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보 1배'의 효과 덕분일까. 4박 5일간의 호남 유세를 마치고 수도권 첫 유세에 나선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표정엔 시종일관 웃음이 넘쳤다. 추 위원장을 대하는 유권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추 위원장이 8일 유세에 나선 곳은 여의도(영등포 을)와 마포구 성산시장(마포 을), 강북구 수유역(강북 갑), 노원구 공릉시장(노원 갑), 강동구 한일시네마(강동 을), 송파구 마천시장(송파 병) 등 6개 지역으로 서울 지역에서 민주당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곳들이다.
휠체어를 탄 채 지원유세에 나선 추 위원장 주위에는 당원과 지지자들 외에도 적지 않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추 위원장의 연설에 관심을 보였다. 추 위원장은 "분열세력인 열린우리당이 할 수 있는 것은 대중독재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후,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할 수 있는 건강한 중도 민주세력인 민주당을 살려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생 안정 처방·실력이 있다면 당장 탄핵을 철회하겠다"
이날 유세에서 추 위원장은 여의도에서 밝힌 "파병문제의 원점 재검토"를 염두에 둔 듯 평화개혁 세력의 통합을 수차례 강조했다. 추 위원장은 참여정부의 외교·대북정책에 대해 '무능과 실정의 연속'이라고 평가하며, 이라크 파병 문제와 햇볕정책 계승문제를 수도권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영남의 딸·호남의 맏며느리'라는 자신의 동서화합 이미지도 적극 활용했다. 추 위원장은 "호남에 갔을 때는 '우째야 쓰까잉' 하고 격려를 받았지만, 영남에 갔더라면 '우야꼬'라고 격려를 받았을 것"이라며, '열린우리당-분열, 민주당-통합'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유세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탄핵 문제에 있어서도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자세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책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 위원장은 "민주당 지도부가 순진하고 어리석어 탄핵이라는 큰칼을 휘두르다 스스로 주저앉았지만, 노무현 정부에 얼마나 희망이 없었으면 죽는 줄 알고도 탄핵을 했겠냐"며 탄핵안 가결의 책임이 현 여권에게 있음을 주장했다.
추 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경제를 회생시키고, 이민 가고 싶다는 사람을 안 나오게 할 만한 처방을 내놓는다면, 그럴만한 실력이 된다면 당장 탄핵을 철회하겠다"며 "배신·무능·실정의 당인 열린우리당이 탄핵의 반사이익을 보는 동안 민주당만 바람 앞에 등불이 됐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간 사람들 '노사모당' 들러리 될 것"
한편 추 위원장은 영화배우 명계남씨와 문성근씨를 인용하며 총선 이후 열린우리당의 분당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추 위원장은 "지금 열린우리당에 잔치집 가듯 가는 분들이 있지만 열린우리당은 총선 이후 노무현당·노사모당으로 다시 분당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에 간 분들은 그들의 들러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원유세를 마친 추 위원장은 8일 저녁에는 자신의 지역구인 광진 을 지역 유세에 나섰다. 밤 10시 30분에는 이라크 현지에서 목회자 7명이 피랍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외교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날 추 위원장의 서울 지원유세가 수도권 전통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올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광주에서의 '3보1배' 이후 가시적인 지지율 상승이 포착된 것처럼, 수도권 지역에서도 몇몇 경합·접전 지역의 경우에는 이른바 '추풍'의 효과를 기대된다는 것이다.
추 위원장은 9일에도 경기도 광주·성남·수원·안산·안양·부천·인천·고양 등지를 돌며 '추풍'의 수도권 확산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고, 주말 이후에는 다시 호남 지역으로 내려가 지원유세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