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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국회의원 선거 아산지역구 출마 후보들.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아산지역구 출마 후보들. ⓒ 박성규
아산은 현역 국회의원이 없어 1년간 민의 공백으로 파생된 지역민들의 피해의식과 보상심리가 그 어느 곳보다 강한 곳이다.

특히 지난 1년여간 고속철도 역사명 문제를 겪으며 국회의원이 2명씩이나 있는 인근 천안시에 대한 부러움도 느꼈고, 상대적으로 더 나은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적 후보선출 심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신인이 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관계로 후보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아산의 실정은 유권자들을 더욱 애태우고 있다.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 현재로서는 후보자를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개 자료다. ‘당선되고 보자’식 공약인지, ‘이행할 수 있는 진실공약’인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소중한 한 표의 행사가 필요한 시기다.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민주당 이원창(8개), 민주노동당 김병성(13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한나라당 이진구, 열린우리당 복기왕, 자민련 이명수, 무소속 이상만 후보 등 4명의 후보들은 20∼30여개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면면히 살펴보면 2선(8년)을 해도 다 못할 듯 과다하고 다소 남발성 공약을 내걸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4년 동안 입법 발의도 다 못할 듯 싶다.

또한 지역중심 공약 중 상당수는 지자체장 및 시·도의원 수준의 공약까지 제시하고 있어 '표심 잡기' 공약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부분 지역편중, 체감공약 선호

이진구(한), 이원창(민), 이명수(자) 후보는 지역개발 공약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과다하며, 이상만(무) 후보는 1백% 지역공약이다.

이진구(한) 후보는 31개 공약 중 농수축산물 재해보상법 입법 추진과 국회의원 세비 20∼30% 교육관련 분야 지원, 부정비리관련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제한 입법추진, 국민소환제 도입추진, 공직자의 부정부패 해소방안 마련, 상생정치실현 등 6개 공약을 제외한 나머지 25개 공약은 모두 지역중심 공약으로 채우고 있다. 다분히 표를 의식한 공약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나머지 후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원창(민) 후보는 8개 공약 중 사회복지 정책 및 파월장병위령탑 건립과 고엽제 피해자에 대한 지원 및 국가유공자 예우추진 등 2개 공약을 제외한 공약이 지역중심 공약이다.

이명수(자) 후보도 아산 균형발전을 위한 4대 권역 특화발전 정책으로 내세운 10개 공약을 비롯해 노인·장애우 복지, 교통, 유통, 교육·환경·여성복지, 온천관광, 경제, 유적 복원 등 7개 분야 10개 공약 중 교육환경·여성복지(2개)를 제외한 나머지 6개 분야, 8개 공약이 모두 지역에 편중된 공약으로 채워져 있다.

전 국회의원(15대) 출신인 이상만(무) 후보는 24개 공약 모두 지역중심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국책사업 및 국비지원이 필요한 지역개발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아트로폴리스문예회관 건립, 공공시설 명명기준법 제정 등 타 후보에 비해 추상적 표현보다는 세부적 사업명칭 사용 등 좀더 구체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

후보자 공약 중 눈에 띄는 것은 어느 후보의 구상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아산항을 중심으로 한 ‘경제자유구역 지정추진’ 공약을 이진구(한) 후보와 이상만(무) 후보가 똑같이 내세우고 있는 것. 이 공약이 눈에 띄는 첫번째 이유는 두 사람이 같은 ‘한나라당호’를 탔던 동료라는 점이고, 두번째는 그 동안 이 내용은 이상만(무) 후보가 지속적으로 주창해오던 정책으로, 이진구(한) 후보는 공약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기 때문.

지역중심 공약을 중점적으로 내건 후보들은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지역경제가 사향길에 접어들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는 지역민들이 중앙활동보다는 체감할 수 있는 지역구 공약에 후한 점수를 줄 것으로 판단, 이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는 공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이명수(자) 후보와 이상만(무) 후보의 경우에는 군소정당과 무소속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어 공약의 중요도에 앞서 입법 발의에 대한 믿음을 주기에 다소 불리한 여건을 안고 있다.

중앙·지역구 50대 50 분배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우는 복기왕(열) 후보와 노동자 권익보호 및 서민안정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김병성(노) 후보는 중앙과 지역구 공약을 적절히 안배, 공약으로 내세웠다.

앞선 후보보다 정치개혁을 주창하며 젊은층 표심을 공략하고 있는 복기왕(열) 후보는 25개 공약을 내세우며 중앙 11개, 지역구 14개로 배분했다.

지역구는 아산의 교육문제 해결, 자족기능을 갖춘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도시 아산, 관광자원 육성, 지역대표 농특산물 육성 등 4대 핵심공약을 제시하며, 이들 공약을 14개로 세분화했다. 노 대통령 및 열린우리당 대표공약인 신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은 기본 공약이다. 복 후보의 지역구 공약 중 눈에 띄는 것은 장미마을 시 외곽 이전 등이다.

지난해 온양1동 지역주민들의 진정서 사건을 계기로 불거지며 아산시내 중심권 최대 현안문제로 대두된 이 공약은 이목을 끌만한 공약으로 상당수 관심을 가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시와 경찰에서도 손을 못 대고 골치를 썩고 있는 이 공약이 이행될 지는 미지수. 일부에서는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국가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길 바라는 기대심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한나라당과 함께 다수 의석 정당이라는 좋은 배경이 이점으로 작용하며 타 후보에 비해 높은 공약 실현가능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복기왕(열) 후보는 불법자금 국고환수 특별법, 지역현안에 대한 주민투표 활성화, 3대 사회문제(사교육비, 청년실업, 신용불량자) 해결 등 타 후보에 비해 많은 3개 분야 11개 중앙정책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김병성(노) 후보는 노동자 및 농민을 대표하는 만큼 농민 및 노동자의 생활·고용·가계 안정 등 서민위주 공약에 무게를 실으며, 타 후보와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병성 후보가 제시한 중앙정책 공약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철폐와 노동기본권 보장, 청년·여성 실업문제 해결, 고용안정, 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 및 노동자 참여 확대, 한·칠레 FTA 재협상 및 농어업 회생·재래시장 활성화 등 5개 분야, 11개 세부공약이다.

지역구 공약은 8개 분야, 21개 세부공약을 제시했다. 정치신인으로 다소 많은 공약을 제시했다는 느낌을 주며 국립대학통합네트워크(서울대 폐지)를 통해 대학서열 철폐 등 일부 이행이 힘든 공약을 내세웠다는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다만 이번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원내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현실을 봤을 때 중앙당의 지원에 따른 공약 이행 변수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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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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