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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박민경 생도가 공군사관학교 사관생도의 수장인 전대장에 올라 전체 생도를 지휘하는 등 여성의 군대 내 지휘력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박민경 생도가 공군사관학교 사관생도의 수장인 전대장에 올라 전체 생도를 지휘하는 등 여성의 군대 내 지휘력도 인정받고 있다. ⓒ 우먼타임스
육·해·공군사관학교, 경찰대학 등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곳에서 여성들이 수석입학과 졸업 등 상위권을 휩쓸며 약진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 치러진 해군사관학교 제58기 졸업 임관식에서 여성인 김근향 소위가 전체 수석을 차지했다. 19일 열린 경찰대학 제20기 졸업식에서는 박선희 경위가 전체 수석을 차지한 것은 물론 임미하·백초현 경위가 각각 3, 4등을 차지하는 등 여성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공군사관학교는 올해 신입생 중 윤지선 생도가 전체수석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졸업생 중 홍승화 소위가 전체수석을 차지했다. 공군사관학교는 지난해 사관생도들의 수장인 전대장에 여성인 박민경 생도를 임명, 여생도의 지휘력도 인정받고 있다.

육군사관학교의 경우 아직 수석 입학과 졸업은 나오지 않았지만 사관학교의 탈락자가 매년 10~20%에 이르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여생도 25명이 한 사람의 탈락자도 없이 전원 졸업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사관학교와 경찰대에서 보여지고 있는 여성들의 이 같은 활약은 체력훈련, 군사훈련 등 모든 수업을 남학생들과 동등하게 받고도 상위권을 차지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학교 관계자들은 여생도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수한 인재가 입교한데다 훈련과 학과수업 등 모든 면에서 성실하게 임하고 있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해군사관학교 정훈공보실 김도형 중위는 “학과성적, 체력테스트 등 차별 없이 실시되는 입시에서 여학생의 경쟁률이 높아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뽑힌다”고 설명했다. 공군사관학교 관계자도 “여생도라고 봐주는 것은 없다. 여학생들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와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여성들의 활약은 군과 경찰 내 여성인력의 비중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여성경찰의 비율은 불과 4% 수준이며 사관학교에 여학생 입학이 허용된 것이 1997년으로 여성 진출 역사가 짧아 군 고위직 여성 비율은 아직은 저조하다. 하지만 3개 사관학교와 경찰대학의 여학생 비율이 10%로 이들이 모두 현직에 진출할 경우 군과 경찰 내 여성 비율은 자연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여성들의 약진이 현재 10%로 정해진 여학생의 입학 비율을 높여줄 것인지 여부도 관심 대상. 해군사관학교의 경우 지난해 입시에서 남학생은 1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여학생은 40.8대1로 경쟁률이 남학생보다 2배나 높게 나타나 여학생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여군이 증가하면서 군내 시설 수준도 향상되고 기합이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도 여성들에게는 힘이 되고 있다.

“이젠 팔굽혀펴기 식은죽 먹기”
[인터뷰] 해사 첫 여성 수석 졸업 김근향 소위

지난 12일 해군사관학교(이하 해사) 제58기 졸업식에서 전체수석을 차지, 해사 첫 여성 수석졸업의 영예를 안은 김근향 소위는 “팔굽혀펴기도 못할 정도로 약했지만 남학생들하고 똑같이 총 들고 뛰고 기합을 받고 나자 훈련이 끝날 무렵쯤에는 팔굽혀펴기를 무한대로 하게 됐다”며 “여성이라고 못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군’이 정착되면 남녀 차이는 점점 줄어들어 ‘여성과 군인’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관학교에서 여생도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그의 수석 역시 예견됐다. 해사의 성적 상위권 역시 여생도들이 대부분 차지했다. 더욱이 그는 3학년 때 4학년 선배들을 제치고 소대장을 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

“어떤 분야로 진출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함정을 타게 될 것”이라고 밝히는 그는 “해군 함정 운영 기술군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소위가 수석졸업의 영광을 안고 대통령상을 수상했던 12일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이 국회를 통과한 날. “내년에 다시 왔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말과 함께 임관장을 수여받은 그는 “군인은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없다”는 말로 입장을 뒤로 했다. 이미 군인 김근향 소위로서의 인생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 우먼타임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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