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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사실은>을 비판한 <조선일보> 12일자 미디어면 기사(12면).
ⓒ 조선일보 PDF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 한나라당 대변인 '전여옥 본인' 확인도 없이 전씨의 목소리라고 내보낸 것은 기본적인 취재원칙인 '사실확인'조차 없는 오보로써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아무리 초보 방송작가가 취재를 했다손 치더라도 프로그램 자체가 '미디어비평'적 성격을 띠고 있는 점에 비춰보아 철저한 자기반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이후 <사실은>이 어떤 '사실보도'를 한다하더라도 공신력 추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데 평소 <사실은>의 주요 비판 대상이 되어왔던 조선일보가 이런 '사실은'의 문제를 갖고 이번 선거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편집에서 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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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또다시 권력을 꿈꾸는가"


▲ <조선일보> 4월 3일자 3면과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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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조작을 지적한 게 사실왜곡인가

<조선일보>는 12일자 「MBC '신강균의 사실은'의 거짓과 왜곡」에서 그동안 자사의 편파 왜곡 등 '대국민사기극'을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호기로 <사실은>의 문제를 이용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특정신문을 비방하기 위한 이 프로그램의 터무니없는 사실 왜곡이 어제오늘은 아니지만..."이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최소한 지금까지 <조선일보>는 '왜 방송이 신문비평을 하느냐'며 '딴지'를 건 적은 많았지만, <사실은>이 지적한 하나 하나의 문제점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거를 가지고 비판한 적이 없다.

당연히 <조선일보>는 '터무니없는 사실왜곡이 어제오늘이 아니지만…'은 MBC로부터 '명예훼손'의 대상이다. <조선일보>가 그동안 상습적으로 외신기사를 왜곡했다는 것이 터무니없는 사실왜곡인가.

아니면 전국민의 1%도 안 되는 강남의 특정 부유층을 위해 '종합토지세 등 보유세'를 신설해서는 안 된다며 호들갑을 떠는 <조선일보>의 논조를 비판한 것이 사실왜곡인가.

그렇지 않으면 '검찰수사'를 편파수사로 몰아가면서 '정치판 부정부패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검찰을 전혀 엉뚱한 논리로 포장된 여론몰이를 통해서 압박했던 것을 지적한 게 사실왜곡인가.

광주찾은 한나라 "내게도 사랑을" vs 대전간 열린우리 "충청표 꼼짝마"

다음은 제목만 봐도 <조선일보의 편파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이다. 정당기관지가 아니면 이렇게 제목을 뽑을 수 없다.

광주찾은 한나라 "내게도 사랑을"/대전간 열린우리 "충청표 꼼짝마" (3월29일 4면)
불법선거 적발1위...곳곳서 후보교체 요구 고삐 '풀린 우리당' (3월30일 4면)
"전국서 사랑받는 당 되고싶어"..울어버린 박근혜/정의장 "국회 몸싸움, 영원히 없을 것" (3월31일 4면)
열린우리당 '멈칫'...한나라당 '완만한 상승' (4월1일 4면)
"60-70代는 투표날 집에서 쉬셔도 돼 그 분들은 이제 무대서 퇴장하실 분들"/영남 누
빈 한나라 "巨與견제 힘달라" (4월2일 2면/3면)
열린우리"老風 오나" 긴장/노대통령 고향서도 "야, 박근혜다" (4월3일 3면/5면)
'성난 老心'...여 "느낌 안좋다"/"불어라, 박근혜바람...수도권까지" (4월5일 3면/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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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12일자 사설을 통해서도 MBC <사실은>이 왜곡과 거짓으로 방송의 품위를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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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연속 '웃고 환호받는 박근혜' vs '침울하고 외면받는 정동영'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언론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조선일보식' 공정보도인가. 또한 최소한 다음의 내용을 보면 <조선일보>가 <사실은>를 공격할 때 주로 사용하는 '편집조작'이 무엇인지를 전문가적 식견이 없어도 쉽게 이해시켜 준다.

