때 언제나 대열의 맨 앞에서 펄럭이는 한총련 깃발이 있어 두려움도 없었고 주저함도 없었습니다. 선배들의 손에 이끌려 처음 거리로 나섰던 때는 무시무시한 전경에 주눅이 들어 덜컥 겁이 났던 기억도 납니다.

집회 때마다 뻑하면 새내기 나와라, 결의발언 들어 보자, 또 무슨무슨 발언을 해라 다그치는 선배들이 왜 그리 싫든지. 그래도 집회가 끝나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소주 한잔 들이키는 낭만이 있어 아무리 거리를 내달려도 피곤한 줄 몰랐고 땀 냄새 물씬 풍기는 선배들의 몸내음도 향기로왔습니다.

눈으로, 입으로 흘러드는 최루가스 묻은 구슬 땀방울을 소매로 닦으며 두 주먹 불끈불끈 쥐었던 기억도 납니다. 옆에 서 있던 후배녀석이 짱돌에 맞아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때 너무나 분하고 가슴아파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요. 때로는 화염병에, 쇠파이프까지 휘두르며 안간힘을 쓰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것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밥 대신 먹던 초코파이의 그 달콤한 맛이었습니다. 한총련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투쟁의 맛이었습니다.

96년 연대항쟁의 시절, 97년 한양대 출범식 사수 투쟁을 두고 보수 언론과 공안세력이 마녀 사냥식으로 몰아칠 때도 있었습니다. 사회적 냉대와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에 정말 아팠습니다. 그때는 나를 학생운동으로 이끌어 주었던 선배조차도 한총련이 문제다라고 핏대를 올렸습니다. 학생운동의 야사에나 나오는 뜨르르한 선배들이 와서 잘 알지도 못하는 내게 한총련이 잘못했다고 강박할 때는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애꿎은 소주만 퍼부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 앞에 무릎도 꿇고 눈물을 펑펑 흘리며 호소하였습니다. 우리의 진실과 심장을 다 꺼내어 놓고 정말 진실되게 국민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국민들은 우리의 마음을 받아 주었습니다.

김영삼과 공안세력이 이적단체라 규정하고 한총련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하루에도 몇 명씩 잡아 가두었지만, 수 백 명의 한총련 대의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수배조치 했지만 우리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을 믿고 우리의 진실을 알렸고, 우리의 정당성을 확신하기에 굽히지 않았습니다. 제도 언론이 몰아붙이고 법이 처벌하는 한총련을 국민들이 제품에 숨겨주고 품어 주었습니다.

'한총련 믿고 투쟁만 하면 그만이어라'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한총련 세대 청년 여러분!

3월 12일은 정말 분통이 터지는 날이었습니다.

민주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이 힘에 힘을 모아 뽑은 대통령을 한나라당 패거리들이 탄핵했습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우리들이 대학시절을 다 바쳐 지키고 이룩해 왔던 민주주의를 친미사대매국세력 한나라당이 주동이 되어 말살해 버렸습니다.

총칼만 앞세우지 않았을 뿐 정말 쿠데타였습니다. 미국이 총지휘하고 민주당이 앞장서서 한나라당이 주동이 되어 30분만에, 회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16대 독재국회를 거점으로 임기 4년이 남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정치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우리는 대학시절 정의를 위해, 조국의 자주민주통일을 위해 개인의 득과 실을 계산하지 않고 다 바쳐 투쟁해 왔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양심을 지켜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한나라당은 국민을 무시하고 우리의 양심적 노력을 깡그리 깔아뭉개어 버렸습니다.

이번 탄핵안 처리에 분노하지 않는 국민은 아무도 없습니다.

국민적 분노가 민주항쟁으로 분출되고 있는 지금, 조국의 자주민주통일에 언제나 앞장에 섰던 우리 한총련 세대들이 그냥 보고만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419 민주항쟁, 518 광주민중항쟁, 87년 6월 항쟁에서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만들었던 것은 바로 학생운동이었습니다.

가장 고난에 찬 길, 가시밭길을 맨발로 걸어 한국학생운동, 한총련 운동을 승리로 귀결지었던 우리들이 역사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설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한총련 세대 청년 동지들!

미국과 한나라당의 정치쿠데타를 저지, 분쇄하기 위해 민주주의 수호전선에 다시 나섭시다.

지금의 비정상적인 정치상황을 소시민적 시각에 젖어 안일하게 생각하고 용인한다면 우리가 외쳤던 민주는 압제의 사슬에 묶이고 말 것입니다. 민주가 말살되고 독재로 회귀한 후 그 때가서 땅을 치고 후회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 땅,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써 역사적 책임을 다하는 애국투쟁에 다 함께 동참합시다.

어제 날의 높은 투쟁결의로 3월 20일 광화문 촛불집회로 모입시다.

3월 20일 광화문 외환은행 앞에는 '한총련사랑'이라고 적힌 한총련 세대들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 깃발 아래에서 한국학생운동의 자랑찬 투쟁 경험을 가진 한총련 세대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총련 학생들이 앞장서고 있습니다.

우리 한총련 세대 청년들이 동조하여 일떠서고 국민들이 동참한다면 못 해낼 일이 없습니다. 기어이 민주항쟁의 철퇴로 정치쿠데타를 분쇄하고 이번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립시다.

모이자 320에, 모이자 광화문으로!

'한총련사랑' 깃발아래 다시 뭉쳐 민주주의 수호하자!

민주주의 수호의 해 2004년 3월 16일

6기 한총련 의장 손준혁
7기 한총련 의장 윤기진
8기 한총련 의장 이희철
9기 한총련 의장 최승환 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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