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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30일 오전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한 탄핵안을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것은 정치적 소신 때문"이라며 "이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총선-재신임 연계 발언에 대해서 박 대표는 "총선-재신임 연계 발언은 국정혼란을 염려하는 국민정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협박"이라며 "선거법 위반으로 탄핵을 자초한 노 대통령이 또한번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선정 논란과 관련 "공천심사위원이 비례대표가 됐다는 것은 바로 잡을 문제"라고 밝혀 이영란 숙대 교수의 경우 뒷순위로 밀리거나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몇몇 후보의 도덕성 시비에 대해서는 "심사위원회가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라며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았다.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예상을 묻는 질문에 박 대표는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몇석을 얻을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며 "새롭게 거듭난 모습으로 국민의 심판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한나라당의 쇄신 방안으로 박 대표가 제시한 방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선거법을 위반한 후보에 대한 제명 조치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후보에 대한 강력한 징계 조치를 표명한 부분이었다.

'박근혜 효과'가 특정 지역과 세대에만 영향력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보여온 잘못 때문에 대구경북 이외의 지역과 젊은 세대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답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날선 대립각은 유지하면서도 한나라당에 대한 매서운 비난의 화살은 피해가야 하는 박근혜 신임대표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황성수 YTN 부국장, 김기성 SBS 해설위원, 신경민 MBC 부국장, 민경기 CBS 해설주간 등이 패널로 참석한 이날 토론회는 1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31일에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초청 토론회를 가질 에정이다.

다음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토론 주요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비례대표 선정과정 일부 인정... 바로잡겠다"

"시급한 사회현안이 산적돼 있는데 한나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각종 불법정치자금 문제와 비리 사건에 연루돼 있다.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에 소극적인 것도 잘못이다. 이점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러나 현 정권의 잘못에 대해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그동안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제도와 사람을 바꾸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상대를 긍정하고 존중하는 상생의 정치, 네거티브 캠페인, 업그레이드된 정치문화를 선보이겠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

비례대표를 선정하는데 있어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전문 인사를 영입하는데 중점을 뒀다. 여성 50% 이상, 호남 3석 이상, 모두 신인으로 공천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심사 위원이 비례대표가 됐다는 것은 바로잡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바로잡을 것이다. 도덕적 검증 문제도 제기하는 입장이 있는데 그 문제는 심사위원회에서 충분히 검토됐다고 생각한다."

- 이번 총선에서 몇 석이나 얻을 것으로 보는가.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추락한 상황에서 감히 민심을 헤아려 몇석을 얻을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시간이 없지만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 국민들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

- 총선 구도와 전략은?
"친노-반노, 민주-반민주 구도는 국론분열을 심화시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총선의 목적은 국정 심판과 지역 인재 선정이다. 친노-반노, 탄핵 찬-반으로 가면 나라가 불행해진다.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입법부에 얼마나 신망 받는 분이 있는가가 중요하다."

- 탄핵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
"탄핵 철회를 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탄핵은 한나라당으로서도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국민의 60% 이상이 탄핵 반대한 여론을 알면서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탄핵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소신을 가지고 한 것이다. 소신에 따른 결과는 책임을 지는 것이 책임지는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총선-재신임 연계는 대국민 협박"

- 대통령의 총선-재신임 연계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재신임을 총선 올인 전략으로 연계시키겠다는 생각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총선의 본래 목적이 변질돼선 안 된다. 재신임-총선 연계는 국민을 협박하는 것이다. 총선이 국정에 대한 심판은 될 수 있지만 대통령의 진퇴문제와는 연계시킬 수 없는 문제다. 대통령이 잘못되면 국정이 혼란해지지 않을까 하는 국민의 우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협박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선관위의 지적으로 탄핵을 자초했는데, 또 한 번 선거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

몇석 이상이면 재신임을 받는다는 말도 나오는데, 100석 이상이면 재신임을 인정해야 하는 것인가, 120석 이상이어야 하는가. 또한번 국정의 혼란을 불러오는 것이다."

-'박근혜 효과'가 지역별 세대별로 양상이 다른데, 어떤 대책을 세우겠는가.
"한나라당이 젊은 층의 지지를 많이 못 받는 것은 젊은 층의 변화 욕구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지지를 못받은 것은 이점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변화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려고 할 때 이걸 제일 먼저 민감하게 감지하는 것도 젊은 층 아니겠는가.