"…지난 9일 방송은 조선일보가 여야 당 대표들이 사진을 차별적으로 찍어 싣는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내놓았다. 몇몇 사진에서 박근혜 대표는 웃는 모습인데 정동영 의장은 왜 침울한 표정이냐는 것이다. 문제 삼은 지난 2일, 3일자 정의장 사진은 '노인발언' 파문 직후라서 결코 웃을 수 없는 당시의 처지를 잘 반영하는 것으로, 대부분 신문뿐 아니라 2일 밤 MBC '뉴스데스크'도 마찬가지로 다뤘다.…"(조선일보 12일자 사설 「MBC '신강균의 사실은'의 거짓과 왜곡」)

▲ <조선일보> 3월 31일자 4면(왼쪽)과 4월 1일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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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4월 2일자 2면(왼쪽)과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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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4월 5일자 3면과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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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4월 6일자 4면과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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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4월 7일자 4면과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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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런가. '2일자와 3일자'의 정당함을 강조하는 조선일보 사설의 변명이 궁색함을 넘어 또 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실증해 보자.

사람들에 둘러싸여 웃고 있는 박근혜, 택시에서 혼자 내리는 정동영 (3월31일 4면)
사람들에 둘러싸여 웃고 있는 박근혜, 굳은 표정의 정동영 (4월1일 6면)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웃고 있는 박근혜, 무릎꿇고 고개숙인 정동영 (4월2일 2면/3면)
수많은 사람들, 웃으면서 박수하는 박근혜, 표정 굳은 정동영 (4월3일 3면/5면)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웃으면서 만세부르는 박근혜, 썰렁한 유세현장과 표정 굳은 정동영 (4월5일 3면/4면)
수많은 사람들과 웃으면서 손흔드는 박근혜, 상인들 몇몇과 오랜만에 웃는 정동영 (4월6일 4면/5면)
활짝 웃는 표정의 박근혜, 굳은 표정의 정동영 (4월7일 4면/5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보자. 7일자 사진은 정동영 의장과 박근혜 대표 둘 다 거리 유세를 펼치고 있는데, 정동영은 측면에 굳은 표정으로, 그것도 청중들이 띄엄띄엄 있고 청중들의 시선도 다른 쪽을 향하고 있는 사진이다. 반면, 박근혜는 활짝 웃는 표정으로, 많은 청중들과 악수하고 있고, 청중들의 시선이 박근혜로 집중되어 있는 사진을 실었다.

'밝은 웃음·청중에 둘러싸여 박수하는 박근혜 대표'와 '침울한 표정·청중없거나 외면당하는 정동영 의장'의 사진이 7일 연속해서 보도됐다. 이런 점을 미뤄보아 <조선일보>가 '왜 다른 언론사도 그랬는데 우리만 비판하느냐'고 항변할 수 있는 보도태도가 아니다.

하나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고착시키려는 의도가 없이 연속 7일 동안 이런 사진보도를 내보낼 수 있겠는가. 우연의 일치라고 우긴다고 해도 '7번이나 되는 우연의 일치'는 '필연'이고 '의도적'일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너희는 아냐

탄핵정국 이후 <조선일보>가 이제는 마지막이라는 듯 발악을 하고 있다. 선거 막바지에 이르자 그마저 있던 체면도 염치도 없다. 오로지 특정정당에 유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동원하는 '총동원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이를 보고 우리는 '올인(All In)'이라고 한다. 올인은 이기면 왕창 먹을 수 있지만, 지면 통째로 날라 간다. 이를 우리말로 직역하면 '이판사판'이다.

이판사판 <조선일보>는 이번 기회에 보낼 수 있다. 그동안 이런 '찌라시'류의 <조선일보>에 대해 '폐간'이 아니라 '개조' 또는 '본래의 몫 찾아주기' 운운하던 사람들도 더 이상 설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이번 총선에서 '조선일보! 너희는 아냐, 정말로 너희는 안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비장한 결정'을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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