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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열린우리당 부산북강서갑 후보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씨와 김상찬 고문 등이 정형근 후보측 운동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박정기씨, 이철 후보, 김상찬 고문.
이철 열린우리당 부산북강서갑 후보는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씨와 김상찬 고문 등이 정형근 후보측 운동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박정기씨, 이철 후보, 김상찬 고문. ⓒ 오마이뉴스 김영균
[기사대체 : 12일 저녁 6시20분]

이철 후보측 "70대 노인 폭행이 한나라당식 노인공경인가?"
정형근 후보측 "폭행한 적 없다...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


17대 총선을 불과 3일 앞두고 후보자간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한 가운데 북강서갑 지역구에서 정형근 후보측 운동원들이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75)씨를 집단 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철 열린우리당 북강서갑 후보는 12일 오후 부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1일 저녁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씨가 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던 도중 정형근 후보측 운동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발언에 대해 연일 비난을 하더니, 오히려 70살이 넘은 노인을 노상에서 폭행함으로써 한나라당식 노인공경의 본색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이철 후보측에 따르면 박정기씨와 김상찬(73) 시지부 고문, 오수선(74)씨 등이 11일 저녁 7시30분께 부산시 북구 만덕3동 한 아파트 단지 거리에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던 도중 정 후보측 운동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박씨는 크게 다치지 않았으나, 김상찬 고문과 오수선씨는 곧바로 인근 부민병원으로 옮겨져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고 오씨는 입원했다.

이 후보측 "노인들에게 욕설, 멱살 잡고 폭행" 주장

이날 사건은 박씨 등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던 중 정 후보의 과거 전력을 비판하면서 일어났다.

사건 당시 박정기씨 등은 청중들에게 인사한 뒤 유세차량 아래에 서 있었고 단상 위에는 이철 후보 캠프의 여성 연설원이 연설을 하던 중이었다. 박씨에 따르면, 정형근 후보측 운동원들은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던 연설원이 "(87년 박종철 열사 사망 당시) 정 후보는 안기부 대공수사국 수사 2단장으로 박종철 열사 사망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던 의혹이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자 유세 차량 뒤쪽에 서 있던 자신들에게 욕설을 하며 달려들었다는 것이다.

이날 폭행 현장을 목격했다는 권순범(47)씨는 "정 후보 지지자로 보이는 40대 여성과 일행들이 정 후보의 과거 고문행적에 대한 발언이 나오자 삿대질을 하며 '당신이 고문한 것을 봤느냐'고 달려들었다"며 "이들은 70대가 넘은 노인들에게 개XX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우며 멱살을 잡고 벽으로 거세게 밀친 다음 가슴팍을 주먹으로 몇 차례나 때렸다"고 주장했다.

피해 당사자인 김상찬 고문도 "이대로 있다간 죽겠다 싶어서 도망가려고 차를 타는데, 차에 타지도 못하게 잡아끌어 차 문틈에 손이 끼는 바람에 다쳤다"고 말했다.

이철 후보측은 이번 사건을 정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맞대응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과 함께 정 후보측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상찬 고문과 오수선씨 등은 이날 오후 정 후보측 운동원들을 '성명불상의 다수'로 지정해 북부경찰서에 고발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국민은 겉으로는 노인공경을 외치며 실제로는 노인을 폭행하는 한나라당과 정형근 후보측의 비인륜적인 행위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측 "폭행 사실 없다... 이철 후보의 낡은 수법" 맹비난

이에 대해 정 후보측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 후보측은 이 후보 캠프로부터 폭행 주장이 나오자 정 후보의 홈페이지(www.openjhk.com)에 반박문을 올리고 "고 박종철 군의 아버지 박정기씨와 김상찬씨는 폭행 당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박정기씨가 나타나서 사라지는 전 장면을 비디오 촬영까지 하여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부경찰서 정보과 형사도 전 과정을 지켜봤으며 폭행사실 자체가 없었다는 내부보고까지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 후보측은 또 "이철 후보가 이렇게 지난번 4월 9일에 이어 또다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기자 회견하는 것은 선거가 막판에 불리해 지니까 옛날 서울 성북갑에서 하던 낡은 수법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철은 선거운동원간 충돌을 야기해서 자해를 한 후 상대방으로부터 폭행을 받았다고 하여 언론의 관심을 받고 동정심을 받는 수법으로 악명이 높은 후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정 후보측은 이날 이철 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행위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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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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