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술적 계산으로 따져보면 200ml의 제품이 있다면 약 3만4천원 정도가 될 것이다. 즉, 공동구매 사이트에 써있는 시중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제품의 유통 경로에 있다. “파우치”는 그 동안 “견본품”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가 정품의 화장품을 구매할 때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하던 것이다. 마땅히 무료로 제공되어야 할 견본품이 어떻게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보았다.
이 제품을 제조·유통하고 있는 회사 홍보실 관계자는 “화장품을 유통하고 있는 종합거래상들이나 소비자들 모두에게 판매용으로 제작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화장품 소매상들의 경우도 “매출액에 따라 일정량의 견본품을 제공받고 있다. 소매상들 역시 파우치를 유상 구매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무료로 제공되는 증정용 화장품이 묶여 판매되고 있다는 결론이 된다. 이에 대해 소비자보호원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런 점에 대해 소비자 항의가 들어온 적은 없다. 소비자가 견본품인지 알고 사면 소비자보호법 상으로는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견본품의 유상 판매는 주류 무자료 거래와 같은 탈세로 악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세청 부과세과의 한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무상으로 제공되는 견본품의 경우는 납세 대상이 아니다”라며, “다만 증정용으로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판매를 했다면 판매액에 따른 납세의 의무가 있다”며 “견본품 판매액 역시 정품 판매액에 합산하여 납세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파악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화장품 제조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견본품의 경우는 총 판매량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유통, 판매 과정에서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
화장품 견본품의 유상 유통에 화장품 소매상들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 화장품 소매상은 “노점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처음에는 정품을 판매하다가, 조금 지나니까 파우치를 판매하더니, 요즘은 유사 메이커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들이 노점상들이 해왔던 일들을 그대로 답습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화장품 소매상들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의 할인공세에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터라 인터넷 쇼핑몰 내에서 '파우치'가 유통된다는 사실에 매우 민감해 보였다.
소비자들은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할 때 단순히 할인율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정품인가 견본품인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각종 화장품의 견본품들이 많은 쇼핑몰에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견본품 판매에 대한 납세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국세청 관계자들의 면밀하게 검토해 주류와 같이 무자료 거래가 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