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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운이 무르익은 4월이라면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중부권을 벗어나 조금은 특별한 가족여행을 떠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바로 천년의 고도 서라벌 경주.

수학여행이다, 학창시절여행이다 해서 몇 번 가보았지만 당시엔 그저 불국사 석굴암을 보고 대개 저녁시간의 낭만을 즐기기 위한 여행이었다면, 지금은 문화유산을 마주할 때의 설레임을 위해 그리고 가족과의 즐거운 추억만들기를 위한 여행이었습니다.

문화유산 답사까지 염두에 둔 경주여행이라면 일주일 이상 빼곡한 스케줄로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2박 정도의 일정이라면 욕심을 버리고 낮에는 보문호의 풍경 속에서 편안한 휴식과 가벼운 자전거 하이킹을 하고 유적지는 두어 곳 정도만 정해 한가하게 둘러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주에 관한 자세한 여행정보나 유적지 소개는 많이 다루어졌고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내용이니 생략하기로 하고 지난 주말 경주에서 담아온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제가 본 4월의 경주풍경을 소개할까 합니다.

ⓒ 이주석
4월의 경주는 그야말로 벚꽃나라입니다. 우선 보문호 입구의 만개한 벚꽃터널이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끕니다.

ⓒ 이주석
보문호 호숫가의 벛꽃 산책길.

경주의 벚꽃은 70년대 정책적으로 조성된 곳입니다. 특히 보문단지는 역사의 향기가 숨쉬는 경주를 위락단지로 만들어 버렸다고 나무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잘 정비된 가족여행지 찾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우리 관광문화현실에서 이만큼 잘정비된 곳이 흔치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여담이지만 진해나 다른 유명한 벚꽃관광지에 비해 경주 벚꽃의 자태가 지금에 와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이곳 나무들의 수령이 한창 물이 올라있기 때문입니다.

ⓒ 이주석
보문호 일주로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함께 있습니다. 시원한 풍광과 함께 하는 일주로는 가파르지도 단조롭지도 않아서 아이들과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습니다. 4월 경주의 맛은 자전거 하이킹에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멋진 추억을 만들어 줍니다.


ⓒ 이주석
4월 첫째 주말에 시민들이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도 있더군요. 몰랐는데 운이 좋아서 좋은 구경을 덤으로 했습니다. 이분은 남들은 열심히 뛰는데 멋지게 차려입고서 여유만만이시군요.

ⓒ 이주석
좀 심하게 말해서 4월의 경주는 시내 전체가 벚꽃에 뒤덮인 것 같습니다. 어딜 가도 벚꽃입니다. 물론 자전거도.

ⓒ 이주석
4월은 아무래도 봄 꽃의 계절입니다. 군데군데 개나리와 어우러진 모습도 좋고, 특히 대릉원 초입의 넓은 유채꽃밭도 지금이 한창이라 많은 이들이 기념사진 찍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는 곳입니다.

경주에 와서 유적지 답사를 생략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욕심을 버리고 두어 군데만 천천히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날의 여행이라면 대개 무리한 일정을 도보로 섭렵하곤 했고, 그러다 몸도 마음도 지친 기억이 많았습니다. 금번 2박의 일정엔 하루는 감은사터와 진평왕릉 또 하루는 대릉원에만 다녀왔습니다

ⓒ 이주석
그 유명한 감은사터 3층석탑을 보았습니다. 어릴적 경주에서 2년이나 살면서도 못보았는데…. 이걸 보고 싶어 4년을 벼르고 이제서야 찾아왔습니다.

ⓒ 이주석
대개 유적지는 땅거미가 어둑어둑해질 무렵에 그 곳의 스산한 분위기가 제대로 느껴집니다. 해질녘 바라본 감은사석탑은 듣던대로 장관이었습니다. 감은사터는 사적 제 31호로, 쌍둥이 3층석탑은 국보 제 112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 이주석
또 다른 한 곳으로 진평왕릉을 가 보았습니다. 초입의 우람한 고목이 뿜어내는 자태가 이 곳이 왕릉임을 말하는 듯합니다.

ⓒ 이주석
진평왕릉이 끌렸던 것은 여느 관광유적지와는 달리 그냥 사람사는 동네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논밭과 집들 사이에 그저 수더분하게, 하지만 기품을 잃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더군요.

이 곳이 입구라는 것을 알려주듯이 몇 개의 자연석만 아무렇게나 박혀있고 그 흔한 철제 테두리 하나 없이 그냥 방치(?) 되어 있는 곳입니다. 그 붐비는 4월 첫주말에 거의 2시간을 서성거렸지만 별로 찾는 사람도 없는 것으로 보아 그래도 별 탈은 없을 듯싶었습니다. 진평왕릉은 사적 제 180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곳입니다.

ⓒ 이주석
여행을 갔으니 가족기념사진도 한장 찍어야지요. 모처럼의 여행에 아이들도 즐거워한 시간이어서 추억이 오래갈 듯 합니다. 그럼 즐거운 여행 많이들 다니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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