노력하기에 따라 젊은 층이 지지해 줄 거라고 믿는다. 대표가 돼서 얼마 되지 않았는데, 추락하던 지지율이 조금 반등이랄까 올라섰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계속 노력하겠다."

- 천막당사 등이 이벤트 행사라는 지적이 있다. '차떼기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불식될 거라고 보는가. 불법과 단절하는 복안이 있나. 총선자금 어떻게 조달하고 있는가.
"천막당사 이벤트라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그렇다고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각오로 거듭난다고 해놓고 부정적 이미지를 담고 있는 현 당사로 갈 수도 없지 않느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천막당사가 쇼냐 아니냐 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부패에 관해서도 한나라당은 더 분발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부터 제일 깨끗하게 치르겠다. 선거비용도 인터넷에 공개하고, 선관위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감사도 받겠다. 방탄국회도 열지 않을 것이다. 선거법에 무겁게 벌을 받으면 제명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하겠다."

"선거법 위반 후보 제명할 수도 있다"

-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버지의 후광으로 대표가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정치인으로서의 아버지는 나에게 국가관과 철학을 전해주신 분이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양보도 없고, 나라를 위해 비전을 세우면 끝까지 실천하는 그런 분이었다. 사심도 없는 분이었다. 아버지의 국가관과 사심 없는 철학은 내가 정치생활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밑거름이 됐다.

산업과 국가발전 과정에 부정적인 면도 있었다. 민주화 부분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민주화 부분은 앞으로 내가 더 챙겨야 한다는 사명도 가지고 있다. 그 당시 피해를 본 분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내가 노력을 하는 게 그 분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후광이 있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그 시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이 많다는 것이다. 칭찬으로 생각한다. 7년째 정치를 하고 있는데 내 정치생활이 어떻게 보면 다 후광이고 또 아닐 수도 있다."

- 이번 총선결과가 어느 정도 돼야 대권행보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한나라당은 현재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있다. 현재 같은 상황에서 대권을 상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몇석을 차지해야 하는지 생각 안 해봤다. 개인적인 문제를 생각했다면 대표 경선에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총선에서 당이 잘되는 것만 생각했고, 당이 잘되면 나라를 위해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총선에서 당이 잘못되면 내가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다."

- 총선 이후에도 영남지역당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탄핵 후에 한나라당이 급속하게 지지율이 떨어지고 어려움을 겪은 것은 영남지역도 마찬가지이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박근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은 한나라당의 새로운 의지를 알아주고 마음을 열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은 전국적으로는 사랑과 신뢰를 받는 당이 되려고 한다. 만약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후보가 있다면 가차 없이 징계하려고 한다. 근본적으로 지역감정의 골을 메우고 하나가 되는 길은 정치권과 지도자의 대오각성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역감정 조장 후보 가차 없이 징계하겠다"

- 거대야당이 사사건건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는 노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 경제 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것이다. 실업문제가 심각하고 기업의 투자가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여기에는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대통령의 경제관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한나라당의 책임인가. 지금까지 주요 국정 결정에 있어서 한나라당조차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됐겠는가. 평가받을 부분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FTA 처리나 이라크파병 문제를 보면 여당이 정부에 반대하고 나서지 않았나. 만약에 한나라당이 정부를 지지해 주는 역할을 안했다면 국제적인 고립이 심화됐을 것이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에서 환대받은 적도 있는데.
"그동안 한나라당은 남북관계에 경직됐다는 비판을 받았고 고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유연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북평화를 정착시키고 공동번영으로 나아가야한다. 이것은 우리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경제도약을 하려면 큰 계기가 마련돼야 하는데 남북이 경제공동체로 가지 않는 한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국민들이 남북관계에 대해 회의감이 가졌던 것은 국민적 합의 없이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이다. 자유시장경제체제라는 우리의 정체성은 분명히 해야 하는데 그 점이 부족했다. 북한에 끌려가는 모습도 잘못이다. 남북문제는 급하게 어떤 전시적 효과를 거두려 하기보다 여야를 초월해서 상호간의 신뢰를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

- 촛불 시위를 국론분열로 보나.
"물론 나라 일에 대해 시위를 할 수 있지만, 이런 시위들이 자꾸 이어지고 한쪽이 강하게 밀어붙이면 다른 쪽은 더 강하게 나가야 된다. 그러다 보니 국론분열이 심화된다. 이런 문제는 법에 따라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 그 결과를 좋든 싫든 수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법치가 뿌리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