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은 3월 27일자 사설 <후보는 없고 당대표만 있는 총선>에서, 그리고 <영남일보>는 3월 26일자 1면 톱기사 <‘바람’에 묻힌 인물·정책>에서 박근혜 대표와 정동영 의장의 이미지·이벤트 정치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이런 주장이 무색할 정도로 ‘박근혜 효과’, ‘정동영 민생투어’, ‘민주당 내분’ 등 각 당 지도부의 동정과 내부 갈등을 그대로 좇는 보도 태도를 보였다. 대표적인 기사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매일신문에는 3월 26일자 4면 통단 기사 <“불어라, 근혜바람” “막아라, 치맛바람”>과 3월 27일자 3면 3단 기사 <정동영 “대구가 변화의 중심” 대구수성시장방문>, 그리고 3월 29일자 4면 3단 기사 <휴~고비 넘긴 민주당> 등이 있었다.
그리고 영남일보에는 3월 27일 4면 3단 기사 <‘박풍’ 맞불 “정풍 나간다”>와 3월 31일 6면 3단 기사 <추미애 개혁공천 ‘초강수’ 갈길 바쁜 민주 다시 내분> 등이 있었다.
지역언론과 유권자는 서로 관심지점이 달라
대구경북의 선거판세가 한나라당과 우리당의 대결로 굳어진다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지역에서 총선을 준비하는 또다른 후보들을 지면에서 배제하라는 것은 아니다. 유권자들은 각 정당,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 대한 발전 비전 등을 어떻게 제시하는 지 궁금하지만, 그런 정보를 지역언론에서는 찾을 수 없다.
오직 ‘양당 대결구도‘, ‘한나라당 독주 깨어질까‘라는 것이 지역언론의 주요관심사다. 그들의 관심사대로 지면은 구성되고 있었다.
매일신문은 3월 27일자 1면 3단 기사 <각당 지역 민심훑기>에서 “지역민심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강구도로 급속하게 재편되자 양당이 저변 민심훑기 등 지역 주도권 잡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또 3월 30일자 4면 4단 기사 <한나라-우리당 다시 백중세>에서도 지역 여론이 양당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영남일보는 3월27일자 3면 2단 박스 기사 <여야 총선 표몰이 전략>에서 “한나라-거여 견제 호소, 우리당-역 견제론 맞서”라고 보도하면서 두 당만의 총선 전략을 전했다. 또 3월2 9일자 1면 톱 기사 <‘한-우 쌍박’ 싹쓸이 없을듯>에서도 “대구·경북 선거구도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강 체제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노동당 소외, <매일신문>이 <영남일보>보다 심해
모니터 기간 중에 민노당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으로 ①전국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민노당 지지 ②3월 29일, 민노당 총선후보출정식 ③3월 30일, 민노총·전국농민회·전국빈민연합의 민노당 선거운동본부 참여 선언 ④3월 31일, 민노당 대구선대위 출정식 ⑤3월 31일, 대구중앙상가 상인들의 민노당 입당 등이 있었다.
매일신문은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민노당 지지에 대해서는 3월 26일자 29면 1단 기사 <정치행위 전공노 수사착수>와 3월 31일자 사설 <공무원 정치개입 무리 아닌가>에서 단순 선거법 위반으로 몰면서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매일신문은 전공노와 전교조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조차 보도하지 않고 그저 “특정정당” 또는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결정” 등으로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3월 29일 있었던 민노당 중앙의 총선후보 출정식과 3월 30일 있었던 민노총과 전국농민회 그리고 전국빈민연합의 민노당 선거운동본부 참여에 대해서도 보도하지 않았다. 다만 대구지역의 민노당 선대위 출정식과 3월 31일 대구중앙상가 상인들의 민노당 입당만 보도했다. 그것도 단신 또는 2단 크기의 작은 기사뿐이었다.
영남일보는 대구중앙상가 상인들의 민노당 입당에 대해서는 기사가 없었지만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는 대체로 객관적이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공무원노조의 민노당 지지 문제도 3월 31일자 2면 2단 기사 <공무원 노조, 민노당 지지 공식 선언>에서 비교적 노조의 주장을 사실적으로 보도했다. 그리고 30일 있었던 민노총·전국농민회·전국빈민연합의 민노당 합류도 3월 30일자 4면 3단 크기의 사진으로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3월31일자 3면 통단 기사 <각당 TK선대위 출정식>에서는 <민노당 “서민에게 복지를”>이란 제목으로 다른 정당과 공정한 분량으로 대구지역 민노당 선대위 출정식을 보도했다.
‘당선가능성’으로 여론 호도, 0.3%P 차이를 ‘박빙 우위 지역’
모니터 기간 중 매일신문에서 TBC와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인지도 높은 현역 의원과 지역의 여당인 한나라당 후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당선가능성’이란 애매한 항목을 조사해 이를 부각 보도함으로써 특정 정당에 편파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 가운데서도 편파성이 특히 심한 것으로 3월 26일자 3면 <청도·경산 최경환 당선가능성 8.3%P 앞서>란 기사를 꼽을 수 있는데,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 최경환 후보와 열린우리당 권기홍 후보의 지지도는 28.3%로 똑같았다. 그런데도 기사 제목을 한나라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편집했다.
그리고 또 <매일신문>은 3월 31일자 1면 3단 기사 <한나라-4곳, 우리당-3곳 ‘우세’>에서 그간의 여론조사를 정리하면서 8곳을 “박빙 우위 지역”으로 분류했는데 그 가운데서 한나라당이 7곳, 열린우리당이 1곳 앞서고 있다고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보도했다.
그런데 그 “박빙 우위 지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후보자간의 지지율 차이가 작게는 0.3%P에서 커봐야 4.5%P밖에 나지 않는 오차범위 이내 지역으로써 어느 쪽이 '우위'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